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편지. 교사의 반성문. 나는 후천적 교사이고 싶다.

in #kr6 years ago (edited)

얼마전 제자에게 손편지가 가득왔다. 예전에 "The 말랑"이란 학생 연극회를 같이 했던 맹** 군이다. 우리는 같이 장애인식 개선 연극을 만들었고, 중증장애시설에 자원봉사를 하러 다녔었다. 제자는 벌써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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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받게된 선물 박스와 손편에 나는 감동했다. 맹** 군의 손편지를 읽으며 교육에 대한 안타까움과 동시에 밝은 미래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후천적 교사이고 싶다."라는 책을 준비해 볼까 생각만하다가... 빈둥거리다... 제자에게 정곡을 찔리게 된는 느낌이다. 나처럼 많은 교사분들이 학생이 보는 우리나라 교육은 어떤 모습인지 한 번 느껴보면 좋을 것 같아 편지 내용을 올려본다.

. . .

고등학교에서 저는 저의 가치관을 정립하기 위해, 때로는 힘들었고, 때로는 실수하고, 때로는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저 스스로 매번 성장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제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가 '대학을 가기 위한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생가하고 고민하는 것이 사치라고 여겨지는 그런 환경입니다. 성적이 점차 올라가는 것에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이 있습니다.

'내가 성적이 이만큼 올랐다?' 라는 말ㅇ느 쉽게 말하며 자랑할 수 있지만, '내가 이런 경험 속에서 어떤 것ㅇ르 느꼈고, 나는 그런 사람인것 같아!' 라는 말은 그저 일기 속에나 적을 수 있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내 경험(시행착오)을 이야기하며 내 생각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지만, 시험공부를 방해할 것만 같은 걱정 때문에 항상 주저하고 맙니다. 너는 어떤 생각을 가진 사람이니? 라며 질문하고 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어~ 라며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저는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런 사회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요.

<칼리의 프랑스 학교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만약 아빠라가 된다면 정말 많이 토론해야겠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아이만큼은 자신의 생각을 자신있게 밝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상과 현실은 다르겠죠. 아빠와 같은 책을 읽고, 인상적이었던 구절을 서로 공유하고 서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함께 뉴스를 보고서도, 영화를 보고나서도, 부끄럼 없이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수업 중에 질문하는 것조차 주변 친구들의 눈치를 보게되는(봐야하는) 지감의 상황으로서는 저 역시 용기내서 이야기하기가 어렵네요. 제가 페미니즘 소견서로 제 친구와 함게 토론했던 것이 저의 작은 발걸음이었지 않았나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원하는 이상적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는 조금씩, 여러 방법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분명 힘들고 어렵고 외롭겠지요.

(저는 원래 게임을 즐겨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게임하는 것보다, TV를 보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책 읽는 것이 더 재밌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구절을 직접 쓰고,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게 참 재밌더라고요. 그냥 글을 쓰는 것도 재미가 있고요. 저는 분명 공부를 하고있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은 공부라고 하면, 국영수 등의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만 떠올리는 걸까요?

독서하고 글쓰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분명 공부인데 말입니다.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는 공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어떤 가치고나을 가진 건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어떤 사람입니까?

저는 어떤 사람일까요?

. . .

어린시절 반성문... 빽빽이를 쓰는 심정으로 제자의 편지를 한 글자 한글자 타이핑치며... 다시 돌아본다. 나는 어떤 교사인가?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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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을 다 가져 갈 수 있음 참 좋을텐데 말이죠...^^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저런 제자를 둔 것 자체가 크나큰 보람일 듯하네요.

“다시 돌아본다. 나는 어떤 교사인가?”
제자의 편지를 두고 그리 반추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한, 우리네 교육, 믿음이 갑니다.

​선생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아이를 키워보니 말 처럼 되지는 않네요.
아이와 취미가 같다면 참 좋은데, 요즘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니 제가 게임 방송 보면 옆에서 머라고 물어보면 또 시크 하게 대답을 해서 묻기도 힘드네요. ㅠㅠ
하고 싶은 것 하라고 해도, 하고 싶은 일이 먼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저 부모와 선생님은 지켜 봐주는 사람이 되면 좋은데, 쉽지 않은 일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노력하는 것이 게으른 것 보다는 좋지만,
즐기는 요소도 필요해 봅니다.
세상엔 모든 것이 공평하진 않으니
내 노력만 생각하다 보면
자칫 주화입마에...

참 좋은 말을 주었네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언제나 고민하는 건 필요하죠...

^^ 여유가 있어야지 그런 생각할 수 있는 거에요. 사실 ㅎㅎ
진짜 힘들면 그런 소리 안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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