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휴식서(休息書)

in #kr-writing7 years ago (edited)

일주일동안 고대하던 주말이다. 처리해야 할 일이 아직도 많이 있지만 야근은 일요일 저녁으로 미뤄두고 오늘은 일치감치 퇴근을 했다. 갑자기 긴장이 풀렸는지 퇴근 직전부터 피로감이 몰려온다. 퇴근하면서 오늘은 일찍 가서 일주일동안 아이들과 못 놀아준것을 만회해야겠다며 나왔지만 막상 아이들을 태우고 오늘길에 눈꺼풀이 먼저 천근만근이 된다.

너무 피곤해서 딱 1시간만 눈을 좀 붙였으면 좋겠지만 신랑도 내일까지 출장이니 신랑 카드도 쓸 수 없다. 어쩔수 없이 마지막 히든 카드를 내민다. 우리집에는 티비가 없으니 노트북을 꺼내들고 아이들과 협상에 나선 것이다. 사실 협상이랄 것도 없다. 아이들은 동영상이라고 하면 사죽을 못 쓰니 순식간에 좋은 엄마가 된다. 다운 받아두었던 뽀로로 극장용 영화를 틀어주며 엄마가 너무 피곤해서 딱 1시간만 잘테니깐 이해해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진짜 곤하게 잠을 잔 것 같다. 둘째는 아직 어려서 1시간이나 집중해서 영화를 못 보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나의 단잠을 방해한다. 그렇게 한시간이 흘렀나 영화를 다 본 첫째가 나를 깨우며 한 마디한다.

엄마! 오늘은 책 안봐요?
(나는 잠에 취해 대답한다)어..안봐..
왜요?
엄마도 좀 쉬자..

순간적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 튀어나왔다. 그 순간 나도 좀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는 마음 속으로 생각했다.

얘들아..엄마에게도 휴식이 필요해.

직장에 휴가나 휴직서를 제출하는 것처럼 엄마들도 필요할 때 휴식서를 제출하고 좀 쉴 수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물론 지금 아이들이 어리니 딱 이순간만 지나면 되는 것인데 행복한 투정을 부리는 것이다.

휴식서.jpg

결국에는 아이들을 씻겨서 재우기 위해 일어났다. 아이들을 재우면서 순간 미안한 마음이 들어 아이에게 내일은 엄마랑 신나게 놀자 했더니 녀석도 피곤했는지 '네'라는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깊이 잠이 든다.

요즘 매일 업무에 파묻혀 사느라 포스팅거리를 찾지 못해서 매일같이 힘들다, 피곤하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 같아 내 포스팅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아주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언제나 잊지 않고 남겨 주시는 댓글에도 감사한다. 가족과 함께, 사랑하는 이와 함께, 그 둘이 없다면 술이라도 친구삼아 행복한 주말을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밀린 댓글은 주말에 써보겠다는 지키지 못할지도 모르는 약속과 함께 포스팅을 마친다.

오늘도 부족한 글 읽어주셔도 감사합니다.^^

Sort:  

부족한 글이라고 생각지 마세요! 해피워킹맘님^^
저겐 늘 힘되는 해피워킹맘님의 글들입니다.

애 들 셋 키우시면서 열심히 일하시고 계시는 워킹맘님의
뒤에서 늘 존경합니다. 엄마도 와이프도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죠~ 조금의 휴식이라도 없으면 몸이 힘들어져요,
그러도 들어 누으시면 아이들 누가 지켜요! 조금이라도
쉬였다 가면서 하셔와요...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p.s. 집에 티비 없으시군요... 저희도 티비 없거든요^^
혹시 아이들 때문에 티비 시청 않하시는 건지요...아니면,
티비 중계선 자체를 차단 시켜놓으셨는지 여쭤보고 싶네욤^^

ㅋㅋㅋ 버리지 못해서 그냥 장식품인 TV는 있는데 아이들 때문에 TV를 안봐서 신랑이 수신료 아깝다고 수신 끊어서 관리비에서 2000원정도 절약하고 있네요. 근데 주중에만 안보지 주말에 시댁가면 하루종일 TV만 붙잡고 사네요~ㅜㅠ

아~ 아직 잠자리 드신 것 아니 였습니까...!?
내려 가신줄 알고 있었는데... 얼른 마무리 하시고
들어가세요! 내일도 아이들과 힘차게 놀아줘야 되지
않나요! 조금이라도 주무셔야 아이들과 힘찬 주말을 보내시죠...
마무리 잘 하시고욤^^ 애들과 즐거운 주말되세요 해피워킹맘님!

에궁! 피곤하실텐데 스티밋도 잠시 접어두시고 단잠을..

Awesome writing...I Love this post...thanks for shareing this post

해피워킹맘님! 포스팅 거리라뇨...워킹맘님 이런 글도 충분히 많은 공감을 얻고 배움을 준답니다. 저는 워킹맘님 글에서 저희 어머니가 보이네요. 자녀분들 정말 나중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드릴꺼에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너무 멋지십니다.

루돌프님 댓글을 읽으면 어머님에 대한 사랑이, 그리고 존경심이 진심으로 묻어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이들을 다 키워놓으신 선배님들 보면 아이들이 엄마가 바쁜 것에 대한 원망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루돌프님은 그런 건 없으신 것 같아서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넓은 마음을 이해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ㅎㅎㅎ

저희 형과 저! 저희는 두형제 인데요. 워킹맘님, 저희 어머니는 항상일을 하셨어요. 제가 기억하는 최소한 내에서..지금도 일을 하세요. 물론, 케어를 못받았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저희 두 형제는 다른 누구보다 "자립심"이 강하게 자랐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강한 어머니 라는 이미지보단, 연약한 여성(성 차별적 발언 아닙니다! 저와 저희 형 시선입니다)이 우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키우시려고 부단히 노력하셨다. 라는 생각이 강하답니다. 철없을 때(10대)때 잠시 "엄마는 왜 갑자기 날 신경써?"라고 한적은 있지만 머리가 좀 커지고 나서는 정말 존경과 사랑의 대상이랍니다.^^ 워킹맘님 자녀분들도 분명 그럴꺼라는 확신이 있어요. 휼륭한 어머님을 보고 자라는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너무 말이 많아 죄송합니다^^;

울 아들래미도 이랬으면... ^^

너무 힘들어 보이세요
좀 쉬엄 쉬엄 하시길 ㅠ

네.. 감사합니다. 욕심이지요...하루 글 안쓰면 일주일 후에 보상 안 들어 오는것이 아까워서.. 이게 뭐라고 말이죠. 게다가 지금까지 한번도 현금화 해 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에요...ㅎㅎ 그래도 한달쯤 후에는 현금화해서 신랑 용돈 좀 주고 아이들과 소고기 사먹었다는 글도 좀 써봤으면 좋겠다. 손키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언니 너무 과로하는거 아니에요??
주말에 좀 푹 쉬시길!!!

감사합니다 @happyworkingmom 휴식을 잘 하세요. 매일 포스트를 잘 읽었어요. 읽으면서 제 부족한 한국말를 늘었어요. 잘 쉬세요.

I am so happy to read your comment. Thank you for telling me that your Korean is improved by reading my posting. I hope to improve my English reading skill by reading your posting someday. Have a nice weekend~^^ Thank you @mineopoly. (You know what? I thought you are not a Korean when you left a comment for the first time. ㅎㅎ)

Wow!! Perfect comment in English. That's right. I'm American. I speak Korean everyday but I never read much Korean until I came here. Your posts are meaningful but not too difficult for me to read. I am also impressed that you have 3 children in Korea. I have 2 boys. 대한민국만세!!

I will try to write meaningful posts that are easy for you to read. 영어로 댓글 멋있다 @happyworkingmom님.

그냥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희 부부도 한번씩 서로에게 휴가를 준답니다!!!ㅋ

그런데...저흰 둘이여서 괜찮은데...ㅜ

독박육아 조금은 힘드시겠네요...

맞아요. 신랑이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말이죠. 그래도 요즘 제가 갑자기 바빠져서 신랑이 많이 도와주는 편이에요. 신랑도 엄청 피곤할텐데 말이죠..^^

부족한 글이라니.. 해피워킹맘님 글 읽으면서 느끼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은데요. 댓글이나 대댓글은 사양입니다 :-) 엄마에게도 휴식이 필요하거든요.

ㅋㅋㅋ 댓글 안 남기려고 했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장난기가 발동하네요. 댓글 남겼습니다..ㅎㅎ
스프링필드님의 좋은 글 자주 못 들여다 봐서 미안한 마음이.. 그래도 항상 글이 좋다는 건 알고 있으니깐 응원해요. 언제나...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근데 저도 초콜릿님 엄청 만나 보고 싶긴 하네요.. 샬론님 부각은 저도 진짜 먹어 보고 싶은데..ㅋㅋㅋ 두분께 제 안부도 꼭 전해 주세요..^^

다음주를 위해 주말에는 푹쉬시길 ㅠㅠ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61651.16
ETH 2369.36
USDT 1.00
SBD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