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애국(愛國)

in #kr-writing6 years ago

현재 우리가 처한 환경과 자리에서 우리는 '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2006년, 16살의 나이에 미국 시애틀로 유학을 떠났다.

그 당시만 해도 시애틀에서 한국사람 찾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니, 유색인종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었다. 내가 입학한 학교에서 오직 나 Asian이었으며, 백인 친구들은 나를 신기하게 쳐다봤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붙어있는 사립학교 였는데, 정말 어린 친구들은 나를 동물원에 원숭이 보듯 쳐다볼 정도였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뤄낸 뒤라, 나는 더욱 '대한민국' 사람 이라는 자긍심에 불타 있었고, 모두가 나를 좋아할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애들과 통성명을 하고 좀 친해질 무렵, 이 친구들은 '대한민국' South Korea가 어느 나라 인지도 몰랐던 친구들이 태반이었다. 진짜 여기서 충격받았었는데, 물어보니 당연히 내가 일본에서 온 줄 알았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나마 한국을 들어본 선생님마저 나에게 첫날 물어보는 말이 South(남한)에서 왔는지 North(북한)에서 왔는지 물어본게 기억난다.

그도 그럴것이, 그 당시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축구 라는 스포츠에 관심이 하나도 없었고, 어딜 가나 혼다, 도요타, 렉서스, 소니, 파나소닉 같은 일본 차나 제품들이 즐비했기에, 일본이란 나라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피부가 노란사람이 지나가면 무조건 일본 사람인 줄 생각했었다.

물론, 삼성이나 LG, 현대와 기아차가 보이긴 했지만, 정말 인지도가 많이 낮았었다. 그나마 LCD 티비로 삼성이 인지도가 있었는데, 이 마저도 일본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나는, 이 점이 너무 자존심 상했었다. 게다가 일본보다 뒤쳐진다 생각하니 너무 분했다.
그때부터, 나의 한국 알리기가 시작되었다.

선생님께 양해를 구해 주말에 배우고 싶은 학생을 뽑아 한국문화 특히 한글에 대해 가르쳤고, 티비는 무조건 삼성, 자동차는 무조건 현대를 사야된다고 강조했었다.

미국은 고등학교때부터 많은 학생들이 차를 사기 때문에, 그 당시 저렴한 한국차를 사라 권했었고, 미국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처럼 컴퓨터 온라인게임보다, XBOX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게임을 주로 하기때문에, 티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로인해, 내가 홈스테이하던 가정에서도 삼성으로 티비를 교체했고, 삼성의 끝내주는 기술력 때문에 미국교회에서도 사람들이 하나둘씩 삼성 티비에 관심을 갖고 바꾸기 시작했다. 그당시 LCD 티비는 거의 혁명적인 아이템이었기 때문에 다들 신기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뭣도 모르고 단지 자존심 상해서 했던 일들이 내가 자리한 환경과 학생이라는 신분에서 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할 수 있던 최선의 일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대학교 까지 미국에서 졸업한 뒤, 운이좋게 아마존이라는 기업에서 일을 시작 할 수 있게 되었다. 초일류기업답게 인턴인데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고 있을 했다. 이미 10년을 넘게 살았기 때문에, 미국이 내 나라라고 생각될 수 있을수도 있었다. 사춘기나, 자아가 형성되는 시간을 미국에서 혼자 보냈기 때문에....

그런데 언제부턴가 문득 한국에 돌아가서 내가 조금이라도 일 할 수 있다면 한국을 위해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들었다. 부모님과 친구들과 상의하니, 나를 미친놈 취급했다. 다들 못나가서 안달인데 왜 들어오려고 하냐고, 들어오면 군대도 가야되고, 시간낭비 된다고. 아마존 같은데서 스펙쌓아서 계속 커리어를 쌓아야지, 지금 이시국에 무슨 한국이냐고....

사실, 나는 미국에 있으면 군대를 안가도 될 상황이었기에, 병역은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서 군대도 안가고 미국에 사는게 뭔가 쪽팔려보였다. 그래서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나는 한국에서 살고싶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마땅히 행해야할 병역의무도 당당히 지내고, 한국에서 내 꿈을 펼치고 싶다고 당당히 말씀드렸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었나

부모님이 마지못해 승낙하셨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내가 생각하고 상상했던 한국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내 조국 이라는 이유만으로 좋았다(솔직히 말해서 지금 1년정도 지났는데, 후회되는 점도 없지 않아 있다).

요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너무나 비참하게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나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듯 해서 안타깝다. '헬조선'이라 부르는 것 또한 가슴 아프다. 물론, 너무나 부조리한 사회나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점을 보면 정말 화가나고 이게 나라인지 생각드는 점 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굴복하고, 선조들이 피땀흘려 건국한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않을 것인가?

나는 내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사랑해야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본다.

애국(愛國), 일제강점기 시대처럼 목숨걸고 나라지키는 것만이 나라를 위한 행동이 아니다. 물론 지금은 그럴수도 없지만, 각자의 위치와 환경에서 우리나라를 위하고 생각해서 하는 모든 사소한 실천하는 행동들이 애국(愛國)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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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탱 님 정말 애국자 이시구요.
감동 받았습니다.

7일 지나 미약한 보팅이나마 못드리는 것이 아쉽네요.

캬아!!! 취한다!! 오늘한 국방의 의무보람을 여기서 느낀다!!!

다행이네요~ ㅋㅋ 느껴주셔서! 충성충성

남에게 애국이라는 이름을 강요하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글이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맞아요. 애국은 거창한것만 하는게 아니고 자기자리에서 할일 잘하는것 부터가 애국이죠.

정답입니다. 애국하면 뭔가 거창한게 생각나는데, 자기자리에서 할일 못하는 사람은 아무일도 못하죠..

안해도 되는 국방의 의무를 행하시다니... ^^)
귀하의 선택에 찬사를 보냅니다. 그렇게 하신것... 반드시 좋은일로 돌아올것을 믿습니다. (그런나라로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ㅎ)

말씀들어도 정말 큰 힘이 되네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도 학창시절에 친구들이 어려서 그랬는지, 교육 때문이였는지
한국 비하하는 애들 많았는데.. 좋은 글인거같아요.
안녕하세요. 처음와서 먼저 선팔, 보팅하고 갈게요~
자주 소통하고 싶습니다. ㅎㅎ

소중한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맞팔하고 놀러갈게요~ 소통 자주해요^^

오늘도 역시나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역시 "문" 이십니다.

별 말씀을요~ 오늘도 화이팅 하시고 좋은하루 되시길 바래요~

애국자! 멋집니다. 몇사단 나오셨어요?ㅎㅎ

아 저는 어려서부터 운동하다가 몸을 심하게 다쳐서 수술했기때문에, 4급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판정받았습니다.. ^^

군대를 나오셔야 한다구요???????????그것 좀...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이들 그러시더라고요.... 그래도 국방의 의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니까요....

애국심도 애국심이지만 이젠 현대차는 아닌것 같아요 ㅠㅠ

국내 고객을 봉으로 보는 대기업들 정말

국산품을 애용하자 라는 말이 이젠 애국심이 아니라 노예처럼 느껴집니다.

아 나라가 싫다는게 아닙니다.

전 우리나라 너무 좋고 당연히 우리나라 모든것을 사랑하고 싶지만, 그런것을 악용하는 놈들이 싫은것입니다.

현기차 현기차 하는 이유가 있죠.... 이거에 대해서도 쓸 말이 많은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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