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스팀잇: 천진난만한 생각.

in #kr7 years ago (edited)

2016년 7월 4일 스팀잇이 출시되고 자리를 잡은 지도 1년하고 반이 더 되어갑니다. 저는 2018년 1월 초 즈음에 가입해 가입한지 2달이 다 되어가는 세미-뉴비입니다. 스팀잇의 전반적인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Bandwidth 부족 현상을 겪은 세대로 최근 급증하는 뉴비와 포스트 및 댓글의 수가 스팀잇을 변화시키는 현장에 참여하고 또 목격 하였습니다.

스팀잇은 블록체인 기반 SNS로 탈중앙화, 투명성, 공평성의 이상적인 목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상은 구체화 되었을 때 실제와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거나 실제에 변질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팀잇 또한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스팀잇이 주장하는 “글을 써서 보상을 받아라”의 이면에 숨겨진 현실은 사실 스팀파워가 많은 사람에게 보상을 받으라는 뜻이고 대량의 스팀파워를 보유하기 위해선 채굴보단 돈으로 사라는 뜻 이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백 명의 뉴비에게 업보트를 받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 보다 스팀파워를 많이 가진 한 명에게 업보트를 받고 소통하는 것이 그리고 스팀파워를 얻기 위해선 선발주자도 아닌 후발주자 들인 뉴비가 수십 번의 홈런을 쳐야 가능한 체계가 어떻게 탈중앙화, 투명성, 공평성이 접목되는지 의아스럽습니다.

결국엔 주류의 글을 쓰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거리낌 없는 뉴비분들 이거나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달필의 글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생존할 수 없는 시스템 인 것 같습니다.  어쩐지 스팀잇에서 거세지는 목소리중 하나인 ‘뉴비로서 노력을 해야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또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왜 노력도 없이 일확천금을 바라냐?’ 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고 갑을병정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익숙하게 듣던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리는지 고심해봐야 할 것입니다.

만약 선의를 가지고 스파임대를 진행하시는 고래분들과 스팀잇 내에서 유명한 @virus707님, @danbain님, @abdullar님, @jhyun6913.park님, 꽃북님 그리고 제가 미처 알지 못하는 지원받지 못한 작가들에게 보상을 쥐어주는 많은  분들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스팀잇이 지금의 다양성과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체계의 불안정함을 개인의 노력으로 메워 가는 시스템이 언제까지나 지속될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끝으로... 그리고 어쩌면.....

남들에게 웃고,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싫지 않은 소리를 하며, @jihn0729 님의 “스팀잇 활동에 대한 고민 그리고 보팅 지원”에서처럼 다소 경직되어 살아야 하나의 공동체가 지속되고 또 그 공동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단 스팀잇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공동체라는 집단이 가진 공통적 숙명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스팀잇의 이상을 믿으면서도 동시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보상에 대한 저만의 이기적인 잣대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으나 무엇보다 스팀잇을 비주류도 설 수 있는 자리로 인식한데 에 기인한 게 큰 것 같습니다. 시장의 법칙이 스팀잇 에서는 빗겨나갈 수도 있겠다는 천진난만한 생각이 시장의 법칙(물품의 거래에서부터 그것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통틀어) 에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의 손도 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스팀잇은 또 다른 시장을 만들었고 다시 한 번 “모든 것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시장에 순응하는 태도를 양산하는 것 같습니다. 

긴 푸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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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 기존 진입자들이 큰 수익을 낸 것은, 그들 역시 다른 자본이 코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입니다. 자본은 이동합니다. 역사가 깊습니다. 나이가 많습니다. 그 자본을 이동시키는 행위가 모든 경제활동의 근본입니다. 가진게 없는 사람이 갖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게 당연합니다. 현실에서 월세 30을 받을 집을 사기 위해서는 6000만원은 있어야 합니다. 스팀잇에서 한달에 60스달을 벌기 위해서는 3000스팀, 1500 만원 정도만 있어도 됩니다. 그렇게 보자면 현재 스팀잇의 수익률이 현실과는 넘사벽인 것이 분명하지만, 그 3000스팀을 그저 글만 써서 벌기 위해서는 저처럼 3개월간 밤낮 없이 수천개의 글과 댓글을 달아야 할 지도 모릅니다. 자본주의인 이상 시장이 아닌 곳은 없습니다. 경제의 기본은 가치의 교환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공짜로 돈을 주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스팀잇은 공짜로 돈을 나눠주는 곳이 아닙니다. 다만 현실과 비교해서 어마어마하게 후하게 돈을 나눠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장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니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나 많은 선의와 좋은 분들 덕분에 시장과는 좀 벗어났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지적 정말 감사 드립니다

스팀잇과 비슷한 플랫폼이 만약 생기면, 이같은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 스팀잇의 성공여부와는 별개로 SNS의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스팀잇같은 보상시스템이 존재하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예상해보면서요.

공동체의 숙명 , 이상적인 시스템을
만들기는 어렵다 하지만 다시한번 노력을 하면 그나마 조금은 움직이는 뭔가는 보여지지
않는가 ... -> 이상 제 생각 주저리 해봤어요 ^^;;

먼저 들어온 분들에 대한 권리는 어느 정도 인정해줘야 할것 같아요 그분들 마저 포기했다면 지금의 스팀잇 자체가 없었을 지도 모르니 말이죠.
일단 모든 뉴비가 현질 없이 성공할 수 는 없겠지만 몇 몇의 뉴비가 없이 몇 년 뒤에 고래가 될 수 있다면 시스템 적인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년이상 하고 계신 분들 중에서도 아직 돌고래도 못되신 분들도 있더군요.
먼저 스팀잇에 들어왔다고 모두 고래가 된것은 아닙니다^^.

음.... 그래도 조금씩 같이 가자고 노력해 주시는 고래분들이 계셔서 이렇게 kr 자체가 흥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조금씩 스팀잇도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겠지요 알게모르게 조금씩 바꾸어 가는것이 느껴집니다... 저는 꾸준히 노력해 보는것으로 계속 스팀에 접근해 볼것 같습니다.

먼저 저 또한 항상 도움을 받았고 받고 있습니다~ㅎㅎㅎ
정말 사랑이 넘치는 스팀잇이죠~ㅎㅎ
그리고 actapeta 님께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저야말로 보람된 일이었습니다~ㅎㅎㅎ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 부탁드리고 우리 같이 항상 힘내요~!!ㅎㅎㅎ
아자아자~!!

도움을 주시고도
이렇게 겸손하시네요....
다 떠나서 정말 감사 드리고
jhyung님 처럼 좋은 분이 있어서 더 오랫동안 열심히 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스팀잇은 언젠가 비주류가 될거라고 생각해요. 시스템의 보완과 집단 사고의 변화에 발 맞춰가는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제2, 제3의 스팀잇이겠지요.

다만 첫 단추인 스팀잇의 수명은 아직 많이 남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상승, 하락하며 어떤 그래프를 그려나갈지 저는 궁금합니다.

천진난만(?)하신 @actapeta 님 글에 동의 합니다. 천진난만한 글에는 울림이 있습니다. 리스팀합니다. 참고로 ㅎㅎㅎ 저도 아직은 천진난만한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엄청난 량의 코인을 소비하는 거인고래 도입과 지속적 가치유지와 발전을 위한 코인 burn 제도 도입을 를 주장합니다.

어떤 플랫폼이든 모든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것은 없다고 봅니다. 해당 플랫폼이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를 파악한후에, 얻을려고 하는 목적(팔로워 수, 수익 등)에 따라서 방법을 찾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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