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의 요리 - '어제 뭐 먹었어?' 따라하기 (1)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aaron2020jeju 아론입니다.

busy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오늘 정말 바쁜 하루였습니다. 영상 번역가로 일하면 가끔은 밥 챙겨 먹기 힘든 날도 있는데 요즘이 계속 그런 날들입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18시간도 우습죠. 하지만 굶으면 안 된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몸 상해가면서 돈 벌어서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어요? 전 가족도 없는데 말이죠. 그럴수록 잘 챙겨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종이책보다 전자책을 더 많이 보고 있습니다. 제주도 산골 오지에서 책 사러 나가는 것도 쉽지 않고, 거의 모든 물건을 택배로 받고 있는데 책은 배송 올 때까지 기다릴 성미가 못 되어서 주로 전자책을 애용하고 있죠. 서점의 냄새와 종이책의 촉감을 사랑하는 저이지만 사람이란 상황에 따라 변해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어제 전자책 서점을 뒤지다가 조금은 오래된 만화책을 발견했습니다. 제목이 특이해서요.

'어제 뭐먹었어?'

이게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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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91131305522#N)

아시는 분이 많은 작품 '서양골동양과자점'의 요시나가 후미 작품으로 도쿄에 사는 변호사와 미용사 게이 커플이 밥해먹고 사는 이야기더군요. 정말 밥해먹고 사는 이야기 맞습니다. 게이 커플 이야기라고 해서 흔한 BL물 같은 야시시한 묘사 같은 건 없고요, 오히려 40이 넘은 두 남자가 같이 살면서 겪을 법한 소소한 일상과 일터에서 겪는 직장인의 갈등, 가족이나 이웃과의 에피소드가 간결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이 해먹는 밥의 레시피가 시시콜콜 자세하게 나와 있고요. 한동안 다이어트 하느라 닭가슴살과 고구마만 간단하게 먹고 살았는데 이 만화를 보다보니 다시금 요리의 의욕이 불타 올라서...

오늘 바쁜 와중에 오랜만에 밥상을 차렸습니다.

'어제 뭐 먹었어?' 2권에 나오는 쇠고기샐러드볶음 + 감자 샐러드 + 토마토 계란수프를 그대로 재현해 봤어요.

책에 나왔던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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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익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데요. 랩으로 감자를 싸서 전자렌지에 4분, 다시 뒤집어서 전자렌지에 4분 더 하면 속까지 잘 익습니다. 저는 전자렌지 조리법을 선호하진 않지만 책에 있는대로 따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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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익는 사이에 양파를 준비합니다. 양파를 채썰어서 소금을 골고루 뿌려 놓습니다. 그러면 감자샐러드에 쓸 양파가 숨이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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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썰었던 양파는 물에 씻어서 소금기를 살짝 빼고, 우유 + 발사믹 식초 + 치킨 스톡 분말 약간과 함께 섞어주고 설탕을 뿌린 뒤, 전자렌지에서 나온 뜨거운 감자는 저 뜨거운 상태로 넣고 으깨면서 껍질만 벗겨 골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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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샐러드가 식는 동안 샐러드에 넣을 오이를 얇게 썰어서 소금 뿌려 절여두고요. 토마토계란 수프는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청주, 소금, 치킨스톡 분말을 섞어서 끓이다가 끓으면 깍둑 썰어놓은 토마토를 넣고 같이 끓여요. 한소끔 끓인 후에 풀어 놓은 계란을 두르고 불을 끈 다음 참기름 두르고 소금 약간 넣습니다. 원래는 오크라를 넣으라고 되어 있는데 오크라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식재료라 일단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토마토 계란 수프(탕?) 이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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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에 절여놨던 오이는 물기를 꼭 짜서 감자와 섞어줍니다. 그리고 마요네즈, 소금, 후추로 마지막 간을 하면 감자 샐러드 완성. 이제 오늘의 메인 요리인 쇠고기샐러리 볶음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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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호주산 쇠고기 불고기감이고요, 여기에 청주, 간장, 후추로 밑간 해서 잠깐 놔둡니다. 그리고 샐러리와 당근, 대파를 채썰어서 준비합니다. 프라이팬을 달구고 기름을 두른다음 편생강으로 향을 내고, 쇠고기, 당근, 샐러리, 대파 순으로 투하해서 익혀줍니다. 그렇게 하면 오늘의 한상차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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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상 잘 차려 먹었습니다. 책에는 살 안찌는 메뉴라고 나왔던 것 같은데 배가 너무 불러서 생각해 보니 책 속에선 커플 둘이 먹을 양을 저 혼자 먹은 거군요. (...)

뭐, 그래도 밥을 잘 먹었으니 디저트는... 또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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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책에 없는 제 디저트입니다 냉동 블루베리+ 냉동 딸기 + 레몬즙이죠. '최강의 식사'라는 책에 나오는 베리 디저트입니다. 시트러스와 베리는 당분이 적고 항산화 물질은 많은 좋은 과일이라고 해요.

하아, 이렇게 해서 '만화책 따라 요리 하기' 첫 시도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오랜만에 요리 하니까 기분도 좋고, 배도 불러요. ^^ 앞으로도 만화책에 나온 요리들을 종종 따라해보고 그 결과를 스팀잇에 올려볼 생각입니다. 기대해주십쇼. ^^

댓글과 보팅은 사랑입니다

맛있는 요리와 디저트도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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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직접 하신 반찬이군요. 맛있겠어요. 만화책으로 요리 공부해서 방송 나왔던 사람 생각나네요!

가끔 해서 먹으면 그냥 뿌듯해요. ^^

스팀가격이 떨어지는 절대보팅금액이 줄어드네요...
ㅠㅠ
그래도 같이 힘냅시다!! 화이팅!
후후후 딸기청이나 만들어볼까합니다!
https://steemit.com/kr/@mmcartoon-kr/6jd2ea

뭐 보팅 금액은... 올라가면 좋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너무 신경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 딸기청 만드시면 인증샷 올려주세요. ^^

헐.. 제가 오치님을 여태 팔로우 안 하고 있었네요.. ^^ 죄송합니다. 급 팔로우 눌렀어요.

아론님! 건강에도 좋은 요리인 것 같습니다 ㅎ 맞아요 굶으면 안되요 ㅠㅠ
이번에 저도 전자책 구매해보려고 크레마 그란데 재입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는 아이패드 프로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 좋은 주말 보내세요. ^^

건강한 식단 이군요. 얼마전 제주에서 천혜향 까먹고 있는데 '육지딸기'라고 써붙인 과일 트럭이 돌아다녀서 신선했습니다:)

여기선 무조건 육지라고 부릅니다. 마라도 같은 부속 섬에선 제주도 본섬을 육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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