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스팀 개발자면 좋겠다

회사일이 너무 바빠졌다. 스팀잇에서 하는 프로젝트는 출퇴근 하는 기차 안에서, 퇴근후, 주말짜투리시간에 틈틈히 했었다. 근데 그것도 회사일로부터 스트레스가 적을때나 가능하지 요즘처럼 회사일이 불어나면 어렵다.

회사일은 너무 재미가 없다. 아마존에 올때 정말 흥미진진한 프로젝트를 기대했는데, 팀을 잘못 선택해서 정말 관심없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고.. 흥미를 완전히 잃었다. 그간 전혀 써보지 않았전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는 팀이라서 선택한것이 컸는데,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언어를 익히는것이 더이상 즐거움이 되지 못함을 느낀다. 이제 사실상 이전에 C++에 가졌던 집착과 자부심은 그 어떤 언어에서도 느낄수 없다.

한가지 언어를 파고 또파고 빈틈없이 파는게 최고인줄 알고 십년을 넘게 살다가, 한번 폴리글랏 풀스택에 발을 디디고 나니 하나의 언어에 목매는게 얼마나 답답한 일이었는지 깨달았고, 왜 좀더 빨리 깨닫지 못했는지 아쉽다. 이제 무슨언어를 쓰느냐는 별로 상관이 없고 무슨 프로젝트를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되었다.

우리 팀은 자바, 루비, 리액트 그리고 AWS를 사용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중구난방인것 같다. 셋다 처음하는거라 7개월이 지난 지금도 별로 아는게 없지만, 이런 내가 보기에도 팀원들이 전문가로 보이지가 않는다. 다들 뭔가 속이 빈 과자같은 느낌이고 속이 빈것을 들킬까봐 잔뜩 힘주고 있는 느낌이다. 프로젝트는 또 얼마나 재미가없는지 도무지 집중을 할수가 없다. 나 말고 다른 동료들도 분명 재미없을텐데, 다들 내색을 하지 않는다. 매니져나 스테이크홀더들은 별것도 아닌 개발에 의미를 부여하느라 고생들이다. 시니어들과 경력이 오래된 개발자들은 별것도 아닌 테크니컬 이슈로 갑을논박 하며 유난을 떤다. 난 솔직히 대수롭지 않은 프로젝트 하면서 월급은 따박따박 받고 있는데 자존심이 상할 지경이다.

완전 싫증나서 감 잃어버리기 전에 팀을 옮겨야 할것 같다. 어려워도 재미있고 배우고싶은 욕심이 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깨지고 굴러도 웃을수 있는데. 시간만 많고 소득만 보장되면 스팀잇 관련 개발을 제대로 해보고도 싶은데. furion처럼. furion은 요즘 떨어지긴 했지만 20위권 증인이니 하고싶은 개발 할수 있겠네. 부럽다.

요즘 마음이 바쁘다는 핑계로 댓글에 대댓글도 하나도 못달고 있다. 반성중이다.

참. 이거 가즈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