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venture in Bali ] - #1 휴식하러 간 휴가, 그리고 모험의 시작

in #kr6 years ago

A D V E N T U R E . I N . B A L I


#1. The two different opinions



휴식하러 간 휴가가 모험이 되다 -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는 사건들


1. 여행의 시작

지난 4월 말.... 친구인 T 군이 나와 다른친구인 N군에게 함께 발리 여행을 가자는 제안을 했다. 개인적으로 올해의 해외여행은 생일 전후인 8월말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T군이 곧 호주로 떠난 다는 사실과 겨울날씨에서 벗어나 보자로 일축된 - "맘에 맞는 친구와 재밌게 놀고 편해쉬는 휴가"로 생각되어진 발리여행.


여행의 계획은 대충 이렇다. 세명이서 2일날 비행기를 타고 3일날 발리에 도착하여 공항에서 만나는 것이다. 예정대로 T 군은 고향인 뉴질랜드를 4월에 떠나 호주에 경험삼아 여행을 갔고, N군과 나는 뉴질랜드에 남았다. 5월에는 6월초에 갈 여행을 고대하며 신기한 숙박시설 정보나 하고싶은것들을 공유하며 설레는 맘으로 여행날을 손꼽았다.


2.무리해서 가는 여행

그러나 깜박 하고 있었던것이 있었다. 영구영주권 나오는 날짜가 여행가는 날짜와 겹쳤었던 것. 뉴질랜드는 영구영주권과 일반 영주권이 있는데, 일반 영주권을 받고 2년이 지나야만 영구영주권을 받을수 있다. 일반 영주권을 지닌 2년간은, 외국에 한정된 날짜일수로만 갈수 있으며, 출입국 날짜 안에서만 자유로이 이동가능하다. 결국... 영구영주권을 신청하면 여권이 없어서 갈수 없고, 그냥 다녀오면 힘들게 획득한 영주권이 말소되어 버리는 어중간한 날짜에 처한것. 그 12일간의 공백날짜를 메우기 위해 20만원을 더쓰고 이민성에 독촉 전화와 편지 이메일을 날리며 가슴졸이는 몇주간이 계속되었다. 친구인 T 군은 이 날짜에만 만날수 있다고 하니 이 방도 밖에는 없었다.


3.갑작스런 N군의 부재

드디어 여권 도착 ^^ 이제 여행갈 날이 손꼽을 정도로 남았다. 헌데... N군이 갑작스럽게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어버렸다. 결국 N군은 여행계획을 캔슬해버리고 갑작스럽게 T 군과 나의 여행으로 전환 되어버림. 그리고 혼자 나서게 된 긴 비행시간. 발리까지 가는 저가형 티켓들이 장시간의 비행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스톱오버가 많은 것들이 많아서 고르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4.발리까지의 길고 긴 여정

오클랜드 - 시드니 - 자카르타 - 발리로 구성된 나의 표. 17시간의 비행시간과 5시간정도의 공항 스탑오버로 진행되었다. 가기전에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푹 쉬지 못한데다가 갈아탈때마다 보딩패스를 새로 받아야 해서 생각보다 많이 피곤했다. 자카르타 공항. 에너지 레벨이 완전 저조했지만 사람이 웃으면 엔돌핀이 돌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혼자 웃어봄. 스탑오버가 약 4시간에 가까웠지만 이 공항자체가 너무나 넓어서 다 구경하고 나니까 3 시간 30분정도가 소모되버림.



자카르타 공항내에 있는 라마단을 자축하기 위한 작은 부스


공항내에 위치한 기도하는 방. 남녀가 각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긴 비행을 마치고 나니 어느새 노숙자의 몰골이 되어있던 나. 도착후 친구를 만나기 위해 기다렸지만 비행기가 연착이 되어 공항에서 3시간이 넘게 서서 기다려야 했다. 비행장의 안은 매우 분주했고 시시때때로 나를 보며 택시 택시를 외치는 로컬 택시기사들이 넘쳐났다. 그런데... 약 23 시간이 넘는 비행과 스탑오버로 체력이 모두 소진되어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 사람이 심하게 피곤하면 이렇게도 되는구나. 게다가 배고프기까지 함. "No taxi" 라고 대답함에도 끈질기게 택시를 타라고 강요하는 택시기사들은 거의 나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나는 인내력을 상실해버리고 말았고, 얼굴 표정은 안드로메다로... @_@ 이것이 내 인내력의 끝이었다. 사람은 정말 극한의 상태에 가보면 스스로를 깨달을수 있다는데 나의 인내력을 받쳐주는 체력은 약 하루 정도 였던것이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친구. 예약해둔 숙소로 자정이 넘어 도착했고 둘다 너무 피곤해서 좀비의 상태로 뻗은듯 하였다.


5.Canggu


우리가 처음 간곳은 창구 (Changgu). 도착후의 첫날이나 그 주변을 걸어서 탐색해보기로 한다. 도로도 제대로 없고 걸어서 30분 이상 걷기에는 뜨거운 날씨다. 중심지를 빼놓고는 변변한 가게도 없는곳이다. 바이크를 렌트해야 겠다고 T군이 말한다.개인적으로 나는 바이크를 타지 못하므로 반갑지는 않았지만 길들이 비포장인데다 너무 좁아 차들이 지나다니기는 힘들것 같았다.


언덕길과 오토바이들


숙소 근처의 도로. 인도가 없고 배수구 구멍이 맨홀로 덮여있지 않을 큰 구멍이 그대로 길에 나있어서 별도의 주의가 필요하다


울타리가 없이 돌아다니는 소와 닭. 벽에 그려진 그래피티. 벼밭. 칸구 라이프 :)


카페를 가보니 T군의 친구들이 왔다. 그후 마주친 다른 일행들과 함께 이런저런 정보들을 공유하며 얘기했다. 저녁에는 요가원에 갔다. 대나무로 지어진 거대한 움막 같은 곳이었는데 편안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이었다. 요가에 관련된 상품들도 팔고 있었는데, 요가 스프레이, 요가 인센스, 오일, 요가 옷등 본격적이었다.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백인들로, 현지인들은 없었다. 요가 가격이 $15 불 정도니 (만오천원) 솔직히 많이 비싼 편이다. 발리의 물가는 대략 내가 사는 뉴질랜드 물가의 10분의 1정도인데 뉴질랜드에서 받는 가격과 같으니 여기서는 고급 요가 수양원 같은 곳일거다. 요가 수련 진행은 영어로 진행되며, 시간은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다.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카페. 주로 건강식위주의 스무디볼과 스무디, 템페버거등을 판매하고 있다.


발리 곳곳의 괜찮은 카페에 가면 보이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수 있다.


아보카도 레스토랑 전경. 벼밭옆에 자리한 레스토랑인데 매우 맛있고 비싸다. 세금을 10퍼센트, 계산할때 서비스 비용 10퍼센트 를 주문한 가격에 넣으니 너무 많이 시켜먹지 않도록 한다. 메인 + 사이드 + 음료 합해 약 20불 (2만원) 정도 쓴듯하다. (참고로 보통 식당에서 쓰는 돈이 3불 정도이니 많이 비싼 편이지만 맛이있으니 먹어볼만 하다.



6.잃어버린 우정


T군은 생각보다 나와 지낼 생각이 별로 없어보였다. 돌아다니는 내내 그가 나보다 걸음이 빨라 그를 따라 다니기 바빴고, 그는 식사시간 내내 핸드폰으로 다른 사람들과 챗팅 하느라 바쁘거나 노트북을 열고 자기 일을 하기 바빴으니 결국 식사는 혼자 하는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가 아는 친구들을 만나야 했고, 자기가 해야하는 일로 가득차 있었다. 템플구경을 가자고 했으나 처음엔 가자고 하다가도 금세 마음을 바꿔 싫다고 하기 일쑤였다. 나는 그런 그를 기다리고 혼자 카페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허탕만 쳤다. 그는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며 여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하루 4시간정도는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리로 오기전까지는 물어봐도 대충 가끔만 일하고 함께 어울려 다닐거라고 했던 그였다.

나의 일상은 회사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개인 프로젝트까지 하기 때문에, 쉴 시간이 필요했었다. 이 여행은 컴퓨터에서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고, 즐기는데 있었다. 또, 휴가 기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숙소정도는 예약해놓고 무엇을 할지 대략 계획을 세우는 편인데, 이번여행은 순전히 N군과 함께 T군을 만나러 온거라 그가 하자는 대로 따랐다. 그래서 아무계획도 없으며 그 다음날부터 묵을 숙소도 예약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둘째날부터 일을 해야한다고했다. 그가 하는 일의 빈번함이나 스케쥴들은 그가 원하는 대로 꼭 따라야 했고, 그것이 싫으면 따로 행동하며 갈라서야 한다는 T군. 나는 왜 그가 나에게 발리여행을 함께 가자는 제안을 했는지 의아했고, 이야기를 해보니 그가 가진 사고방식 자체가 완전 히 나와 다르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가기전부터 여러번 물어본 여행에 대한 계획이었는데, 그는 제대로 읽지 않은 모양인것 같았다. T군은 의견이 맞지않는 나를 점차 무례하게 대했고,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더욱 친절하게 대해주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둘째날 저녁에 그는 따로 여행하자고 제안을 했다.


"야 그냥 우리 따로 여행하자."

"나는 왜 니가 나에게 발리에 함께 여행오자고 제안했는지 좀 이해가 안가. 우리가 발리에 온후 제대로 이야기나 한적이 있나?"

"난 늘 내할일이 있고 너는 너 하고싶은거 하면 되는거지. 넌 발리에 왜온거야?"

"당연히 니가 제안해서 너 보려고 온거지"

"너가 발리에서 하고 싶은건 뭔데?"

"휴가도 보내고 친구랑 재밌게 놀고. 이미 오기전에 말했던 거잖아"

"그건 놀려고 친구를 이용하는거잖아"

"뭐??? 멀리 사는 친구 보기 힘들어서 보러온게 이용하는 거라구? 이봐, 너 보려구 영구 영주권도 연기시키고 엄청 힘들게 온거 알잖아"

"넌 애초에 잘못된 선택을 한거야. 발리가 싫었으면 오지말았어야지. 나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게 하지마. 너는 너혼자 즐겁게 여행하는 법 몰라? 너 하고 싶은거 해"

"물론 나 혼자 여행해도 즐겁게 보낼거야. 하지만 그래도 이 여행은 슬픈 여행이 될거야."

"왜?"

"왜냐하면 너는 이 여행이 끝나고 친구를 잃어버리게 될테니까."

"......."



그와 나의 친구관계는 이렇게 끝이났다.

친구를 보러 긴 시간과 비자까진 신청해서 무리하게 왔지만, 그곳에 친구는 없었다.
내일 당장 묵을 곳도 없고 무엇을 할지도 몰랐다.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갑작스럽게 혼자 남겨진 이곳 발리.

[2탄에서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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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오랫만이예요 오치님 ^^ 언제나 그렇듯이 감사합니다

시작부터 힘든 여행이었군요....
여행이 끝나면 친구를 잃는다라.. 슬픈 멘트네요...
여행은 즐거워야하는데, 다음편을 기대해봅니다^^

ㅎㅎ 나쁜일들이 일어나는데는 모두 이유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밀물이 있으면 썰물도 있죠 :) 다음편이 올라왔으니 꼭 봐주세요!

발리 가보고 싶었는데 ^^ 이야기 잘 따라가겠습니다ㅎㅎ
리스팀 해가욧!

앗 리스팀 너무 감사해요 조르바님!! ^^

저도 친구분이 조금 어이가 없는..--;
해쉬님.. 토닥토닥..
그래도 남은 여행이 즐거웠기를 바랍니다.

오랫만이예요 단테님! 요즘은 기분이 좀 회복되셨는지요? 친구는 없었지만 의미있는 여행이었어요 ㅎㅎ

흐엉.... ㅠ 읽는 동안 마음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이지 애써서 떠나신 휴간데, 상대방을 참 서럽게 만드는 친구였네요.
2탄의 반전을 기대하며...!!!!!! :-)))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인님 . 파도는 밀물이 있으면 썰물도 오더라구요 :)

여행 가면 싸운다는 얘긴 많이 들었지만, 이건 정도가 심하네요. 화가 나는 것보다도 허탈하셨겠어요.

그냥 좀 많이 슬펐어요. 사람 소중한줄을 모르니 곁에 있어도 소용이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크게 느끼게 해준 여행이네요. 저도 비자와 출장이 겹쳐 곤란한 상황인데...저는 지금 이민국에서 비자 연장 신청중입니다. 다음편 기대합니다.

개털님 오랫만이예요! +_+ 출장 가시는군요! 부디 비자가 빨리 나오길 바래봅니다

친구분 사고방식에 어이가 탈탈 털리네요.

남은 일정은 즐거운 모험이 이어지는 내용이겠죠?

쉿... 소요님.... 스포일은 금지입니다 ^^ 그 다음날부터 많이 흥미진진해집니다. 반전이 좀 있어요.

(>人<;) 오랜만이시네요... 하는 마음에 읽었더니 대단한 스토리네요... 헐... 드라마를 보는 듯 했습니다. 일본드라마에 나리타이혼이라는게 있는데 신혼여행 갔다가 외국에서 무능하고 이기적인 서로의 본성을 알게된 후 나리타공항에 돌아와서 이혼하는 커플 이야기거든요. (O_O) 어렵게 갔는데 안타깝습니다... 다음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오옹... 그런 드라마가 있었군요. 뭐 그 친구와 친구이외의 사이가 아니라서 좀 다른듯합니다만... 약간 비슷한 면도 있군요. 참, 이 여행 이야기의 장르는 "코믹 액션" 입니다 ^^ 다음날부터 좀 흥미진진해집니다.

일도 해야하고 아루카님이 무리해서 여기까지 온 것에 부담도 느껴서 예민한게 아닐까.... 라며 백번이해하려고 해도... 무례한건 무례한거네요.. 너무했어요. 상처받으셨을거 같아요 ㅠㅠ 부디 2탄에서는 훌훌 털어버리고 즐겁고 흥미진진한 모험이 있길... (빨리 읽고싶어용ㅎㅎ)

공감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영님 ^^ 2탄도 곧 올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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