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先生'으로 모시고 싶었던 분이 계신지요..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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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은..
제 인생에 중요한 날로 기억될 것 입니다.

그 이유는..
세상에 살아계신분 중 가장 존경하던 저의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날이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우리말을 가르쳐 주셨으며
고등학교 1학년 동안 저를 돌보아주셨습니다.

꿈많고 친구와 놀기 좋아하던 그때
제 인생에 진정한 先生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죽은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을 기억하시는지요?
지금까지 사회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키팅 선생님과 같은 은사를 만났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선생님을 뵌적도 들은적도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제게는 키팅과 같은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판에 박힌 학습과정에 따른 교육보다
진정 우리가 알아야할 것들을 알려주셨고
내가 나의 이면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셨으며
대입시험으로 인해 경쟁자로만 보일
친구와 우정을 쌓는법을 알려주셨습니다.

진정한 先生님의 의미를 알려주신
제 인생의 축복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제대로 사랑할 수 있도록
사모님과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기에
저 또한 지금처럼 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었고

두 자녀에게 모범이 되셨던 모습으로
바르게 자라난 선생님의 자녀를 보며
제 아들 또한 멋지게 키울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납니다.
첫 주례였던 저희 부부에게
축사를 보내주시며 땀흘리는 모습에
아내가
"다음에는 잘 하실수 있어요 선생님 화이팅!"

이라며 말했던 그때를..

저희 부부의 마음에 들지 모르시겠다며
아들의 이름 '한터'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시던 그때를..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시지 않은 제게
큰형과 같은 모습으로
제게 항상 先生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선생님을 직접 뵐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항상 그 넉넉하신 웃음과
진심을 담아 제게 주셨던 그 말씀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졸업생들과 함께 저녁식사 한 번 하고 싶으시다며
정년퇴임 하시며 제게 말씀하셨는데..
못난 제자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선생님이 하시고자 하셧던 그 식사를
이제 말씀 한마디 듣지 못하는
선생님의 장례식에서야 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제게 해주셨던 그 모든 마음써주심으로
선생님의 못난 제자인 제가
남들에게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에 담긴 선물하나 드리고 싶었는데..
글쓰기를 좋아하셨던 선생님께
정말 마음에 드는 펜하나를 선물로 드리고 싶었는데..
그리고 이제서야
제 마음에 드는 그 펜을 찾게 되었는데..

선생님의 제자였음이 누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그리고 제 가정에 보내주셨던
선생님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편안한 곳으로 가시기를..
못난 제자 기도드립니다.


혹시나..
제 글을 통해
재작년 중앙대학교 부속고등학교 학교장으로 퇴임하셨던
임홍균 선생님의 제자분이 계신다면
12일 발인으로..
현재 분당 차병원에 빈소가 마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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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마음이 뭉클합니다. 제자들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선생님이라면 그 어떤 성공보다 큰 인생의 성공을 거두신 거라 생각합니다. 단지 말이 아니라 삶으로 가르칠 때 가장 큰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소철님의 은사님은 바로 삶으로 가르치신 전형이시군요! 이런 스승이 있다는 것도 행운이고, 이렇게 선생님의 은혜를 절절하게 그리는 제자가 있다는 것도 행운입니다.
저도 삶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마음의 옷깃을 여미고 다짐해봅니다.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과과정만 가르치는 가짜 선생말고 인생을 알려주는 진짜 선생님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네 제 인생에 단 한분의 스승이 계셨듯
더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감사합니다.

한터의 이름을 지어주신 바로 그 은사님이시군요. 소철님의 마음이 어떠실지 조금은 짐작이 되네요. 인생에 있어 평생 존경할만한 선생님을 만나기도 힘든데, 소철님은 정말 복이 많으신 분 같아요. 아무쪼록 가시는 길 서운치 않으시게 많은 제자들이 함께 보내드렸으면 좋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happyworkingmom
내일 가시는 길 끝까지 함께하려 합니다.
제게 해주셨던 선생님의 그 마음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지금 제가 해드릴수 있는것이 이것뿐이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nhj12311님 고맙습니다.

Thanks for sharing... Love it.

I appreci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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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and Good writing....
Success is always for you @sochul.....

I appreci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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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소철님을 보면 그 선생님이 어떤 분이셨을지 어렴풋이나마 짐작이 되네요.
선생님 좋은 곳으로 잘 보내드리고 소철님도 힘내세요.

@cheolwoo-kim님 고맙습니다.
지금의 제가 있을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께
제 감사의 인사를 직접 드릴수 없음이 아쉽기만 합니다.

소철님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거에요.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로사리아님 고맙습니다.
하늘에서도 교직의 꿈을 이루실 선생님이 벌써 그립습니다.

선생님을 생각하시는 소철님의 깊은 마음이 느껴집니다.
소철님같은 제자를 두셔서 선생님께서 생전에 행복하셨지 않으셨을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homechelin님 고맙습니다.
하늘에서도 제자들이 바른길을 걷기를 원하시는 선생님의 바램의 목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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