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지켜야 할 클래식 공연 관람 에티켓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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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때 집에 70년대쯤 만들어졌을 법한 'Table manner' 라는 VHS 비디오 테잎이 있었다.
    뽀글머리 서양인들의 완전한 서양 레스토랑 문화에 관한 영상이었지만 지금까지도 이상하리만치 그 영상이 뇌리에 남는다.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시대적, 문화적 현격한 격차에도 불구하고 그 제목이 갖는 상징성이 한참 성장하던 내 사고작용에 영향을 미친듯 하다. 그만큼 '매너'라는 것이 사회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임을 인식하는 계기였던 것 같다.



Manner for Classical Music

클래식 공연은 그 나름의 절대적인 관객 매너를 요구한다. 맞다. 난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각자 음악을 즐기면 되지 규칙에 억압을 받아야 하냐고, 내돈 내고 내 마음껏 즐기면 되지 그런게 어디있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클래식 공연 관람중 내 주변 또는 전체 관객의 태도 때문에 공연 자체의 질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수차례 경험해왔다.
개인의 작은 행동이 나머지 수많은 관객의 경험가치를 크게 떨어 뜨릴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자유와 방종의 문제로 수렴될 수 있다.

문화에는 다양한 공연들이 있다.
시종일관 관객과 호흡을 요하는 대중음악.
무대에 선 배우의 역량과 호흡에 숨죽여 집중하기도하고 때론 흥에 맞춰 박수치기도 하는 뮤지컬.
가장 편한 모습에서 음악과 여유를 동시에 즐기는 각종 페스티벌.
옆사람이 내몸을 부딪쳐도 웃으며 넘길 수 있고, 내 머리 위로 누군가가 몸을 던져도 웃으며 받아주고, 사정없이 소리 질러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 락, 메탈.
이처럼 쉽게 생각해도 각 장르마다 공연의 특성과 매너가 달라짐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 클래식 공연은?

먼저 클래식은 우리나라의 고유 문화라기 보다 과거 유럽권에서 발생한 음악 장르의 한 형식으로 다양한 악기의 발전과 음악이라는 학문의 수학적 연구 등 다양한 연구 결과의 산물이자 서양 고유 문화 정신을 표한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국악과 같은 것이다.
국악은 흥과 추임새 그리고 관객 참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특징을 갖는다.
국악 공연에서 판소리를 하는 가수의 노랫가락에 맞춰 고수가 추임을하고, 덩달아 관객들도 함께 추임을 하는 것에 놀라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그 장르의 고유의 특성인 것이다. 그리고 그 장르를 즐기려면 그러한 문화에 따라 즐기면 된다.
하지만, 클래식 공연에서 추임새를 넣거나 한다면? 미친놈 소리를 듣는다. 아니 쫓겨 날 수도 있다.

그럼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는 관객에게 요구되는 매너란 무엇이 있을까?
조금 과격하게 표현하더라도 애교로 받아 들여주길. 그 만큼 중요하단 반증이다.

  • 생각나는대로 썼기에 순서적 절차와는 관계없다.
  1. 인증샷은 공연 끝나고 커튼콜 때 마음껏 찍자.

공연시작 전 직원들이 누누히 말한다. 사진은 공연 끝나고 커튼콜 때 찍을 수 있다고.
말 좀 듣자. 공연 끝나고 찍어도 충분하다.
괜히 중간에 찍다가 직원 출동해서 주변 관객들 흥까지 깨지말자.
공연 시작 전이나 인터미션에도 사진 찍지말라고 하니까. 찍지말자.
끝나고 집에 가기전에는 사진을 마음껏 찍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방해될 건 없다.

  1. 외투는 그냥 무조건 벗고 품에 안자.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가운데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불면의 밤 시계소리를 경험한 사람들은 알 것이다.
비닐같은 재질의 옷을 입은 사람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옷에서 잡음이 크게 난다. 조용하면 더 크다.
움직일 때마다 낙엽 밟는 소리로 가을 기분을 연출하고 싶지 않으면 옷을 고이 벗어 조용히 품에 안자.
겨울 두꺼운 외투는 품이 커서, 좁은 공연장 환경에서 옆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
나 편하려고 옷을 벗는게 아니다. 배려때문에 외투를 벗는 거다.

  1. 좌석 팔 걸이는 옆사람 거다.

물론 그 누구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용하지마라.
가끔 팔걸이 소유 싸움에 자존심 거는 사람이 있다. 나도 챙피하지만 어릴때 그래봤다...
내가 먼저 찜해서 팔걸이에 팔을 올리면 뺏길까봐 오히려 부동자세가 된다. 더 불편하다.
또한 팔걸이에 팔을 올리면 좁아서 옆사람 옆구리를 건드리게 된다. 작업거는거 아니면 하지마라.
아예 그냥 내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안쓰면 음악감상 외에 신경쓸 요소가 하나 없어진다.
둘이 왔다면 둘 사이 팔걸이는 마음껏 써라. 다만 모르는 사람과 사이의 팔걸이는 상대방거라고 생각해라.
차라리 팔짱을 끼던지, 외투 위에 올려 놓던지. 그게 더 편하다.

  1. 공연 도중 움직이지 마라. (연주가 시작되면 움직이지마라)

움직이면 어떤 것이든 소리가 난다. 그건 당연하다. 의자와 몸이 마찰을 일으킬 때마다 소리는 난다.
혹여나 앉은 자세가 불편해서 움직이고 싶거든, 고요한 선율이 흐를때에는 좀 참고 음이 폭발할 때 잠깐 움직이자.
이런게 센스다.
다리 떠는게 습관이면 다리 묶는 끈하나 가지고 다니자.
손을 가만히 못둔다 해도 마찬가지 끈을 가지고 결박해라. 공연 시간 만큼은.
연주가 시작되기전에 모든 준비를 끝내고 연주가 시작되면 스스로 몸을 포박해라. 움직이지마라. 준비는 사전에 미리하는거다.

(꼴불견 예_ 2018.3.30 예당 콘서트홀 스타콘서트 R석 6열 11번에 앉은 형님. 연세가 드셔서 혈액순환이 안되는 건 알겠는데. 계속 손을 비비면 마른 손 비비는 소리가 첼로소리보다 더 크게 들린다오.)

  1. 좌석 등받이에 최대한 몸을 붙여라.

등받이는 등을 대라고 만들어 놓은거다.물론, 장시간 의자에 앉는 것이 불편 할 수 있다.
또한 때론 난 키가 작은데 운나쁘게도 앞사람이 앉은키가 180이거나, 정찬우 머리사이즈 소유자라서 시야 확보가 어렵다고 허리를 숙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당신 뒷사람은 너의 행동 때문에 똑같은 고통에 휘말리게 된다.
그냥 그런 날은 재수 없다 치거나, 아니면 인터미션 때 조심스럽게 앞사람에게 양해를 구하자. 최대한 매너있게.
"죄송한데 허리 조금만 굽혀주실 수 없을 까요? 제가 키가 작아서 앞이 잘 안보여서요 죄송합니다."
나 하나 편하자고 내 좌석 뒷 열 전체를 앞으로 고개 숙이게 하지 말자.

  1. 공연중에는 입을 열지마라.

다른 콘서트처럼 공연도중 감흥을 말로 나누지 마라.
정 말하고 싶거든 악장이 끝나고 다음 악장이 시작하기 전에 잠깐 나불대라. 그래봤자 5초 내외지만 잠깐의 감흥은 귓속말로 나눌 수 있다.
아니면 인터미션이라는 고마운 시간을 활용해라.
공연 감상을 말하고 싶어 죽겠으면 화장실 갔다가 음악 평가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그때 해라.
입에 단내 나도 공연중에는 참아라.

  1.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 치지마라.

교향곡은 주로 4악장. 협주곡은 3악장으로 되어 있다. 그럼 사이 여백이 3번, 2번 각각 있다는 거다.
곡을 몰라 연주가 끝난건지. 아니면 악장이 끝난건지 모른다면 눈치보고 행동해라. 주변사람들 박수 칠때 치기 시작해도 팔아파서 안치고 싶을때 까지 칠 수 있다.
제일 먼저 박수친다고 상 안준다. 강박을 버려라.
물론 아주 드물게 아주아주 거의 없이 아주 가끔은 악장이 너무너무너무 훌륭하면 안장 끝남과 동시에 잠시 박수를 칠 수도 있다.
하지만 악장의 끝은 곡의 끝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한 곡에서 한 부분을 잠시 끝내고 다음 부분 연주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다.
곡 전체 흐름을 깨지마라. 감동했다면 곡이 다 끝나고 그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면 된다.

  1. 공연 중간에 기침 좀 하지마라.

공연 실황 녹음을 듣다보면 곡 중간에 기침소리가 크게 녹음되어 있는 경우를 종종 듣게 된다.
당신 기침소리를 녹음해서 대대손손 길이 남기려 하지마라.
겨울이나 환절기가 되면 감기 환자들이 공연 중간에 기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참을 수 없는 것 안다. 나도 감기 걸려봤다. 하지만 안하도록 최대한 노력이란걸 할 수가 있다. 해도 작게 하려는 노력을 할 수도 있다.
방법은 당신 스스로 찾아라. 하지만 친절히 몇가지 팁을 주면. 미리 호올스나 목캔디를 준비해서 수시로 먹자. 그래야 목구멍에 수분이 공급되서 마른기침 안나온다.
사탕 살 여유가 안되는 사람은 공연 전에 직원들에게 말해라. 그럼 독일제 녹색 유칼립투스 사탕을 한웅큼 준다.
식 후 입가심 사탕이 아니라 기침없애라고 주는거다.
물을 준비해라. 생수 500미리 들고 들어갈 수 있다. 수시로 목을 축여라.
너무 급하면 옷으로 얼굴을 틀어 막고 해라. 손으로 막으면 손과 기침이 파열해서 더 크게 나온다.
자유롭게 내 기침 내가 한다 주의자들. 전혀 가리는 소리가 아니라 자기 기침 소리 확인하고 싶어 하는 작자들.
그러지 말자. 당신 매너 없는 기침소리 녹음되서 대대손손 쪽팔린다.

  1. 앵콜을 말로 외치지 마라.

피날레와 함께 대중가요 콘서트처럼 "앵콜 앵콜" 외치는 사람이 종종 있다.
박수와 환호성이면 충분히 전달 되는게 클래식 공연이다. 환호가 크면 알아서 연주한다. 대기실에 들어가도 계속 환호와 박수를 보내면 앵콜 연주를 하기도 한다.
참고로 정명훈 지휘자 처럼 아무리 환호가 크고 지속되도 안하는 분들도 있다. 그건 관객을 배반하는게 아니다.
앵콜은 머스트가 아니다.

  1. 생수 500미리 하나 챙겨라.

예술의 전당의 경우 공연장 가는 길목 이마트 편의점에서 500원이면 산다.
생수는 앞서 말했듯이 기침을 잠재울 수 있는 목축임 용도가 일번이다.
갈증해소는 그 다음이다.
감기가 아니라도 갑자기 사례가 걸릴 수 있고, 목이 메여 기침이 나올 수 있다.
목축여서 기침으로 주변 관객들에게 피해주는 일 없도록 해라.

  1. 당신은 지휘자가 아니다. 지휘하려하지마라.

클래식 음악에 심취하다 보면 자기가 아는 음에 몸이 반응 할 때가 있다.
정확히 음에 맞춰 표현하고 싶은 욕구. 충문히 이해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특히 클래식 입문자들은 더더욱 그렇다. 내가 아는 음악이고 난 음악을 즐긴다는 걸 몸으로 표현하고 싶은거다.
손 목을 까딱까딱 거리며 지휘를 한다거나, 목을 까딱까딱 거리며 박자를 맞춘다거나.
한참 집중한 당신 앞옆 관객들은 너의 연주를 보려고 온게 아니다.
지휘는 당신보다 훨씬 지휘를 잘하는 지휘자에게 맡기자.

(꼴불견 예_ 2018.3.30 예당 콘서트홀 스타콘서트 R석 6열 3번에 앉은 형님. 데이트 오셔서 여자분에게 잘보이고 싶은 욕망은 충분히 알겠는데. 시종일관 몸을 흔들고 손까딱거리고. 힙합 공연에 가시길)

  1. 핸드폰은 꺼라. 아니면 진동없는 무음으로해라.

공연 시간 만큼은 세상과는 단절해라. 그것이 당신을 위해서도 주변 관객을 위해서도 좋다.
물론 바쁜 업무가 있을 수 있다. 안다 충분히. 그럼 최소한 화면을 가장 어둡게 하고. 적당히 하다 말자.
어두운 공연장에서 스마트폰 액정의 빛은 당신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시야를 흡수한다.
진동 소리도 조용하면 들린다. 전화오면 진동은 계속 울린다.

(꼴불견 예_ 2018.3.30 예당 콘서트홀 스타콘서트 R석 6열 3번에 앉은 형님. 데이트 오셔서 여자분에게 잘보이고 싶은 욕망에 곡을 설명해주고 싶은 건 알겠는데, 프로그램 북을 보면 되지 연주 도중에 왜 샤잠으로 계속 곡을 검색하고 앉았나)

  1. 아이들에게 미리관람 예절을 가르쳐라.

아이들과 함께 클래식 보는 모습은 세상 아름답다.
단, 그 아이들이 어떤 매너를 보이느냐에 따라 다르다.
아이들의 행동은 순전히 부모 잘못이다. 아이들은 욕먹을 거 없다. 같이 온 부모가 모든 걸 책임져야한다.
절대 에티켓이 어긋나는 행동을 못하도록 가르쳐라.
만약 안되는 아이라면 대려오지 마라.
그 아이 하나 때문에 반경 수십명의 관중이 집중을 할 수 없다.
불가능한 아이라면 집에서 수요 예술무대 공연 봐라.
아니면 박스석 전체를 사서 가족과 함께 관람해라.
내 아이만 소중한게 아니다. 그 이전에 많은 돈을 주고 없는 시간을 빼서 즐기려는 사람들을 방해하면 안되지 않겠나.

  • 2018 교향악 축제, 매너 범위 안에서 마음껏 즐깁시다!!

  • 왜 숫자가 1만 쓰여질까.. 아직 스티밋은 나에게 익숙치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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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작곡가들이 악장을 나눈 이유가 중간에 기침하라는 배려의 차원으로 그런 거라고 착각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정없이 기침해대는 관객들이 있지요... 어느 공연 불문하고요 ㅜㅜ

그건 우리나 다른 나라나 다를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좀 사정없이 하긴하죠... 맥끊게 ㅠ

꼭 알아둬야 할 에티켓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맞팔 부탁 드려요~

팔로우 감사합니다 ^^ 종종 들려주세요~~

곡을 아는체하는 방법이 끝나자 마자 박수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럴거면 해드폰으로 듣지요^^

어제도 공연을 다녀왔지만, 핸드폰 울림은 정말 휴... 에티켓 팜플렛을 미리 나눠줘야 할까봐요...

아니면 전파방해로 통화불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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