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구직 시장의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을지에 대한 답변

in #kr5 years ago (edited)

[질문]



현재 금공을 목표로 최대한 취업준비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고민이 생겼습니다. 알고 지낸 동생이 있는데 이 친구는 역량이 매우 우수한 친구입니다. 한 학기에 남들은 하나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활동 여러 가지를 하면서, 공모전 및 홍보대사에서 대상을 받이나 우수상을 받은 경험도 많고 자기소개서랑 면접도 많은 경험을 통홰 단련되어 있습니다. 학업 측면에서 학점관리도 뛰어나서 학점도 과에서 다섯 손가락안에 들 정도이죠.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는 멋진 동생이지만 한편으로는 앞으로 구직시장에서 저러한 경쟁자들을 만나게 된다면 저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한 경쟁자들 앞에서 대외 활동 측면이나 자기소개나 면접 등 어떠한 차별화를 가져야할지 혹은 어떤 부분을 경쟁력을 가져야할지,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구직시장에서 승률을 높일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이 동생도 저랑 같이 금융공기업을 생각하고 준비할 예정이거든요.

한편으로는 저는 뭐든 완전하지 않아서 불안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그 동생보고 자극받아서 작년에 대외활동을 여러 군데 지원해보았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대외활동에서 자기소개서 서류측면에서도 번번이 탈락하고 면접에서도 잘 붙는 편이 아니라 여러 군데 써보았는데 한군데 할까말까한 정도입니다.

저와 같이 학창시절에 동기들 혹은 지인들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있으신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구직시장에서 승률을 올릴만한 방안을 강구할 지 궁금합니다.


[답변]


일단 취업은 대학 입시와는 다르고 성적 순대로 줄 세우지 않습니다.

물론 기본적인 머리와 성실성은 중요합니다.

일단 머리도 중요해요. 어차피 일 시키면 다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하는데 머리가 좋아야 빨리 적응하니까요. 예전 기숙사에서 우연히 룸메이트가 된 본교가 아닌 캠퍼스를 다니는 동생이 참 싹싹하고 성격이 좋길래 메이저 금융권 인턴을 추천해줘서 입사를 시킨 적이 있는데(당시에 대학교에서 제일 친한 형이 그 회사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석 달을 못 버티더군요. 만약 그 친구가 잘 했다면 좋은 학교가 아닌 친구들에게도 그 이후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겠지만 오히려 나쁜 선례를 남기고 말았습니다. 좋은 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머리 좋은 사람도 많습니다만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그걸 일일이 관찰하고 있을 시간이 없으니 확률적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성실성을 본다는 점에서 여전히 학벌도 중요하고 여기에 더해 학점도 보죠.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말 그대로 커트라인만 넘기면 됩니다(그러시지는 않으시겠지만 혹 더 스펙을 쌓으려고 휴지기를 가지는 건 자기 도피입니다, 자기가 얼마나 잘 준비되었는가보다 타이밍이 더 중요하고 원서를 하나라도 더 써야 그 타이밍을 잡기 좋습니다). 어차피 조직에서 빌 게이츠나 스티븐 잡스를 뽑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이런 사람들은 조직에서 가장 기피하는 유형에 해당합니다) 연산 기계를 뽑는 것도 아니니까요(컴퓨터랑 구글이 있는데 달달 암기 잘 하는 능력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세상에 공짜는 없어서 그만큼 스펙이 화려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다른 곳에 가기도 쉽고 자기 자부심도 강한 법이고 인사담당자들도 그런 사실을 압니다.

기업에서 누구를 뽑았는데 2, 3년 뒤에 그만둔다면 실은 그 기업은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래서 입사 시 가장 중요한 건 조직에 대한 충성도나 인화력입니다. 나는 이 직장에 다니면 싸다구 맞아도 목숨 바치겠다, 이런 모습이 보이는 게 좋죠.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의 경우 워라밸을 중시하고, 전 세대처럼 직장에 대한 헌신보다 자기 삶의 개인적 가치를 더 중시합니다. 인사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세대 위 사람들 역시도 이걸 못마땅해하되 현실적으로 이를 수용하는 단계에 접어든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서적" "후배"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겠죠. 아 얘는 내가 신입 사원 때 했던 것처럼 끈끈하게 같이 갈 수 있는 애구나, 이런 인상을 주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근데 사실 인사담당자들 입장에서 그럴 줄 알고 뽑았는데 뒷통수 맞은 경험이 누적된 상태이고 이 양반들도 바보가 아니다보니 생각보다는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아예 신입 사원에게 그런 태도를 기대하기보다는, 어차피 2, 3년 뒤에 그만둘 거, 그냥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애를 뽑자, 이래서 경력직 채용이 늘고 있다더군요.

그냥 그런 점에서 투 트랙으로 스토리텔링을 해보시면 어떨까 생각이 드는군요. 말은 마음대로 지어낼 수 있지만, 살아온 세월은 바꿀 수가 없는데...... 어차피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았을 이유도 앞으로 살 이유도 없지만, 여하간 몇 가지 삶에서 결정적인 사건을 관점에 맞게 써보면 어떨까 생각이 드는군요.

저라면 일단, 저 친구와의 비교나 서류가 잘 되지 않는다는 걸 면접이나 자기 소개의 주 소스로 써먹어보겠습니다. 내가 저런 사람에 비해 부족한데, 그래서 나는 뽑아주면 좀 부조리한 면이 있어도 부족한 날 뽑아줬으니 더 감사한 마음으로 다닐 것이고, 저렇게 똑똑한 타입에 비해 인화나 로열티에서 강점이 있다...... 뭐 이런 거요. 여기에 더해 이런 이야기의 살을 붙일 몇 가지를 더해 조직에 잘 맞는 사람이라는 스토리를 써내면 어떨가 생각이 드는군요. 예를 들면 군대에서 분대장을 했다던가 무슨 몇십년 터울 선후배 동기들 모임이 많은 곳의 장을 하고 있다던가(이런 거 좋은 거 같습니다. 해보면 정말 재미도 없고 아버지 뻘 선배들 술 주정이나 들어줘야 하거든요. 요즘 이런 거 챙기는 젊은 사람들 별로 없는데 그런 걸 한다면 좋겠죠), 그런 게 좋은 소스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역설적으로 그걸 검증하고 레퍼렌스 체크를 하기에는 요즘 채용 비리에 대한 서슬이 시퍼러니... 그런 모임 있으면 좀 재미 없을 거 같아도 찾아가 나가보시고 정보를 수령한 후 거짓말로 판명되지 않을 선에서 자기 포장을 좀 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취업 시즌에 급하게 만드는 인맥이 취업에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 트랙으로, 나는 채용하면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직에 준하는 사람이다라는 걸 어필하면 좋을텐데..... 사실은 이건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도 예전에 일 한 번도 해보기 전에 자기소개서나 경력기술서 쓴 거 보면, 학생이 썼다는 티가 팍팍 납니다. 근데 현업에서 실제로 일해본 선배들이나 그런 사람들과 인맥이 있다면 그 사람들이 취업에 청탁을 해줄 수는 없어도 그 자리가 어떤 사람을 뽑는 자리이고 무엇이 가장 요구되는지 정도는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인이 쓴 서류를 한 번 만져줄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렇게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나중에는 좀 더 감도 생길 수도 있고 그 자리에서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겠죠.

사실 쓰고보니 한계가 있네요. 취업에 도움이 되는 동아리 경쟁률이 요즘 100대 1이라고 들었는데, 아마 그래도 질문하신 분보다는 취업이 쉬웠던 나이대라, 요즘 취업 시장과 거기 맞는 스펙을 쌓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하는 헛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채용 역시도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맺는 것의 연장인 만큼, 결국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간파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통상 제가 말한 두 가지가 요즘 기업이 원하는 구직자의 자질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멘탈과 관련해서 한 말씀 더 드리면 음 굳이 다른 친구와 비교하지 마세요. 무슨 재능이 절대적인 스포츠 같은 영역에서 링 위에 둘 올려놓고 싸움 붙이는 것도 아니고, 사업이든 조직 생활이든 간에 공부 잘한 순서대로 유능한 것도 아니고, 그런 사람을 꼭 뽑는 것도 아닙니다. 그 친구가 어디 채용이 된다고 질문자님이 불합격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타고난 자질이나 재능도 중요하고, 상대방의 강점과 정면 승부하는 건 위험하며 때로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처럼 어느 시점부터는 죽었다 깨나도 그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사례도 있지만...... 인생은 일대일 게임의 승패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수만번의 싸움에서 개별 게임의 승패와 관련 없이 누적으로 점수를 많이 따느냐와 더 가깝다고 보니까요(특정 개인에게 지거나 양보해도, 거기서 자기 몫, 이를테면 이걸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신뢰를 얻거나 또는 스스로 교훈을 얻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던가 말이죠). 십년, 이십년 단위로 보면 마치 고등학교 때 잘 나가던 양아치가 지금 순한 양 한 마리로 살고 있는 사례도 흔하고 범접할 수 없는 천재로 보였던 친구가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작 인간이 강하고 잘나봤자 멀리서 보면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것은 질문자님이 두려워하는 경쟁자들도 그렇고, 혹 나중에 질문자님이 성공해서 사람들이 모두 질문자님을 뛰어난 사람이라고 칭송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전국시대 일본을 호령했던 시마즈 4형제의 할아버지인 시마즈 닛신사이가 죽기 전 손자들에게 남긴 유언을 하나 적어볼까 합니다.

「불리하다고 두려워하지말며 유리하다고 적을 깔보지 말아라. 오직 이 몸은 흙에서 나왔을 뿐이라 생각한다면 반드시 하늘의 도움이 있을 것이다(不勢とて敵を侮ることなかれ 多勢を見ても恐るべからず 道にただ身をば捨てんと思ひとれ かならず天のたすけあるべし)」

남을 두려워하지도, 그렇다고 남과 비교하며 안심하시지도 마시고 그냥 자기 페이스대로 꾸준히 하시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ort:  

맨 마지막에 시마즈 닛신사이가 신장의 야망에서 도진일신재 였던가요?

신장의 야망을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참 해보고 싶은 게임이긴 했는데요 의외로 지금 시대에 '해본 적 없는' 도스 게임을 하기는 어렵더군요 ㅠㅠ

신장의야망은 14인가 15까지 나와서 최신 컴터로도 잘 돌아갑니다. 저는 14 3번째 확팩인가까지 해본듯..

덕분에 일본 지리와 전국시대 역사를 꽤 익혔죠.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번역의 높은 벽이 있지 않나요?
신장의 야망을 원할하게 플레이하는 법이 있다면 저도 한번 해보고 싶군요 ㅎㅎ

독음패치(한자 부분만 한글로 바뀌는 것) 나 아니면 많은 부분 한글화 패치 또는 이미 적용된 파일을 여러 경로로 구하기 쉬울 겁니다. 저는 12와 14를 즐겨 했었어요. 혹시 삼국지 해보셨다면, 삼국지 시스템이 보통 신장의야망 에서 베껴온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저도 그건 들었어요 ㅋㅋ 삼국지가 신장의 야망 lite 버전에 불과하고 조조=오다, 유비=이야에스 이런 식으로 캐릭터가 정립됐다고 ㅋㅋ

정작 해보려는 시도를 꽤 해봤던 거 같은데 늘 실패했던 기억이 ㅠㅠ 한 번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ㅋㅋ

살이되고 피가되는 좋은 말씀이네요~
2018년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오늘도 디클릭!

ㅎㅎㅎ 감사드립니다 곧 새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

Hi @admljy19!

Your post was upvoted by @steem-ua, new Steem dApp, using UserAuthority for algorithmic post curation!
Your UA account score is currently 4.006 which ranks you at #3629 across all Steem accounts.
Your rank has dropped 2 places in the last three days (old rank 3627).

In our last Algorithmic Curation Round, consisting of 209 contributions, your post is ranked at #138.

Evaluation of your UA score:
  • Some people are already following you, keep going!
  • The readers like your work!
  • You have already shown user engagement, try to improve it further.

Feel free to join our @steem-ua Discord server

시장 자본...
탈중앙화 세상에서는 변화하즈앙~!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Coin Marketplace

STEEM 0.25
TRX 0.11
JST 0.032
BTC 61830.08
ETH 2986.99
USDT 1.00
SBD 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