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당선인사, 낙선인사를 하는 인간이 하나도 없다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치열했던 선거가 끝났다. 연신 허리를 굽혀가며 명함을 돌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거리를 진동시키던 길거리 유세차량들도 사라졌다. 세상은 다시 조용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선거가 끝난지 이틀이되었다. 그런데, 나는 조금 섭섭하다. 아마 섭섭한 분들이 꽤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당선인사나, 낙선인사를 하기 위해 길거리에 서서 사람들에게 허리를 굽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서 내심 기대를 해봤다. 그렇지만 역시나는 역시나였다.

"저를 뽑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잘 하겠습니다."
"저를 뽑아주지 않으셨지만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허리 굽혀 시민들 앞에 나타나는 사람이 어쩜하나도 없는건지.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사는 곳은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못봤다. 유세를 할 때는 그렇게 잘 보이던 사람들이 안 보인다. 그들이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힐때는 선거철 한철뿐이다.

자 이제, 선거가 끝났다. 떨어진 사람은 집에가서 '아오 떨어져서 짜증나네'라고 세상탓이나 하고 있겠지. 당선된 사람들은 권력을 획득하고 완장을 찼다는 생각에, '얼마나 해먹을까?' 이 생각만 하고 있을 것 같다. 그들중에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고, 지역을 위하고, 시민들을 위하는 사람이 있을까? 혹시나 하는 기대에 역시나로 고개를 떨구고 길을 걷는다.

내가 괜한 기대를 한 것 같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정치인은 더 변하지 않는다. 이번에 당선된 사람들은 또 나랏돈을 얼마나 빼먹으며 호의호식하고 살까?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다.

각 지자체에서는 선거 현수막을 철거하지 못해서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고 한다. 선거때는 경쟁적으로 설치한 것을 선거가 끝나 필요가 없어지니 방치하고 있다고 한다. 책임있게 자신의 현수막을 철거하는 사람도 없다. 공직선거법의 구멍을 악용해서 나몰라라 하는것이다. 현수막을 철거하는데도 막대한 혈세가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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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에서는 당선자분이 도로 사거리에 나와서 인사하시더군요. 시장당선자와 도의원당선자분이 함께 .... 낙선자분은 현수막으로 걸었더군요. 겸허히 수용하고 노력하겠다고 ...

와. 굉장하네요. 혹시 결례가 안된다면 어느 동네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유세 때 처럼 많은 시간을 들이진 않지만 보통은 당선인사를 하지 않나요?ㅎㅎ
저는 1층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라서 선거 끝나고 당선인사 차량 지나가는거 종종 봤습니다ㅎㅎㅎ

빈도가 줄기는 했지만 인사를 아주 안하지는 않는가보네요^^

당선자, 낙선자 모두 멋지네요

그들에겐 선거가 화장실인가 봅니다...

다행히 저희 동네에서는 당선인사하는 사람을 보긴 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당연한거 아닌지.... 떨어진 사람이야 낙담하고 있으니 심정적으로 이해하지만, 당선되었으면 감사 인사는 인지상정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게요. 당연한 것을 안하는 분들이 많네요. 사시는 곳이 어딘지 모르겠지만 부럽습니다~^^

당선인사는 못봤지만 감사 현수막은 걸려있는것을 본거 같습니다^^

그 정도만 하여도 기본 이상은 하는거죠. 부러운 동네네요~

선거전엔 시민이 왕.
선거후엔 내가 왕.(당선자)
선거후엔 아무것도 하기 싫어(낙선자)

간단 명료하네요~!

다 없다고 욕할 게 아니라, 한 명이라도 잘한 사람을 칭찬하는 분위기로 가면 좋겠습니다.

잘한 사람이 있어야 말이죠.

jongsiksong 그건 예상 못했는데요. ㅇ_ㅇ ㅎㅎㅎㅎ 더헛. ㅎㅎㅎ

보이는 것에만 그 때에만 집중하는 것은 군대만으로도 충분했는데 말이죠..

좀 다른 이야기기는 하지만 그래서 좋은 가정부를 쓰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구석에 청소를 잘 했는지 보라는 말도 있더라구요^^

이참에 우리 정치도 물갈이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썩은 물들, 기름기 번드르르한 가식적인 얼굴들 더 보고싶지 않네요
젊고 싱그러운 새로운 인물들을 기대합니다.

문제가 싱그러운 인간들도 완장을 차게 되면 기성 정치인의 길을 간다는거죠. 인간의 본성이 바뀌길 기대하는건 무리가 아닐까... 싶은 회의주의도 듭니다^^;

낙선인사하면 그래두 사람평가는 달라질텐데요..당을떠나서 말이죠..

늘 그러던 거라...기대도 안했어요.
현수막으로 감사 인사하는 정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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