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휴식과 맞바꾼 아이들의 웃음

in #kr-writing8 years ago (edited)

버얼써부터 기다리고 기다렸던 월차였다. 바쁜 업무탓에 월차 한번 내기도 눈치가 보였는데 그래도 한숨 돌리는 타이밍이라 금요일 월차를 냈다. 다행히 쉬는 날에 딸램 소풍이 계획되어 있어 아침 일찍 김밥 도시락 싸서 보내기가 조금 여유있겠다 싶었다. 아이들 보내놓고 간만에 미친듯이 자다가 세시 반쯤 되서 아들래미가 그렇게 원하던 하원시간 맞춰 유치원으로 데리러 오는 전업맘 코스프레를 할 참이었다.

며칠전부터 이날만을 학수고대했다. 특별할건 없지만 그동안 잠한번 실컷 자보지 못한 나에게 보상차원의 상을 주리라 마음먹고 손주들 보고 싶을 친정 엄마도 잠시 뒷전에 두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전혀 생각지도 않게 딸래미 어린이집 소풍 취소 문자를 시작으로 나의 그 소박한 계획을 무참히 깨트렸다.

그림2.png

소풍이 있었으면 어린이집에 보낼 명목이라도 있었겠지만 갑자기 취소된 소풍에 엄마가 집에서 쉬면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기가 망설여진다. 지금까지는 월차를 내면 바쁜 엄마를 둔 탓에 아침 일찍부터 고단한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못내 미안해 실컫 자라고 깨우지도 않았고 또 이날만큼은 집에서 엄마랑 시간을 보내든, 외가나 친가에 갔었다.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조금 달라졌음에도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 오늘 쉬는 날이에요?"를 묻는 아들의 말이 생각나 망설여 진 것이다.

결국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낼지 않았다. 아니 보낼수가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에게 오늘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니 수영장에 가잖다. 요근래 신랑이 내가 늦게까지 야근하는 날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찜질방에 가서 목욕탕에서 신나게 수영 놀이를 해주니 아이들은 거기가 수영장인지 아는 것이다. 소규모로 아이들 키즈 놀이방도 있어서 딱이긴 하지만 두녀석을 데리고 물속에서 놀아줄 엄두가 나질 않고 신랑만큼 재밌게 놀아줄 자신이 없어 키즈카페로 아이들을 꼬신다. 흐흐 녀석들 순순히 잘 넘어온다. 이제 두 녀석들이 조금 컸으니 키즈카페에 풀어주면 둘이 신나게 놀겠지, 그럼 나도 좀 쉬어야겠다는 얇팍한 생각에 네이버 검색해 그나마 리뷰가 제일 많은 미피월드로 향했다.

엥? 사람이 없다.

개점 휴업인가 싶을 정도로 그 넓은 공간에 우리 애들 둘과 간신히 걸음마를 뗀 아이를 데려온 부부만이 있을 뿐이다. 아무리 평일이라지만..

항상 어수선한 주말에만 키즈까페를 이용해 봤으니 아이들도 나도 적응이 안된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아이들은 엄마곁을 떠나 놀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같이 놀아달랜다. 결국 네시간 가까이 있으면서 아이들과 한몸이 되어 놀아 줄 수밖에 없었다.

역시 인생이라는 건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구나 깨닫게 된다. 그래도 피곤함에 쩔어 거의 파김치가 되어 다크써클이 가득한 얼굴로 하루를 마감했지만 돌아오는 길, 아이들을 차에 태우며 아들의 한마디에 미소가 지어진다.

엄마..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어..아들...그래..그거면 된거지? 너희들이 좋으면 그걸로 된거지? 오늘도 마흔맘은 관절이 쑤셔온다. 역시 아이를 낳으려면 한살이라도 젊었을 때 낳았어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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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아이는 한살이라도 젊을때 낳거나...
걍 집에 돈이 많아서 애봐주는 사람을 따로 둘수있거나...

고생하셨네요. 저같으면 그냥 보냈을지도...
그런데... 아드님이 한 말.... 무슨 느낌인지 알거같아요.
저희 일호도 어쩌다 그말을 한번씩하거든요. 그럼... 왠지 칭찬받는기분이 들어서 몸은 부서질것같아도 또 힘내게 되더군요~^^

편안한 수필 읽는 것 같아서 좋네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는 요즘인데, 이런 글을 만나면 한 살이라도 젊을때 진짜 낳아야 하는건가... 싶은 조바심이 나긴 하네요 핫도그 먹는 아가들 귀여워요^^ 팔로우&보팅하고 갑니다..^ ^

고생하셨네요 세상 워킹맘들 모두 응원합니다^^

짱구 사진보고 깜짝 놀랬어요
오늘 자기전에 포스팅하려던게 짱구 이야기였거든요 ㅎㅎ
아이들과 함께하느라 바쁜 나날이군요
그래도 지금이 젤 행복한 한때일 거예요 ㅎ

세상의 모든 워킹맘들 파이팅입이다. ^^

I'm glad to see you guys happy again @happyworkingmom. It still takes a lot of effort to have fun. As long as you are doing it together it is rewarding. I like the Jjangu picture and kids picture. They are getting big so fast.

수고많으셨어요 편안한밤되시고푹쉬세요^^

머피의 법칙 같은 건가요 ㅜ.ㅜ
저희 아이들 한국 가서 처음 찜질방 갔을때가 생각이 나네요~ 남탕 여탕 나누어 샤워를 하고 찜질방에서 남편과 아이들을 기다렸는데.. 둘째 아이가 한 5살인가 그랬을때였는데요.. 저에게 흐무웃한 미소를 지으며 와서 귓속말로 비밀 이야기가 있다는 거에요~~ "엄마 나 옷 벗고 수영했다" ㅋㅋㅋㅋ 정말 귀여웠어요 ^^
한국에 있는 아이들도 수영장이라 느꼈다니.. 다 같은 아이들이 느끼는 거네요 ^^

그래도 오랸만에 엄마와 놀면서 즐거워했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저도 흐믓해지네요 고생하셨어요 ㅋ 쉬고 싶으셨을텐데 마음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네요

아이 표정이 말다했네용!!! 정말 즐거워보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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