불금 맞이 동네 펍 나들이 + 음주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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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고 한잔생각도 나고 해서, 아내와 동네 펍에 다녀왔습니다. The Old Red Lion 이라는 펍입니다. Red Lion이라는 이름을 가진 펍은 영국에서도 굉장히 흔한데요, old가 붙은것은 처음봤습니다. 동네에서 러닝하면서 이 펍을 몇번 지나갔는데, 맛있는 냄새도 나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길래 가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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펍 내부는 별로 고급지지는 않고, 흔한 오래된 동네 펍이었습니다. 펍에 갈때마다 어떤사람들이 술을 마시고있나 유심히 보는데, 이 펍은 불량한 사람들이나 주정뱅이 같은사람들은 없었고, 동네주민들끼리 모이는 사랑방 같은 느낌이라 마음이 편했습니다. 영국의 펍은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는 곳이기는 하나, 그 이상의 독특한 공간입니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연령대가 부담없이 모여서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수다도 떠는 공간이죠. 물론 강아지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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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펍의 음식은 약간 "집밥" 스타일이었습니다. 맛도 평범하고 플레이팅도 투박했습니다. 영국에서는 튀긴 감자를 "칩스"라고 부르는데, 이집 칩스가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어떤펍에 가면 칩스가 기름에 쩔어 눅눅하거나 한데 그런펍이 최악의 펍입니다. 칩스를 마치 밥처럼 주죠? 그렇습니다. 얘들한테는 칩스가 밥이자 빵인것 같습니다. 심지어 빵 안에 칩스만 넣어서 샌드위치처럼 먹는 영국 애들도 있어요.

한번은 회사 식당에서 점심 먹으려고 줄서있는데, 칩스가 다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다들 5분정도 기다리고있었죠. 마침내 부억에서 갓 튀긴 칩스 한소쿠리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줄서있던 애들이 "yeah!! fresh chips!" 라면서 좋아하더군요. 저에게 칩스란 그냥 있으니 먹는것 정도의 존재인데, 얘들은 진짜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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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빠질순 없죠. 펍에 온 이유니까요. 오늘은 London Pride라는 굉장히 흔하고 잘 알려진 애일을 마셨습니다. 런던 여행오신분들이 애일을 한잔 마시려고 펍에 간다면 대부분 이 애일을 주문하게 되죠. 그만큼 흔한 애일인데,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오늘은 스팀잇에 포스팅 할 생각으로 특별히 마셨지요. 애일중에서 상당히 정통 애일에 가까운 맛이라서, 제 기준에서는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저는 향기로운 애일을 선호하는 편이라서 London Pride는 잘 안마시는데, 평범한만큼 가장 잘 팔리는 애일이기도 합니다. 선수들은 소주도 막걸리도 오리지널만 마시는것과 비슷한 이치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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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Pride는 런던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유통되는 애일입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여행온 사람이 아니라면 특별함을 느끼긴 어렵습니다. 그래도 런던에 오시면 펍에서 한잔정도 마셔보길 권합니다. 그 "뻔한 맛"이 뭔지 알고 다른애일을 마셔보는게 더 재밌습니다. 지방에 가면 그지방에 유명한 양조장에서 만드는 대표 애일들을 맛볼 수 있는데, 맛이 입맛에 맞든 안맞든, 현지에서 마셔볼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매우 즐겁습니다. ^^

좋은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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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처음 사진부터 다른 동네 느낌이 난다 했더니 외국이셨군요 ^^
일상의 잔잔한 느낌이 사진과 글에 묻어나서 참 좋네요 ^^

@centering 님 안녕하세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동네 펍이라서 관광정보도 아니고 별 영양가도 없는데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국은 가게에 멍뭉이가 들어갈 수 있나보군요! :)
뉴질랜드에는 식당에 원칙적으로 애완동물을 데리고 들어가지 못하게 되어있어요.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는 제외하구요.. 뭔가 신선하네요 ㅎㅎ
저도 이 나라에 오기 전까지는 감자튀김은 뭐.. 감자 튀김이지.. 했는데
입맛이 바뀐 건지 감자튀김 보면 저도 저 친구들처럼 환호합니다 ㅋㅋㅋ ^^;;;;

@kiwifruit 님 안녕하세요! 뉴질랜드는 동물이 못들어간다니 그것도 신선하네요! 자연주의 국가인데 말입니다.. ㅎㅎㅎ 멍뭉이들은 식당에서 환영입니다만.. 까불이들은 주인들이 알아서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라구요.

그나저나 @pupil님도 뉴질랜드 계시던데, 두분이 친구신가요 ^^

아아..네 ㅎㅎㅎㅎ
스팀잇도 그래서 알게 되었고 시작하게 됐어요 ㅎㅎ

오오오!!!!
왠지 더 반갑네요 ^^
저도 아내랑 영국에서 둘이 지지고볶고 살다보니.. 동질감도 들고 ^^
오클랜드에도 한인이 꽤있는것으로 알고있는데.. 오클랜드에서 런던와서 살던 친구한테 들어보니 살기 좋다고 들었어요.

반갑습니다!

덕분에 London pride를 알게 됐어요^^

@linart님 안녕하세요! 추천하는 애일은 아닙니다만.. 여행을 오신다면 한잔정도는 half pint로 맛보세요. ^^

피쉬엔 췹스 있을줄알았는데, 아니였군요 ㅎㅎ

ㅎㅎㅎㅎ 그거 먹을까 저거먹을까 한참고민하다 저거 먹었습니다...
피쉬앤칩스는 잘하는집 가서먹어야지 맛있어서.. 이번에는 패스 했어요.
@kim066님 근데 미국에도 피쉬앤칩스가 있나요?

아니요 ㅎㅎㅎ 이전에 런던 가면 항상 피쉬앤칩스 먹은 기억밖에 없어서 말씀 드린겁니다 ㅎㅎㅎ

일단 런던 프라이드 일잔을 하고 시작하는 걸로 정해야겠습니다 ^^

ㅎㅎㅎ 후회하실지도 모릅니다 ^^;;

아이부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이라니 정말 동네 사랑방 느낌이네요^^ 칩스!! 저도 좋아하는데ㅋㅋ 감자튀김ㅋㅋㅋ
맛있겠네요~~

ㅎㅎㅎㅎ 저는 프렌치프라이가 더 좋은데..... 그린그린님 토욜인데 일직 일어나셨구만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

외쿡 펍 사진은 마음을 선덕거리게 하는거 같아요ㅋㅋㅋ
강아지들도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참 좋네요!
나중에 영국 꼭 가봐야겠어요^^

@keykey님 안녕하세요 네 꼭 와보세요! 런던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길거리에 마실나온 겨울이처럼 행복한 냥이들을 만나실수 있습니다. ㅎㅎ

사진속에 강아지도 참 신나보입니다 ㅎㅎㅎ

영국 강아지들은 자유로와요. 스트레스를 잘 풀어줘서 그런지 대부분 온순합니다. ㅎㅎ

오와~ 넘나 좋아보이네요. 그 평범함이 그립네요.

카이님 안녕하세요 ㅎㅎ 적절한 표현이네요.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 평범함이 그리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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