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달간의 KR가이드독을 운영을 뒤돌아보며..

오늘도 어김없이 가이드독 리포트에 @bramd님이 큰 보팅을 해주신걸 보면서, 문득 처음 가이드독 프로젝트를 시작 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그때가 8월 중순이었나 싶은데, 스팸글과 관련된 @clayop님의 포스팅을 보고 생각하게 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마침 퇴사를 3주 앞두고 있던 시점이어서 뭔가 의미있는 것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한참 정붙여가고 있던 스팀잇에 멋진 족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당시 "공익프로젝트"라는 상당히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고, 기획하고 개발하고 하는데 정말 신나게 일했었다. 그때는 마침 KR이 많이 침체 되어있고 스팸글이 바글바글 하던 때라서, 그 어떤 정의감 같은것에 사로잡혀서 빨리 가이드독으로 스패머들을 교화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실험적인 방법이 과연 통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고래들이 스팸글을 발견하면 다운보팅 하는 방식으로 스팸글 제재가 이루어졌었다. 근데 그런 이유때문에 티격태격 말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나는 아무래도 대부분의 스패머들이 그냥 조금이라도 더 보상을 받기위해서 인기 태그인 "kr"을 넣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고, 이해와 타협이 가능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이드독 프로젝트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아이디어로, 수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가이드독을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처음 가이드독 프로젝트를 시작할때 @sochul 님의 도움은 정말 엄청났다. 당시 이더고점에 물려서 아무런 투자도 할수없는 개털 신세였기에 스스로 프로젝트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었다. 그런데 소철님 선정 작가로 뽑아주시기까지 하고 매번 가이드독 프로젝트 홍보를 위해 리스팀 해주시고, 보팅해주시고 정말 수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때 200SBD를 지원금으로 주셔서, 상금이 걸린 수많은 이벤트를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무사히 베타 테스트를 완료했다. 그리고 번역을 지원해주신 @bree1042께 소정의 성의표시도 할 수 있었다. @bree1042님의 가이드독 메시지는 아직도 세계 곳곳에 전파되고 있다.

요즘 가즈앗 말고는 한국어를 잊으신듯 한 @woo7739님 또한 70 SBD라는 거금을 투척 해 주셨다. 덕분에 이 돈으로 가이드독 커버이미지 공모전을 개최 할 수 있었다. 그때 우승한 @leesongyi 님의 작품은 아직도 @krguidedog의 커버이미지로 사용되고 있다. 참, @woo님이 그려준 가이드독 대문사진..

그리고 @oldstone님의 10000 스팀파워 임대는 결정적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없어서는 안될 원동력이 되고 있다. 만일 올드스톤님의 스파 임대가 없었다면 아마도 가이드독이 스패머들한테 다운보팅 당해서 지금 레벨이 마이너스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수많은 보상금 지원과 칭찬하기 기능에 소모된 자금을 충당할 수 없었을것이다. (이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너무 오랫동안 임대 해 주셨기에 손해가 크실거라고 생각하는데, 필요하실땐 말씀하시고 회수하셔도 괜찮습니다. 대책은 항상 있는법이니까요. )

그렇게 시작한 가이드독 프로젝트가 이제는 꽤나 자리를 잡아서, 스팸도 많이 줄어들었다. 가이드독의 설교(?)를 듣고 KR태그를 뗀 스팸글이 정말 많다. 그리고 그 여파는 해당 글에만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KR 오남용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비록 아직도 기능이 너무 빈약하기는 하나, 더이상의 개발은 개인적으로 어렵기때문에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것이 목표다.

가이드독이 "더 강한 잔소리"를 하진 못하지만, 그대신 KR커뮤니티에서 "좋은소리"를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팸 신고하신분께 드리는 가이드독 포인트는 행복메시지와 0.3SBD로 바뀌어 좋은사람들에게 전달된다. KR 패밀리들의 반려동물들로 구성된 가이드독 드림팀이 개발에 땀이나도록 배달 일을 하고 있다.

가이드독 프로젝트.
누가 보면 데체 무슨 쓸데없는걸 한다고 시간을 그렇게 썼냐 할것 같다. 단순한 메시지 봇을 만든것은 스팀잇이 아닌 곳에서는 언급조차 할 가치도 없고, 기획이나 운영조차 너무나 아마추어스럽고 조악하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이런 프로젝트를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스팀잇이라는 공간의 특별함 말고는 설명할 수 없다. 예전에 스팀잇을 유치원에 비유한 적이 있다. 별거 아닌것을 해도 칭찬해주고 박수쳐 주니까 말이다. 덕분에 사회에서는 용기내지 못하던것들을 과감히 해볼수 있는, 유치원 이후로는 정말 유일무이 한 곳인것 같다.

구글 이미지 검색에 "가이드독" 을 검색해 보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 가이드독에 대해 알아보려고 검색한 사람들은 이게 데체 뭔가 할것이다. 뭔가 본의 아니게 생태계를 파괴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