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N] 지방간 클리닉 한 달 후기/미션, 간수치를 낮춰야 한다!

in #kr7 years ago (edited)

대부분의 직장인분들이 1년간 미루고 미루다 연말이 되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으시죠?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작년 11월에 건강검진을 받고 12월 초 결과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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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검진결과지를 펼쳐보기가 두려워지더라구요.

그래도 작년 말, 카페인을 줄여보겠다며 커피도 끊은 상태였고 소화력이 떨어져 금주 및 소식을 한 달 정도 한 후 검진을 받았기에 뭐 큰일 있겠나 싶었는데요.

두둥!! 이게 왠일입니까...
삐뽀삐뽀. 간 수치에 적색불이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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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검사를 요합니다'도 아니고, 의사의 상담을 요한다네요. 게다가 주위에 물어보니, '나 간염 걸렸을 때 이 정도였던 것 같은데?'라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까지!

피검사 상의 간 상태는 저러했고, 초음파 상으로는 지방이 침착된 부위가 살짝 있다고 했었습니다. 경증 지방간이죠.

우선은 건강검진을 받았던 곳에 가서 재검을 받아보았습니다. 여전한 수치를 보고 의사가 고개를 갸우뚱갸우뚱.

'한약 드셨어요? 이 수치는 배가 많이 나온 과음하시는 남성분들에게서 보이는 수치인데요...'
-한약 같은 거 써서 안 먹습니다. :(
-저는 표준 체중에 표준 키의 아주 평범한 여성이랍니다.

2개월 뒤 다시 재검하자는 말을 듣고 그냥 왔더니 뭔가 불안하더군요. 그래서 회사근처 대형병원 '간 전문' 교수님께 다시 가보았어요. 세번째 피검사를 했는데 여전히 높네요. 높아요.

이번에도 고개를 갸우뚱하며 질문 하십니다.
'홍삼 드셨어요? 한약은요? 인진쑥이나 돌미나리는요?'

아무 것도 안 먹었습니다. 자꾸 물어보시는 이유를 여쭤보니, 이런 경우 가장 첫번째로 의심할 수 있는 것이 독성 간염이라고 합니다. 아, 참고로 건강검진에서 간염 항체들은 모두 있다고 나왔기 때문에 A형 간염, B형 간염은 아닌 거였죠. 증세도 없었고요.

만약 저런 독성이 강한 것들을 먹었다면 간에 무리가 가서 간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긴데, 앞으로도 저 위의 것들은 먹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독성간염이 아니라면 지방간이나 자가면역성 간염을 의심해볼 수 있는데 정도가 심하지 않은 경증 지방간이라 그것이 원인이라고 명확하게 진단할 수는 없다고 하십니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내 몸이 간을 공격(!!)하는 뭔가 엄청 무서운 병 같았어요. 잘은 모르지만...

당장 약을 써야하는 수치이지만, 그것보다는 병원에서 하고있는 지방간 클리닉에 등록해 식이요법을 먼저 시작하고 지켜보자고 하여 그러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나아지지않는다면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직검사를 해야한다는 말씀과 함께. 흑흑흑

그리하여, 저는 그 송년회 많은 12월 한달을 식단일기 써가면서 식이요법을 하면서 보냈답니다!!!

영양사 선생님이 짜주신 식단대로 삼시세끼를 먹고, 식단과 섭취량을 꼬박꼬박 기록했어요. 2주에 한번씩 검사도 받고요. 영양사 선생님의 조언대로 섭취하다보니, 그동안 제가 알고있던 다이어트 상식들이 얼마나 잘못되었었는지도 알게 되었네요. 식단은 주로 고단백 저탄수 저지방 식단.

중간중간 송년회의 유혹도 있었고 실제로 좀 유혹에 넘어간 날도 있긴했지만 대체로 꾸준히 식단을 지키며 한 달을 보냈답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난 1월 초!

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했더니 놀랍게도 모든 수치의 정상화! 저 12월에 바빠서 운동도 거의 안했거든요. 한 거라곤 식이요법뿐인데 수치가 뚝 떨어지다니요? 기쁜 마음과 동시에, 난 그동안 도대체 무얼 먹고 살았던 것인가... 허무해지더라구요. 하하.

아마도 그 경증 지방간이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식단 조절을 하면서 체중도 약간 감량되었고, 그러면서 간도 회복했나봐요. 반성 또 반성. 다이어트 한다고 말만 했었는데, 제대로된 식단만 클린하게 유지해도 되는 것이었어요! 몸도 가벼워지고 간도 건강해지고! 그러나 의사선생님께선 지금 바로 예전 식단으로 돌아가면 다시 안 좋아질 거라고 한동안 클리닉 다니면서 식이요법을 지속하길 권하셔서 저는 여전히 진행중이랍니다. 새해부터는 주2~3회 운동도 병행하고 있어요!

간수치를 낮춰준 저의 식단도 공개하려고 했는데 지금 휴대폰으로 작성중이라 손가락이 아프네요 허허. 다음 기회에 더 자세히 써보도록 할게요. 지금까지 지방간 클리닉 다니면서 간수치 낮추기에 성공한 저의 후기였습니다. 건강검진 결과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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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많이 놀라셨겠어요 ..erin님의 글을보면서 저 역시 걱정이 더하네요
평소 음주를 좋아하는 지라 주 1~2회 마시는데 그에비해 영양 섭취는 글쎄요..한식을 좋아하긴 합니다만ㅠㅠ 암튼 지금은 나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어떤식의 식단을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조만간 올리신다니 그때참고하여 저도 영양섭취에 신경써야겠네요 추운날씨 감기조심하세요^^

네 정말 건강한 식단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했답니다. 건강만큼 중요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식단 정리해서 올려보도록 할게요 :) 미세먼지도 조심하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직장인들은 대부분 건강 검진 후에 간에 대한 지적사항이 있더라고요. 경험담을 많은 분들 확인하시도록 리스팀합니다!

리스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 리스팀이라 너무 영광스럽네요. 도움되실 경험담 앞으로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와 간수치가 낮아져서 정말 다행이에요!
저도 이번 달 말에 건강검진이 잡혀있는데...
벌써부터 결과과 무서워서 걱정중입니다 ㅠㅠ

건강검진을 앞두고 계시군요! 정상 간수치 받은 저의 기운을 살포시 보내드립니닷. :) 큰 탈 없이 가벼운 검진결과지 받아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앗! 저도 얼마전에 병원에서 비슷한 이야기 들었는데. 귀찮아서 병원을 안갔..... 하신 식단 너무 궁금해요!

병원 문턱 넘기가 어찌나 어렵던지 저도 '좋아지겠지 뭐'하고 넘기려 했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더 걱정을 해주셔서 병원에 갔던 건데 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이라도 걱정될 만한 게 있다면 병원 가보시길 권해요. 건강을 잃으면 가장 중요한 걸 잃는 것 같아서... 일단 도움되실 수 있도록 식단 후기도 곧 올려보겠습니다! :)

이렇게 숙제를 전해드립니다. (:
https://steemit.com/kr/@akuku/2018-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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