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치장하는데 드는 비용 - 세대간의 차이.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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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세대(현재 20~30대)의 젊은이들은 존재론적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존재 가치가 과시와 위시의 헤게모니 속으로 편입되어 작동한지 오래된 현재에서 사회가 규정하는 모호한 인간성의 틀에 함몰될수록 젊은이들은 자신의 존재 가치가 위축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정치적 연대와 민족주의적 결합이 이전의 세계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현재의 세계에선 귀의할 수 있는 공동체의 부재가 젊은이들의 위태로운 존재성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일명 ‘공공의 선’이라는 협력의 집단적 의식이 공동체가 붕괴되면서 사라졌다. 공동체를 잃어버린 젊은이들은 자신이 자라난 집과 세상과의 커져만 가는 괴리 속에서 낯선 이들을 더 의심하고 또 그 괴리 속에 방황하는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고 규명하기 위해 더욱 더 과시와 위시의 도구들을 사용하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청춘을 치장하는데 드는 비용이 많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현시대의 청춘은 언제까지나 마음속에 꽃을 간직하고, 활기차게 앞으로 걸어가며, 푸른 밤하늘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만족 될 만큼 그들의 존재성이 확실하고 또 안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빠르게 바뀌어 가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쫓기고 움직이는 젊은이들은 자신의 존재성이 건강한 토지에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 행위 자체가 시대를 거스르는 시대착오적인 퇴보가 되는 것이다. 예컨대 과거에는 존재를 향한 지성인들과 예술인들의 향연이 세상이 나아가는 방향과 언듯 일치하였지만 현재는 실질적 가치를 잃어버린 탓에 반대로 등을 지고 걸어가는 셈이다. 그렇기에 더욱 더 젊은이들은 존재를 탐구하는 여정에서 멀어지고 거기에서 오는 빈곤을 위시와 과시의 트렌드에 발 빠르게 맞추는 것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요즘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불화가 대두되고 있다. ‘요새 젊은놈들은 돈을 허투루 쓰고, 참을성이 없고, 불평이 많다!’ 와 ‘틀딱이가 또 모르면서 잔소리다’라는 대화의 양면에는 어떤 존재론적 투쟁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사실 세대 간의 괴리에서 비롯되는 불화는 이처럼 막무가내로 꼰대와 철없는 것들의 싸움으로 치닫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조금만 생각해 보면 기성세대와 신세대는 서로 전혀 다른 존재론적 투쟁을 통해 자라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방식의 빈곤을 다른 사회와 문화와 부딪치며 다른 방법으로 해결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이한 배경을 항상 염두에 두어두고 각 세대 간의 존재론적 빈곤이 어떻게 그리고 어떤 목소리로 현재 사회에서 구현되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세대 간의 괴리를 줄이고 존재성에 대한 투쟁이라는 공통된 지면에서 제대로 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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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기성세대와 신세간의 갈등은 앞으로 더 심해질 거 같아요 ㅠ흑흑

저도 기성세대분들이 보면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신세대지만... 확실히 회사에 막 들어가서 돈을 쓸때와 몇년 지난 지금 돈을 쓰는 게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스트레스 받으면 스트레스 받는다고 쓰고, 기분 좋으면 좋다고 쓰고.. 이랬는데 이제는 확실히 돈 무서운 걸 깨달아서인지 돈 쓰는걸 조심하게돼요. 아마도 제가 점점 더 나이가 들면 치장하는 데 들이는 돈을 철저히 줄이겠죠..?ㅎㅎ

맞아요.기성세대와 차이가 나기때문에 서로스트레스로 불화가 커지는것같아요.물론 기성세대때는 경제도 그리도 취업도 지금과 많이달라서 그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겐 옳다고 깨달은 방식이겠지만 강요와 비교보다는 기성세대도 수용의폭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할것같네요

글을 읽다보니 나이든 세대는 체면을 살리는 데 비용을 많이 들인 게 아닌가 싶네요.

문제는 의식이 바뀌고 있다는것이죠..... 이제 계층간의 이동사다리는 없어졌습니다.... 이전에는 진짜 죽으라 일만하더라도 어느정도 벗어날수 있는데... 이제는 그게 안된다는 의식이 팽배해있죠.... 그러니 지금 세대들이 현재를 즐기는 가치를 더 선호하게 된게 아닌가 합니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만큼 세대별 괴리도 커지는거 같아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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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불화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얼마전에 임권택 감독님이 만드신 영화 '축제'를 봤는데, 그 영화속에서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어르신들은 "쯧쯧, 요즘 것들은 어른공경할 줄도 모르고, 참을성도 없다" 이러시더라구요 ㅎㅎ 옛 로마제국 때의 철학자들도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와 비슷한 얘기를 썼다고하니, 세대갈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나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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