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 기계와 지능 by 앨런 튜링 (번역 연재 3회)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뉴비 @armdown 철학자입니다. (armdown은 ‘아름다운’이라고 읽어주세요.)

드디어, 아니 벌써, 개강입니다. 저는 첫 날부터 강의가 있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교양과목 '컴퓨터와 마음'인데요, 제가 쓴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의 근간이 된, 그리고 책의 내용을 더 발전시켜 나갈 강의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계산 기계와 지능 by 앨런 튜링' 연재의 3회입니다.

1회 2회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인데, 인공지능의 논리적, 수학적 개념이 처음 제시된 것은 앨런 튜링의 1950년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논문은 아직 한국어로 된 쓸 만한 번역이 없습니다. 제가 번역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서는 연재의 첫 포스팅 을 참조하기 바랍니다.

분량이 길지는 않지만, 한꺼번에 올리는 것은 번역자나 독자나 모두 부담되는 일일 것 같아서, 나누어 순차적으로 포스팅합니다. 원문이 28쪽 정도 되는데, 한 번에 두세 쪽씩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다른 주제들을 포스팅하는 것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작업입니다.

처음에는 쪼개서 올리지만, 연재가 끝나고 나면 주석을 붙여 하나의 포스팅에 정리할 생각입니다. 연재 중에 오류, 제안, 의견, 질문 등을 댓글로 자유롭게 달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리스팀, 보팅, 팔로는 저에게 이 됩니다.)

계산 기계와 지능 (번역 연재 3회)

앨런 튜링

3. 게임에서 염두에 둔 기계

우리가 1절에서 제시한 물음은 ‘기계’라는 낱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세목을 밝히지 않는다면 여전히 불명확할 것이다. 우리의 기계에 모든 종류의 공학 기술을 사용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작동하긴 하지만 주로 실험적인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건설한 이들조차 만족스럽게 연산operation 방식을 기술할 수 없는 기계를 공학자 개인이나 집단이 구성할 가능성도 허용되길 바란다. 끝으로 우리는 통상의 방식으로 태어난 인간을 기계에서 배제하길 바란다. 이 세 조건을 만족하게끔 정의를 짜는 일은 어렵다. 가령 공학자 집단 성원 모두가 성별이 같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가령) 한 인간의 피부 세포 하나에서 온전한 개체를 길러내는 일도 아마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만족스럽지 않으리라. 그렇게 하는 건 아주 높은 칭송을 받아 마땅한 생물학 기술의 위업일 테지만, 우리는 그것을 ‘생각하는 기계의 건설’의 한 경우라고 여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이것은 모든 종류의 기술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요건을 포기하도록 우리를 부추긴다. ‘생각하는 기계’에 대한 현재의 관심이 통상 ‘전자 컴퓨터’ 또는 ‘디지털 컴퓨터’로 불리는 특별한 종류의 기계에 의해 고조되었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우리는 더더욱 그렇게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 제안에 따라, 우리는 디지털 컴퓨터만 게임에 참가하도록 허용한다.

이 제약은 언뜻 보기에 아주 극단적인 것 같다. 나는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컴퓨터의 본성과 특성들을 간략히 설명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

‘생각하다’의 기준을 제시할 때 그랬듯이, 만일 (내 믿음과는 반대로) 디지털 컴퓨터가 게임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할 수 없다면, 기계와 디지털 컴퓨터를 이렇게 동일시하는 일은 만족스럽지 않을 따름이라고 이야기될지도 모르겠다.

잘 작동하고 있는 디지털 컴퓨터가 이미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올 수도 있다. ‘즉시 실험을 해보는 게 어때? 게임 조건을 만족시키는 건 쉬울 거야. 많은 심문자들을 활용할 수 있고, 얼마나 자주 올바른 식별right identification이 이루어졌는지 통계를 모을 수도 있을 거야.’ 짧게 답하자면, 우리는 게임에서 모든 디지털 컴퓨터가 잘 해낼지, 또는 현재 이용할 수 있는 컴퓨터가 잘 해낼지 묻고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잘 해낼 상상 가능한 컴퓨터가 존재하는지 묻고 있다. 하지만 이건 짧은 답변일 뿐이다. 우리는 뒤에서 이 물음을 다른 관점에서 살필 것이다.

4. 디지털 컴퓨터

디지털 컴퓨터의 배후에 있는 아이디어는 이렇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기계는 인간 계산기human computer가 행할 수 있는 모든 연산을 수행하도록 의도되었다. 인간 계산기는 정해진 규칙들을 따른다고 상정되어 있다. 인간 계산기는 정해진 규칙들을 아주 조금이라도 벗어날 권한이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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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집중할 때쯤 끊기는 이 맛은 감질맛입니까?

하하, 튜링의 글솜씨입니다.

아..어렵습니다.ㅎㅎ
내용이..저는 참 지식이 많이 부족한거 같애요.ㅎ

튜링의 글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자책할 필요는 없어요.
제가 나중에 주석과 해설을 덧붙여 읽을 수 있는 글이 되게 만들겠습니다.^^

컴마를 강의하시는군요!
저도 수강하였지만 그 당시에는 공부를 안해서 하루전날 벼락치기로 공부하였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강성훈? 선생님 강좌 들었었습니다.
설의 중국아 방 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ㅋㅋ

ㅎㅎ
강선생님이 임용되고 난 후, 제가 그 강의를 맡고 있습니다.
어느덧 4년차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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