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아론이야
암막 커텐을 치고 자면 눈을 떠도 몇시쯤인지, 날씨가 어떤지 느낌이 안 오는데 시계를 보면 신기하게도 매일 같은 시간이야. 아침 6시 반. 몸을 일으켜서 주섬주섬 옷을 입고(?), 화장실에 가서 물을 빼고, 입을 헹구고, 커피를 갈고, 모카포트에 커피를 내리고, 그 사이에 빨래를 돌리고, 문 앞에 와 있는 택배를 들여서 냉장고에 정리하고, 냥밥을 주고, 내려진 커피에 버터를 넣어서 방탄 커피를 만들고... 그리고 베란다에 앉아 밖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짧은 아침 나절에도 꽤 하는 일이 많네?

어제는 짐정리 하느라 바쁜데 사료가 다 떨어져서 밥을 못 줬거든. 그런데 어찌나 따라다니면서 밥 내놓으라고 난리를 치던지. 바닥에 누워서 있는 귀염, 없는 귀염 다 떨고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서 일하다가 말고 나가서 사료를 사왔지. 참고로 여기서 사료 사러 나가려면 버스 타러 가는데 15분, 버스 기다리는데 10분, 정류장에서 마트까지 걸어서 또 20분... 덕분에 내 먹을 것까지 장을 봐오긴 했지만 냥 때문에 엄청난 시간을 써버렸지. 뻔뻔한 놈. 캣닙을 사와서 괴롭힐까 하다가... 그냥 냥들의 마약 간식, 차오츄르를 사다가 사료랑 나란히 줬는데... 맛난 건 알아가지고 차오츄르 먼저 싹싹 핥아먹고 그 다음에 사료를 먹더라고. 때맞춰 거둬 먹였더니 때깔 좋아지는 것 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