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 : 미국 경찰차 시승기

in #kr-writing7 years ago


(from pexels)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게 정말 미국은 위험하고, 총기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치안이 안좋은가에 대해 많이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겪었던 일을 토대로 말씀드리자면, 요즘에는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특정지역이나 늦은시간에는 많이 위험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각종 범죄가 일어날때, 최악의 상황이라 하면, 야구방망이나 쇠파이프, 칼 등으로 일어난 범죄일텐데, 미국에서는 까딱 잘못하면 총 맞습니다....

주 마다 법이 다르지만, 총을 휴대하고 다니는 허가증을 받는게 어렵지, 총 구하는게 의외로 쉽습니다. 제가 홈스테이 하던 미국인 할머니집에도 총이 있었고, 고등학교때 러시아 친구 한놈이 총을 모으는 매니아 였는데, 집에 모아둔 총기 종류가 너무 많아서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범죄의 현장에서 경험한 경험담을 적어보려 합니다



고등학생 때 일이였습니다. 시애틀에서 저와 저랑 가장 친한 친구 3명은 그 날도 저희들만의 아지트에서 앉아서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저희 아지트는 Barnes & Noble 이라는 서점이었는데, 서점안에 스타벅스가 크게 있어서 사람들이 커피마시면서 공부하는 약간 서점겸 도서관 느낌이었죠. 그리고 시내 중심에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만나는 만남의 장소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저희도 주말에는 할게 없어서 아침부터 거기 서점 앞 파라솔에 앉아서 담배도 피고(질풍노도의 시기라... 이해부탁드립니다..) 얘기도 하고 음료도 마시면서 공부하러 오는 여자사람도 볼겸 죽치고 앉아있었었죠. 그리고 당구장(한국사람이 운영하는 당구장이 의외로 많음)도 가까운 곳이라 항상 여기서 모였죠.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시간을 죽이고 넷이서 앉아있었는데, 뭐랄까 좀 기분이 묘했었습니다. 저희가 앉은 파라솔 바로 앞에서 흑인 두명이 어기적 어기적 거리고 있었거든요. 이게 왜 이상했냐면, 그 당시에 그 동네에서는 흑인이 별로없었거든요.... 그리고 시내 중심 번화가 그것도 서점 카페앞에 흑인을 보긴 거의 처음이었었으니까요(인종차별이 아니라, 정말 제가 유학했을 때는 흑인을 찾아보기 힘든 장소들이 있었습니다, 요즘에도 흑인들이 살지 않는 동네는 정말 흑인 찾아 볼 수 없을거에요). 아무튼 저희가 그렇게 항상 죽치고 있는 장소에서 보지 못한 흑인을, 그 날 봐서 아마 더 기분이 이상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뭐 별 다른 내색 안하고 저희도 맛있게 구름과자?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때, 비명소리가 서점안에서부터 들리더니, 문이 열리고 키크고 덩치좋은 문앞에서 어기적거리던 흑인 2명과는 다른 또 다른 흑인 2명이 핸드백으로 들고 뛰쳐나오더군요. 비명 소리는 여자분의 소리였고, 저희는 0.1초 만에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저희 문 앞에서 어기적거리던 흑인 두명은 망을 보는 중이었고 안에서 뛰쳐나온 두 명은 그 여성분의 핸드백을 훔쳐서 뛰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친구들은 서로 눈치보면서 얘기했습니다.

친구 1 : "야..야 어떡하냐..."

친구 2: "뭘 어떡해... 그냥 가만히 있어..."

나 : "그래... 저 아줌마도 중국사람인 것 같은데... 나서지말고...그냥 가만히 있자..."



그 새, 그 아주머니도 뛰어나오셨고 비명을 지르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외친 아줌마의 한마디 외마디가 저의 심장을 강타했습니다.

아주머니 : "엉엉~~ 나 어떡해..... 엉엉!~~~ 도와주세요....."


중국사람이라 생각했던 아주머니는 한국분이 셨고, 저와 친구들은 한국말을 듣자마자 바로 일어섰습니다.

"야! 뛰어!"


제가 한마디 소리를 지르고 저희는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진 그 흑인 4명을 쫓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뛰면서 911(정말 긴급한 상황에 전화거는 곳)에 전화를 걸어 긴박한 상황을 경찰에 알렸습니다. 저희가 좀 늦게 뒤쫓아간 상황도 상황이었지만, 저희들의 달리기로는 도저히 흑인들의 달리기를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몇 분 달리지도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점으로 돌아와 아주머니를 안정시켜 주는데 그 몇 분 사이에 이미 경찰이 사건현장에 와있었습니다.

경찰 : "신고하신 사람이 누구인가요?"

나 : " 저..전데요.."

경찰 : " 저희 쪽 다른팀 경찰들이 오면서 이미 용의자를 몇 명 잡았는데, 같이 가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 : "s..sure..!"(물론이지요!)"


생애 처음으로 미국경찰관이라 얘기하는 거라 바짝 긴장했던 저는, 같이 안가겠다고 하면 문제되고 혼날까봐 바로 따라간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미국 경찰차 뒷좌석에 탔는데, 정말 기분이 색다르더라고요.. 창문은 쇠창살로 마치 감옥에 갇혀있는 것처럼 되있었고, 진짜 기분이 범죄자 된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놀란것은 말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용의자들을 이미 잡았다고 한 경찰관의 말이었습니다.

나 : "저.. 경찰관님.... 근데 어떻게 용의자들을 그렇게 빠른 시간안에 잡았나요?"

경찰 : "학생이 전화를 걸었을때, 그쪽에 있는 우리 경찰관들에게 연락해서, 그 서점을 중심으로 반경 1마일 안에, 수상해 보이는 흑인들을 잡았어"

나 : "w...wow"(와우! 제가 진짜 저때 너무나 감격해서 wow 외쳤습니다)


그때 아마 초저녁즘이 다되서 조금 어둑어둑 해질 무렵이었는데, 웬걸 경찰차는 어느 고등학교의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운동장 중앙에 흑인 몇명을 세워두고 경찰차 몇대가 서있었습니다.

경찰 :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들어 학생. 학생의 신변보호를 위해 지금부터 우리가 헤드라이트(쌍라이트)를 켜서 저 용의자들을 비출거고 학생은 차안에서 쟤들의 얼굴을 볼거야, 저 친구들은 차에 타고 있는 학생을 볼 수도 없고, 누가 탔는지도 모를거야. 학생이 저들의 얼굴을 보고 그 핸드백을 훔친 범죄자들이 맞다면 우리에게 말해주면 되"



진짜 무슨 영화의 한 장면처럼, 100m즈음 앞 제가 탄 경찰차로 쌍라이트를 그 용의자들한테 쏴주는데, 그 용의자들은 눈이부셔서 경찰차 쪽은 쳐다보지도 못하는데 자신들의 얼굴은 훤히 다 보이는 상황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이어서 말했습니다.

"단, 99.9%의 확신으로도 말해선 안되고, 니가 봤을때 저 용의자들이 100% 범인이 맞다고 생각되면 범인이라고 해야해. 99.9%도 안되 100% 여야되"



저는 긴장했고, 유심히 봤습니다. 그런데요, 진짜 흑인들 다 너무 똑같이 생겼어요..... 그 뛰는 뒷모습만 몇초 보고선 도저히 100% 확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 : "저는 80% 정도는 저들이 범인이 맞는거 같은데... 100%확신은 못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경찰 : "괜찮아. 니 잘못 아니다. 니가 확신을 해줘야 바로 유치장으로 가는데, 범인이 맞을 거 같다라는 심증정도만 가지고는 아무것도 안되고 저들을 풀어줄 수 밖에 없어"


저는 100% 확신의 자신이 없었고, 결국 그 용의자들은 풀어줬고(거주지는 다 파악해두고), 다시 그 아주머니한테 돌아와서, 사건 케이스를 적어줬습니다. 그리고 그 경찰이 저희 네 명을 따로 불렀습니다. 저희는 무슨 잘했다고 칭찬해주겠거니 하고 모였는데, 그 인자하고 자상하던 경찰은 온데간데 없고 대뜸 저희에게 소리지르면서 화를 내더군요....


경찰 : "너희들이 도데체 무슨 생각으로 그 범인을 뒤 쫓은건지 모르겠다! 미치지 않고서야 범인들을 뒤쫓는 생각을 할 수가 있는거냐? 니들이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걸 하나님께 감사해하고, 앞으로 절대 다시는 같은일이 일어났을때 쫓을 생각 하지말아라!"


진짜 제가 한국말로 적어서 밋밋한데... 영어로 진짜 호되게 꾸짖더라고요. 저희가 행동이 진짜 어리석고 미친짓이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범죄현장을 목격해도 경찰한테 연락하는게 먼저지, 절대로 도망가는 거 쫓아가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대부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을 겪게된다고.....

그 한국 아주머니의 말을 들어보니... 은행에서 돈을 뽑고 서점까지 걸어왔던게 화근이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어쩐지 그 서점 주변은 흑인이 잘 안보이는 곳인데, 은행부터 그 아주머니를 미행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그 아주머니가 연락이 와서는 CCTV랑 통해서 범인들 잡았다고 고맙다고 연락 받았었습니다. 물론 저와 친구들은 집에 초대되어 맛난 저녁도 먹었구요...
(사실.... 한..한국 분 아니셨으면... 안 도와줄라 그랬던건 비밀!)

여러분은 미국에서 범죄를 목격해도 절대 쫓아가지 마시고 경찰한테 전화하세요!


ps

오늘 카일 @khaiyoui 님의 3차수 이벤트 마지막 날이네요.
4차수 인원을 내일부터 모집한다고 하니 제가 리스팀 한 글을 꼭 들리셔서, 이벤트 신청하세요~
5일간 감사했습니다. 카일님 이벤트 끝나도 자주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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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그래도 결과는 정말 좋은 일을 하셨네요 ㅎㅎ!!1
멋있습니다!!!!

네 그래도 한국사람끼리 도우고 살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ㅎㅎㅎ 지목해주신 그 흑백사진 찍는건 제가 지금은 좀 바빠서 시간 되면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로만 봐도 무서움이 느껴집니다.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네.. 저도 나중에 돌아서서 생각하니 참 다행이라 생각되요 ^^

총이나 무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니...
경찰이 맞는 말 한듯요...한국생각하고 용감한 시민 빙의하면 안될듯요..ㅜㅜ

덕분에 재미난글 잘봤어요.

카일의 보팅이벤트 3차수 5일차, 마지막 보팅 남기고 갑니다~^^

마지막날까지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뵐께요!

문님! 마치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지트가 서점이라니... 참 건전한 학창시절을 보내셨군요 ㅎ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굉장히 건전한 학창시절이었쬬 ㅎㅎㅎ 실감나게 쓰려다보니 저렇게 써졌네요 ㅎㅎ 그 서점에서 책한번 안펴본건 안비밀~! ㅋ

저 읽는 내내 드라마 보고 있는 착각 했어요 ~ 재밌게 잘봤습니다 ~~

와 실감나게 적으려고 한건데, 그렇게 느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재밌게 써보려고한건데 ㅎㅎ 재밌게 봐주셨다니 기분 엄청좋네요 ^^ 감사합니다~

절대 좇아가지 말라....겁나네요...간접이지만 많은것을 배웁니다...

네 하마터면 정말 큰일날뻔 했죠... ㅠㅠ

어후 읽다가 두차례 소름돋네요 미국은 안가봤지만 역시 무서우면서도 경찰관들은 확실하네요 정말 지금 살아계신게 다행이네요ㅠㅠ

공권력이 어마무시하게 쎄니..... 절대 경찰들 무시못하죠.. ㅎㅎ

미국 경찰들 확실하네요. 미국에선 괜히 객기부리면 안되겠네요.

워낙 경찰들이 많이죽어서.... 이해가 되긴한데... 경찰앞에선 정말 순하게 굴어야되요 ㅎㅎ 그래도 시민들 편이니까... 평소에는 굉장히 친절해요

짱짱맨 태그 사용에 감사드립니다^^
존버앤캘리 이번편은 왠지 찡함..^^
https://steemit.com/kr/@mmcartoon-kr/201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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