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기업 퇴사기 - 부제 : 내가 본 그 그룹의 문제점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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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에서 0.1도만 차이가 나중에는 전혀 다른 곳에 선이 그어져있다. 인생의 선택이라는 것이 그렇다.

왜 그 그룹을 선택하게 되었나



일단 제일 빨리 붙었기 때문이다. 다른 직장 몇 군데 면접을 앞두고 있던 나는 결정을 늦추려고 했지만, 인사담당자는 내 생각을 뻔히 알고 있다는듯이 빠른 입사 결정을 종용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게 그곳의 방침이더라. 요즘은 취업난이 심하기 때문에 삼성이나 현대를 갈 수 있는 사람도 L그룹의 원서를 쓴다. 다른 그룹 집단에 비해 연봉이나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L그룹은 다른 회사보다 입사 텀을 많이 주지 않으며, 일단 기업 연수부터 참석하라고 한다. 다른 곳에 갈 가능성을 최소한 줄여보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연봉을 뻥튀기해서 말하는 경우도 흔하다.

공교롭게도 L그룹이 제시한 연수일은 내가 합격한 곳보다 훨씬 좋은 회사의 최종 면접일과 겹쳤다. 그 경쟁률은 3대 1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채용 취소가 될 각오를 하고 입사를 늦추더라도 그 회사 면접을 갔어야 했다. 아니 실은 굳이 L그룹 자체를 갈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변호사 시험을 재수까지 해서 겨우 붙은지라 일단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좀 humble했고, 다 큰 남자가 매일 집 밥을 먹으며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죽이는 것과, 최저 시급도 못 받는 인턴 생활을 하는 것에 상당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던 상황이었다. 게다가 근 30년을 학생으로만 살아서일까, 분명 적은 연봉이었지만 당시 내게는 L그룹이 제시한 연봉도 그렇게 적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결국 정규직 첫 직장으로서, 논란의 재벌 집단인 L그룹을 택하게 되었다.

법조인에게 있어 첫 직장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grade다. 괜히 수많은 사법연수생들이나 로스쿨 생들이 취업을 미루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급한 선택이었다. 내가 취업에 걸린 시간은 고작 4개월이다. 그때는 어마어마하게 긴 기간처럼 느껴졌지만 다시 돌이켜보면 당시 나는 아직 20대였고 좀 더 여유를 가졌어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 1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는데 뭘. 배낭여행을 가도 되었고 도스토예프스키 전집을 읽어도 되었다.

하지만 당시 나는 묘하게 헝그리 정신이 가득했고 그래서 도리어 의문점이 남는 선택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결착을 유보할만큼의 배포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하면 어차피 다 운명이다.

왜 L그룹을 떠나게 되었나



L그룹이 조직으로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후술할까 한다.

일단 개인적인 이유만을 꼽으면 먼저 실 수령액이 적었는데 이걸 만회해줄 다른 요소가 없었다.

변호사 3년차가 되자, 내 연봉은 다른 동기들 평균과 세전 기준으로 거의 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요즘 변호사들 초임이 평균적으로 별 볼일 없는 것은 맞지만, 구성원 숫자가 많지 않은 로펌 소속 변호사들의 급여는 1년 단위로 확확 뛴다. 대표 변호사 한 명한테만 잘 인정 받으면 되니까. 2년차에 월급이 세후 100만원이 더 늘고, 3년차에 여기서 세후 100만원이 더 늘고, 그렇게 되면 세전 기준으로는 연봉 3,000~4,000만원 이상이 오르는 것이다. 게다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의 경우, 자기 사건 인센티브가 있다. 일이 익숙해지고 시간적 여유가 생겨 주변 지인들의 사건을 수임해오면 여기서 10~40% 정도를 떼어주는 것이다. 즉 언론에서 나오는 것과 달리 3년차 변호사의 세전 수령액이 1억이 되는 것은 A급 변호사가 아니라고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L그룹 특히 그 중에서도 내가 다녔던 마이너 계열사의 경우 명함값이라는 것이 전혀 없었다. 어쩌면 내가 속물이라 그럴지도 모른다만 고등학교 법조인 동문회에서 선배들로부터 요즘에는 그런 회사에도 사내변호사를 뽑냐는 말을 듣는 것은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사실 전술한 요소들은 회사가 어떤 비젼을 제시해준다면 작은 문제일 수도 있다. 명문대를 중퇴하고 벤처 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의사 같은 변호사보다 훨씬 안정적인 급여가 보장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가 다녔던 회사에는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두 번째로, L그룹 인사팀은 내게 거짓말을 했다. 나는 회사 인사팀을 믿지 말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연봉은 많이 줄 수 없지만 회사의 유일한 변호사인만큼 기간을 채워주면 자동으로 관리자 급으로 승진을 시켜준다는, 소위 샤이닝 조항을 제시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그 약속을 깨고 만다. 나 대신에 과장으로 승진이 된 사람은 연공서열에 맞게, 사실 승진이 아니라 해고가 되어도 할 말이 없을만큼 회사에 손해를 끼친 나이 많은 5년차 대리였다.

승진 누락이 되지 않는다는 그 약속을 계약서에 쓰지 않은 것은 내 실수다. 나는 순진하게도 회사 인사팀을 믿었고 적은 돈을 받고도 열심히 일했다. 근 3년 간 이력서 한 장 쓰지 않았으니까. 정작 내가 승진할 무렵에는 그 약속을 한 실무자들와 팀장은 더 이상 인사팀조차도 아니었기 때문에 누구를 탓해야 할 문제는 아닌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회사에 충성하는 게 자아실현이라고 믿는 그런 부류의 인간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계약 조건이 깨진 이상 나로서는 더 이상 그곳을 다닐 이유가 없었다.

아마 내가 승진이 되지 않았던 것에는 연공서열도 있지만 결정권자였던 상무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의외로' '무난하게' 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들과 잘 지냈지만 상무 한 명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 상무는 법에 대해 잘 몰랐다. 아니 실무 능력 자체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학부가 법대 출신이었고 20년 전 회사의 법무 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어서 그 분야에 프라우드가 있었다. 어느 날인가 어떤 쟁점을 가지고 논쟁을 하게 되었고, 나는 정중하지만 분명히 그 상무의 법 해석이 틀렸다고 말했다. 이건 회사에서 누구의 비위를 맞추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내 유일의 변호사가 법 해석을 틀리게 하면 그 배경이 어떻든 간에 책임은 온전히 그 변호사의 몫이니까. 여기까지였으면 그냥 넘어갔을지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배석한 자리에서, 이 상무가 내가 종전에 제시한 의견(A)을 자기 의견으로 둔갑시키고, 자기가 제시했던 틀린 의견(B)을 내 의견으로 둔갑시켜, 우리 사내변호사가 아직 경험이 적어 실수를 했는데 자기가 교정해주었노라고 자랑을 했다.

순간 머리 속에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가 떠올랐다. 진나라 때 간신 조고가 황제의 면전에서 사슴 시체를 들고 말이라고 주장하며, 신료들이 이걸 사슴이라고 대답하는지 말이라고 대답하는지에 따라 자기 편인지 아닌지를 구분했다는 것이다.

사실 옳고 그름을 증명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닌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나는 그걸 너그럽게 웃어 넘기며, 네 상무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대꾸하는 것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보다 더 젊었고, 더 공격적이었으며, 더 다혈질이었다. 게다가 지록위마의 고사에 나오는 조고는 신료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었지만 그 작자는 아니었다. 경영지원 부서의 상무의 막강한 권한이라는 것도, 그 회사를 나가면 달리 대책이 없는 사람들에게나 의미 있는 것이다. 그 자는 한정된 자리를 가지고 약을 올리며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비위를 맞추게 만드는 데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또 그는 자신이 L그룹의 상무라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 인물이기도 했다. 서비스를 안 주는 식당 주인에게, 내가 누군지 알면 안 이럴 거라는 말을 한 적도 있으니까 아마 자신을 엄청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 상무는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굽히고 맞추어주어야 한다면 거기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평범한 인간사의 본질을 잊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입장에서 그 직장은, 검찰도 아니고 김앤장도 아니고 삼성전자도 아닌, 당장 개업한 아는 형 밑에 들어가서 받을 수 있는 것보다 더 적은 돈을 주는, 그냥 언제든 나갈 수 있는 회사였다. 나는 순진한 믿음과 애사심 때문에 원서를 써놓고 있지는 않았지만 OPIc에서 최고 등급 점수를 받아놓은 상태였고 HSK 점수도 있었다. 시장에서 가장 선호하는 나이대의 남자 변호사이기도 했다.

즉 나는 乙이 아니었다.

근데 적은 돈을 받고도 얌전하게 회사를 잘 다니고 있으니, 그 전제를 잘못 판단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잘못된 판단 덕분에 그 상무는 대표이사 앞에서 아들뻘 변호사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훈계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아마 그 사건이 승진 누락의 결정적 원인이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 생각하면 좀 치졸하지만 막상 승진이 누락되자, 얌전히만 있으면 그 상무 및 그 상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구성원들이, 내가 을이라는 그 전제를 계속 맞다고만 믿을 것 같아서, 특히 '너도 우리 일원이니 그냥 우리 룰을 따라라.'라는 식의 위로를 가장한 훈계질이 싫어서, 나는 이직할 때까지 세 달 동안 아래처럼 행동했다.

  1. 일주일에 연차를 하루 씩 소진해서 독자적으로 주 4일제 실현
  2. 사람들 반응이 궁금해서 틈나는대로 일부러 회사를 지각
  3. 회사에서 대놓고 다른 회사 원서 작성
  4. 하루에 휴게실에서 낮잠 한 시간
  5. 근무 시간 중 피시방을 가서 스타크래프트를 함
  6. 대표이사가 배석하라고 지시한 회의를 독자적 판단으로 참석 안 함
  7. 팀 전체가 7시에 출근해 세팅해야 하는 포럼 행사를 늦잠을 잔 덕분에 정시 출근(이건 좀 미안하다. 나 때문에 다른 팀원들이 일을 더 해야 했으니. 일부러 늦게 간 건 아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틀린 법적 의견을 제시하거나, 회사 내 유일한 사내변호사로서 알고 있던 기밀 따위를 누설하지는 않았다. 그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니까. 직업 윤리를 함부로 어길 만큼 미친 놈은 아니다. 그리고 인사 징계를 내렸다면 고분고분 수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내 군기를 잡아보겠다고 물리력이라도 행사했다면 나는 그가 누구든 간에 그 사람 싸대기를 때릴 생각이었다. 새로 입사한 예쁘장한 여직원에게도, 그룹 내 다른 점잖떠는 임원들에게도, 군기 좀 잡아보려다가 새파란 사내변호사에게 싸대기 맞은 인간으로 영영 기억되게 말이다.

그게 현실이 되었다면 레퍼런스 체크 때문에 이직은 무리였을 것이고, 나는 지금 악질 대기업을 진두지휘하는 악당을 응징하고 온 인권 변호사 코스프레를 하고 있거나 아니면 아는 형 밑에서 이혼 사건을 열심히 처리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전자는 농담이다만 후자는 한 번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기왕 그런 일에 마주한다면 진짜로 두들겨 팰 생각이었다.

여하간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고 나는 석 달만에 지금 직장으로 이직하는데 성공했다.

사내변호사 끝판왕이라는 이 직장에서, 사실 나는 하는 일마다 죽을 쓰고 있다. 전 직장에서는 그래도 내가 유능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 수 있었는데, 여기를 와보니 하도 똑똑한 애들이 많아서 나는 그냥 무능한이더라. 변호사가 발에 채이는 이 직장보다, 직급이나 연봉 모두 별로였지만 그래도 직원들이 '변호사님, 변호사님' 이랬던 전 직장에 다닐 때가 실은 더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올 때, 너 여기 나가면 어디가냐는 식으로 말했던 사람들에게 엿을 먹이고 나올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이직에 후회할 이유는 없다.

"너네 룰을 따르라고? X까! 이제 내가 너네 팀장보다 많이 받는다!!!"

물론 실제로 이런 말을 했다는 건 아니다.

악연이던 상무에게는 회사에서 배울 게 없어서 나간다고 말했다. 똥 씹은 표정이 되더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사랑이 가득 담긴 미소를 내게 지어줘도, 그때 그 상무 표정을 본 순간만큼 황홀하진 않을 것이다.

지금 그 상무는 경영지원부서에서 전혀 힘이 없는 부서로 옮겨졌는데, 옮긴 날, 영전을 축하드린다고 문자를 보냈다. 장난으로 영전이 아니라 영면이라고 써볼까 하다 말았다.

답은 없었다.

실제 다녀 본 L그룹은 어떠한가?



L그룹에는 성공의 DNA가 없다. 악감정 때문에 그렇게 평가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모멸적인 언사는 지금 회사에서 더 많이 들어보았다. 당연히 불쾌했다만 그건 개인적인 부분이고, 객관적으로 이 조직은 세간의 부정적 인식과 최근의 약세와 달리 대단한 힘이 있다.

L그룹의 입문 연수 강의를 들으며 느낀 것이 있다. 그것은 그들은 자기 그룹이 삼성이나 현대 같은, 소위 한국 경제를 떠받드는 축으로서의 그룹 집단과 동등한 대우를 받기 원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보았을 때 L그룹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한 한국 경제의 내수와 함께 운 좋게 성장한 것일 뿐 어떤 대단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게다가 외화를 벌어오는 기업도 아니다. 나는 삼성, 현대 같은 재벌 그룹이 해체되고 그 자리를 중소 기업이 대체할 수 있다는 일견 정의롭지만 전혀 현실성 없는 주장 따위는 믿지 않는다. 하지만 L그룹이 파는 상품은 사실 다른 회사가 대체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물론 유통을 선점한 것도 실력이라면 실력일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질보다는 양에 의한 성장이며 추후 점차로 점유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문제는, 그들은 자신들이 어떤 노하우나 다른 회사와 구별되는 특별한 강점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는 점을 잘 인식하지 못 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꼭 실력 있고 센 놈이 이기는 것도 아니다. 자기가 뭘 잘 하는지 못 하는지, 자기 분수를 알면, 역량이 떨어져도 이길 수 있다. 내가 봤을 때 L그룹은 외형 상의 덩치 때문에 자신들의 능력을 지나치게 고평가하고 있다.

그 증거로, 그들은 지나칠 만큼 많은 사업군에 진출해 있다. 그 외형 상 매출액과 별도로 그 대부분은 영업이익율이 낮다. 자신이 잘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전혀 엉뚱한 사업체를 M&A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물론 전혀 엉뚱한 사업에 진출해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L그룹의 경우, 자신들이 노하우가 없는 분야의 회사를 사놓고 그곳의 경험자들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L그룹화를 시킨다. 대단한 영업 실적을 올린 사람이라도 자신들의 기업 문화와 맞지 않으면 어떻게든 자른다.

이로 인해 임원이나 고위급 직원들이 무능한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하다. 그 분야에서 구른 전문가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계열사에서 낙하산처럼 자리를 점하게 됐는데 잘 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지금 직장을 다니기 전 나는 회사의 간부들이란 군대가 그렇듯 대부분 멍청하고 가뭄에 콩 나듯 똑똑한 사람이 있는 게 일반적인 줄 알았다. 근데 지금 직장을 와보니, 임원이나 팀장급이 실무자들보다 실무를 더 잘 아는, 소위 혀를 내두를 만큼 스마트한 경우가 흔하더라. 그 분야 일을 20년 이상 했기 때문이다. L그룹도 아마 핵심 계열사는 이럴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 L그룹은 '비핵심'계열사, 즉 최근 10년 사이에 인수한 뜨내기 회사가 너무나도 많다.

두번째로, 그들이 비난 받는 인사 정책 역시 문제가 된다. 연봉을 적게 주고, 나가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많이 뽑는 것은, 상명하복이 효율적이던 산업 시대 경제 호황기였다면 나름의 합리성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 하나가 수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는 시대에 이러한 인사 정책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

L그룹은 수십년간 직원에게 높은 성과를 기대하고 그 반대급부로 많은 돈을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동안 수급한 우수 인재의 숫자가 적다. 또한 그마저도 전술한 이유와 같이 해당 사업 분야에 비전문가들인 경우가 많다. 경력 사원들을 뽑아도, 원래 해당 분야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인지 적절하지 못한 인물을 비싼 값에 데리고 오는 경우가 흔하다.

일단 L그룹도 바뀌고 있긴 하다. 연봉도 많이 올랐고 요즘에는 취업난이 심하기 때문에 L그룹도 우수한 신입 사원들을 어렵지 않게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 현대 못지 않게 우수한 인재들을 신입사원으로 뽑아도 조직 문화 자체가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에, 의욕을 가지고 들어온 신입 사원들도 2년이면 다 공무원처럼 변한다.

사자가 이끄는 양 떼가, 양이 이끄는 사자 떼보다 더 무섭다는 격언이 있다. 리더는 물론이고 구성원들을 하드 트레이닝 시킬 만한 실력 있는 양질의 관리자 급이 부족하다. 한참 일해야 할 대리와 과장 급에서 실력 있는 사람들은 이 연봉을 받고 연공서열을 감내하지 않다보니 관리직 후보군에 유능한 사람들이 적다. 오히려 전술한 바와 같이 해당 사업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또 이들은 사내 정치에는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위로 올라갈수록 무능한 사람이 자리를 점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연공서열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사실 요즘 세상이라고 조직에서 시키는 일이 꼭 창의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는 함께 간다는 식의 그런 문화도 분명 시너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조직 구성원들 전반이 유능하고 성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를테면 주변에 동기나 선배들이 다 스마트하고 품성도 좋으면 승진이 안 됐다고 감히 회사에 불만을 가지지 못 한다. 회사가 비젼을 주면 지금 처우가 좋지 않아도 이를 감수하게 된다. 그런데 L그룹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사내 정치 이외에는 별다른 능력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능한 사람은 나가고, 무능한 사람은 자리를 보전하는 것을 지켜보는 신입 사원이 어떤 경향성을 띄게될지는 너무나도 명백하다.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도 별 아웃풋이 없다는 것을 너무 일찍부터 가르쳐주는 L그룹은 겨우 수급한 인재들의 품질을 보전하는 법을 모른다. 이들은 금세 무능해지거나 이직을 한다.

게다가 사람을 어지간하면 자르지 않는 것도, 분명 독이다. 계약직들은 죽어라 일을 해도 정규직이 못 되고 소모품처럼 쓰이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정규직만 되면 당근도 없지만 채찍도 없다. 괜히 L그룹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은 임원이 된 사람이 아니라, 만년 과장으로 시간을 쏠쏠하게 써서 재테크에 성공한 인물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승리의 DNA가 없다는 것이다.

그들이 제대로 협상하지 못 하는 이유



리더는 모든 것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부지런하고 스마트한 리더보다 멍청하고 게으른 리더가 더 낫다는 연구 결과까지 있지 않은가.

그런 점에서 L그룹의 핵심 부서는 너무 많은 것을 직접 결정하고 있다. 만약 다른 그룹의 몇몇 총수처럼, 총수가 어느 한 분야만 애정을 가지고 죽어라 파서 어지간한 임원이나 실무자보다 더 경영 능력이 좋다면 이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술한 것처럼, L그룹은 지나치게 사업의 스펙트럼이 넓다.

해당 분야에 문외한인 총수나 중역에게 해당 내용이 보고가 되면, 더 이상 이것을 바꿀 수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본 L그룹은 참 거래를 못 한다. 종전 나는 트럼프가 쓴 <거래의 기술>을 극찬한 바 있는데, L그룹이 움직이는 스타일은 딱 이 책과 반대이다.

오만하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이 책에 기술된 트럼프는 이익이 눈에 보이면 자존심 같은 것은 언제든 집어 던진다(이런 사람들이 제일 무섭다). 마음에 드는 부지를 사기 위해 답도 없는 상대에게 몇 개월 주기로 손으로 직접 편지를 쓰고, 나중에 그 사람이 이 부지를 팔 생각이니 한 시간 반 만에 튀어 오라고 했을 때 냉큼 달려간 장면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아마 내가 재벌 아들이라면 슈퍼카나 타고 다니지 그렇게 안 살지 않을까 싶다). L그룹은 자존심을 세우다가 좋은 거래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L그룹은 구조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기 어렵다. 다시 <거래의 기술>을 인용해 보면 트럼프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하기 위해 오래 기다리는 것은 예사다. 세금 감면을 받기 위해 몇 년을 기다린 적도 있다. 그런데 L그룹은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한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부동산 개발 회사의 경우 개발을 하지 않으면 개발 부서의 사람들은 승진도 안 되고 신입 사원 TO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검증되지 않은 부지를 겉만 예쁘게 포장(PPT, 조감도, 조작이나 다름 없는 예상 수익률)보고를 하는 경우가 많고, 전술한 것처럼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아닌 대표이사나 임원들은 이 같은 보고의 옥석을 제대로 가리지 못 한다. 오히려 이들 역시도 총수에게 자신이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되니 이걸 그대로 올리는 경우가 많다. 일단 총수에게 보고가 된 사안은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고, 보고한 일정에 맞게 협상을 진행하다보니, 세금 감면 같은 행정 문제든, 사인 간의 거래든 간에 불리하게 거래가 끝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런 계약이 장기로 체결되어 있는 경우가 아주 많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장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것보다 더 치명적인, L그룹의 미래를 좀 먹는 복병이다.

내가 재직할 당시 연 50억 이상 20년 간 고스란히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어떤 비즈니스를 앞장서서 주도한 사람들은 모두 임원이 되었다. 이게 L그룹의 문제다.

​저 건물은 해로운 건물이다



나는 이 그룹의 창업 총수를 직접 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알아보지 못했다. 회사에 걸려 있는 사진과 괴리가 너무나 큰 노인이었기 때문이다.

체취가 상당히 지독했다. 노인이기에 체취가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게 심한 경우는 처음 보았다. 사실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아서,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누군가 말해주었다면 좀 더 잘 씻고 다닐지도 모르는데.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이 건물을 짓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해주어야 했다. 젊은 시절의 역량과 위대한 업적과 달리, 어쩌면 노년의 그는 그런 말을 수용할 인물이 못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건설 과정에 논란이 있어도, 어차피 대중들은 대중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곳에 갈 이유가 있다면 가게 되어 있다. 내가 보았을 때는 없다. 미적 감각도 없고 전혀 힙하지 않다. 나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저 건물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어떻게 저렇게 못 생긴 건물이 올라갈 수 있었을까? 그것도 그룹 전체의 운명을 걸고 말이다.

게다가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임차인으로 맞이한다고 하는데, 일단 건물 이름 자체가 다른 회사가 들어오기 어렵게 만들어놨다. 만약 삼성이 건물을 지어 그 건물 이름이 삼성타워라면 애플이 거기 입주한다는 게 말이 될까?

한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예전 어떤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찢어지게 가난했다. 그 소년은 그 동네에서 가장 잘 사는 부잣집의 소녀를 사랑했다. 하지만 그 소녀는 까만 뗏국물이 묻은 그 소년의 사랑에 보답해주지 않았다. 소년은 언젠가 꼭 성공하면 그 소녀의 집처럼 아름다운 집을 짓겠다고 결심했다. 결국 시간이 지나 그 소년은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고 노인이 되어 큰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그 노인이 지은 건물은 요즘 사람들은 모두 촌스럽다고 생각하던 붉은 벽돌집이었다. 노인이 된 소년의 마음 속에는 여전히 어린 시절 그 소녀가 살던 붉은 벽돌집이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이 건물이 그 붉은 벽돌집이나 다름 없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높은 고층 건물을 지어 국가에 관광지를 하나 제공해준다는 그 발상도, 건물 디자인도, 과연 농업과 산업 시대에서 자란 이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건축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썼지만 수없는 공실이 나오는 이 건물은 그 자체로 L그룹의 아킬레스 건이다.

남아 있는 감사함



말한 것처럼, 나는 L그룹을 떠났고 L그룹의 경영 구조와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다만 아무래도 글이다 보니 흥미 위주로 자극적으로 썼다만 사실 악감정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나 그렇듯, L그룹도 구석진 곳에서 자기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많다.

그 무더운 한 여름, 애 엄마임에도 프로모션 봉사를 자원해 하루 종일 땡볕에 미소를 지으며 서 있던 사람, 고졸이라는 이유로 툭하면 인사고과가 긁히고 거진 10년 째 승진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야근을 밥 멋듯하며 조금이라도 비용을 절감시켜보려고 노력했던 사람, 경쟁사를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사비를 들여 경쟁사 상품을 다 이용해보던 사람, 그래도 자기 자리를 걸고 수익이 나지 않을 것이 뻔한 사업을 막아보려고 했던 사람 등등. 바뀌지 않는 현실에 절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쓰러울 만큼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었다.

내가 L그룹에 가장 고맙게 생각하는 것은 아직도 쏠쏠하게 잘 쓰고 있는 임직원 카드가 아니라, 그런 훌륭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내게 보내주었던 신뢰였다. 나는 변호사로서 우수한 인재는 못 된다. 게다가 처음 입사했을 당시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였다. 그런 사람을 믿고 내 말을 들어주었다는 것에 지금도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아마 그런 경험은 다시 못할 것이다.

L그룹은 다른 회사에 비해, 이직 경험이 많아 더 이직이 어렵거나, 파산한 회사 출신이거나, 고시를 하다가 탈락해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많이 뽑는다. 어쩌면 그것은 나가지 않을 것 같은 인재를 선호해서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일단 채용이 되면 뽑힌 자리에서 편하게 할거한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이 회사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한다. 내가 비판적으로 서술했지만, L그룹의 인사 정책 중 유일하게 그 부분은 긍정적일지도 모른다.그리고 겉마저도 번지르르하지 않은 저 건물이 아니라, 바로 이런 사람들이 L그룹의 진짜 힘이다.

그런 점에서 희망은 있는 것일지도. 좀 더 그들에게 많은 기회가 부여되어, 먼 후일 내가 쓴 이 글이 우스워질 수 있길 바란다.

그래도 3년 동안 월급 잘 받아먹고 이런 글 쓰니 미안한 마음도 든다. 그래서 급 우호적인 전개.

이상 끝.

  • 이 이야기는 허구일 수도 있으며,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지명, 인명 등은 창작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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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쭉 다 읽어봤어요.. 앞으로 혹시 모를 제 미래가 될수도 있을 것 같네요. 팔로우하고갑니다. 왠지 친해지구싶은 분이네요 ㅎㅎ

아 네 사실 얼마 전 쓰신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고등학생 답지 않은 날카로운 통찰력과 필력이 훌륭하시군요 ㅎㅎ 아마 오만해지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신다면 제 나이 대에는 저보다 훨씬 괜찮은 미래를 걷고 계실겁니다, 저도 팔로우했습니다 ^^

와, 집중해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L 그룹 계열사에 지인이 다니고 있어서 나름 조금은 L그룹에 관심이 있는데... 마치 옆에서 도란 도란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글이 읽혀졌습니다. 그래도 결국에는 영전(이직)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읽어주시고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 분에게는 읽혀주지 마시길 ㅎㅎ
총수가 결정되었네요 기대가 됩니다 ㅋㅋㅋ

오늘 오후에 해당 내용을 전해들었고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주말에 미리 서울에 올라가기는 하지만 시작 시간이 행사(?), 논의(?) 시간으로 정해진 시간이 생각보다 늦은 시간에 정해져 있어 약 3시간정도만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ㅎㅎ 알겠습니다.
그날 뵙겠습니다 ^^

네 그날 뵙겠습니다. ^^

오.......👀

왜요? 오늘 만나고 왔어요. 그래서 왜요? ^^;;

너무 몰입하다보니 전율이 느껴지는 글이였습니다. L그룹 탈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정말 말도안되게 비이상적인 사람들이 생각보다. 어디든간에 많은 것 같습니다..
버티기힘든 사람들과 비상식적인 회사구조에서 나 자신과의 싸움을 붙이며 인내하는 것 보다, 용기있게 떠날수 있는 사람이 진정 지혜로운 사람인 것 같네요..! Bravo your life!

어디든 많죠.. ㅋㅋ 근데 문제는 hrsa님이 쓰신 글에도 있는 것처럼, 그것을 지켜보다가 자신도 물 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심연을 돌아볼 때 그 심연도 너를 보니 조심하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 누군가를 증오한다는 것 자체가 어떤 격한 감정이고, 감정을 섞게 되면 어딘가 물들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 이직 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ㅎㅎ

아 ㅎㅎ 상당히 오래 전 일입니다 ^^; 최근 일이 아니고요 ㅎㅎ

너무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입사한지 두달밖에안되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저의 회사를 판단하는 방법과 제가 어떤 회사원이 되어야하는지에 대해서요 ㅎㅎ
최고입니다

ㅎㅎ 부족한 글인데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인이 원하는 직장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 응원하겠습니다 ㅎㅎ

맨 마지막줄이 멋있어요 ^^ 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문구를 여기서 보내요 ^^

정독으로 잘 보았습니다, 수많은 지원서를 쓸때에도 제가 을인 상황임에도 L기업은 눈에 들지가 않더군요, 참 고생하셨습니다 !

합리적으로 잘 판단하셨네요 ㅋㅋ

고생이라고 말하기에는 좋은 추억도 많습니다^^ 부족한 글 정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우.... 집중해서 완독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이제 여러 회사들에 대해서도 지원 중에 있는데 잘 참고해야 겠습니다.

ㅎㅎ 완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원하시는 바 이루시기 바랍니다~!!

근무 중 이력서 쓰는 것뿐만 아니라 스타크래프트도 하셨다면 더 간지 터지셨을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물론 보팅은 드렸습니다.

하하 그래볼걸 그랬다는 생각도 드네요 ㅎㅎ 사실 완전 철면피인 것도 아니가 자소서 쓸 때 좀 뒤가 따끔거리더라고요 ㅎㅎ

재밌게 읽었습니다.
창업주가 아직도 살아있고 100살을 바라볼 노인이라면 그곳밖에 없겠지요 ㅎㅎ
(사실은 다른 에피소드들이 더 노골적이네요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 노코멘트하겠습니당^^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L 그룹에 감사한 점 : 집에서 한국에서 젤 유명한 빌딩까지 걸어갈 수 있다 (한 30분쯤)
거기가면 세계 최대 스크린이 있다 (정말 크긴 크다 유일하게 마음에 든다)
덕분에 집값이 좀 올랐나?

L그룹에 빡치는 점 : 근데 무료주차는 왜 없앴냐 , 주차비 장사하게? 그럼 경찰들 쓰지말고 교통정리 좀 하던가
그나마 요즘 백화점도 파리 날리긴 하는지 주말 교통이 전보단 낫네
집값이 오르긴 올랐는데 이건 L 그룹과 상관없이 지하철 때문
거기다 주변 새집들이 더 올라서 결국 우리 헌집은 손해본 꼴
사람들이 욕하니 주민 채용회란 걸 하는데 가보니 완전 쇼다 언제 오픈할지 날짜도 없는데 어떻게 채용하나? 그냥 보여주기식 쇼
야구팬은 아니지만 구단 운영 그 따구로 할래?
(이 글보니 그룹 경영이나 구단 운영이나 딱 같은 스타일이군요)

본문과는 상관없는 개인적 소감입니다.
역시 껌팔아서 재벌된 회사다운 이야기네요.
삼성동에 현대차 사옥 완공되면 그 잘난 타이틀도 뺏길건데 참 자업자득인가 싶네요

무료 주차는 하고 싶어하는데 그러면 교통 체증이 더 심할거 같다는 시의 판단에 따라 못하는거긴 합니다 ㅋㅋ 사실 그런 것도 협상을 잘 했으면 됐는데 너무 급하게 밀어붙이다보니 못하게 된거죠
주민 채용회나 이런 것도 좀 더 잘 이끌어갈 수 있을텐데, 뭔가 가만보면 대관 업무를 참 못하더군요 ㅋㅋㅋ 야구단 운영은 더 못하고

개인적 소감이 뭉쳐서 그 그룹의 이미지가 되고 경쟁력이 되죠. 결국 여론이 안 좋은 것도 큰 아킬레스 건입니다.

네 유통에서 강자이긴 한데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완전 최하 수준이죠.
적어도 거기는 브랜드 가치란 걸 고민하는 높으신 분은 없는 느낌입니다.
요즘은 아예 거기 일대를 자기들 제국으로 만들고 싶은지 옆에 건물이란 건물들은 죄다 사들일 기세더군요. ㅎㅎㅎ

ㅎㅎㅎㅎ 충격이실지 모릅니다만 자기들 브랜드가 고급이어서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믿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그런 이미지도 없지는 않으니

음...... 뭐 믿는 건 본인 자유이죠. 대신 책임은 못 집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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