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행기#14 열차에서 일주일 - 시베리아 횡단 철도 1: 헤어짐

in #kr-writing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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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8] 노보시비르스크 역

노보시비르스크라는 큰 도시를 지나던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탔습니다. 사실 제가 탄 칸에서 블라디보스토크부터 모스크바까지 한 번에 간 사람은 저와 두 차장뿐입니다. 모스크바까지 가는 동안 중간에 많은 사람이 오갔지만 한두 명이 내리고 다시 자리가 채워지고 하는 식이었기에 객실 안에는 늘 눈에 익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날은 눈에 익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다시 채웠습니다. 열차를 바꿔탄 기분이었습니다.

제 자리에서 복도 넘어 열차 진행 방향과 등진 일층 자리에 있던 인상 선한 사람도 노보시비르스크 전에 있는 어떤 역에서 내렸습니다. 사실 인상만 선한 건 아니고 저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열차에 탄 지 3일이 지났을 때 열차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져서 제 침대를 적신 일이 있습니다. 이제 하다못해 열차 천장이 빵구가 났다고 황당해하던 때에 제 자리에서 대각선에 있던 사람이 차장을 불러줬지요. 차장은 이층 침대에 골판지를 올리더니 복도 쪽으로 살짝 빼고 그 위에 수건을 놓아 떨어지는 물방울을 막아줬습니다. 임시방편이었지만 그 뒤로 별문제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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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9]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에 대한 차장의 임시방편

열차가 역에 도착하기 전에 차장은 돌아다니며 내려야 할 사람들에게 도착지가 다 왔음을 알려줍니다. 인상 선한 사람은 열차가 역에 도착하기 전에 일층 침대 상판을 들어 짐을 꺼냈습니다. 그 뒤에 짐 중에 있던 두꺼운 모피를 입고 테이블에 놓았던 먹을 것들을 정리했어요. 마지막으로 차장에게 받은 침구를 반납하고 요와 이불을 정리했습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은 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짐 싸는 것도 도와주고 배웅도 해주더군요.

열차가 멈추자 다른 자리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은 절 도와준 사람의 짐을 기꺼이 밖으로 들어줬습니다. 창밖으로 보면 탑승구 위치도 표시되지 않은 승차장에 많은 사람이 서 있습니다. 많은 짐을 열차에서 힘겹게 내린 뒤에 밖이 춥지도 않은지 잠시 멈춰 서서 담배 한 대 피우고 쿨하게 갈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국제공항 입국장이나 출국장처럼 격하게 반기거나 이별을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열차가 노보시비르스크를 지나고 어떤 역에 멈추기 전에 많은 사람이 떠날 채비로 분주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떠난다는 것은 곧 새로운 사람을 볼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이지요. 그리고 여행의 목적이 새로움을 겪는 데도 있다는 점에서 여러 사람이 오가는 건 괜찮은 일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려서인지 유독 헤어짐이 아쉬웠습니다.


내용 중에 지적하고 싶은 거나 의문스러운 거 혹은 어떤 할 말이 있으면 개의치 말고 댓글 달아주세요! 특히 수정해야 할 지적 사항이 나온다면 지적해주신 분에게 이 글의 수입을 일정 부분 나누겠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오·탈자의 경우는 수입의 10% 어색한 표현은 20% 내용 전개에 관한 오류는 40%의 비율로 나눠 드립니다.

수정 사항

  • "해어짐이 아쉬웠습니다." >>> "헤어짐이 아쉬웠습니다." (@springfield님이 알려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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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스티밋 !

즐거운 주말 되셔요!!!

마지막에 해어짐이 아니라 헤어짐이 오타난 것 같습니다. 수정할 것 알려달라는 말씀에 ㅎㅎㅎ 수입은
나눠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낯선 땅에서 낯선 이들의 이유없는(어쩌면 내가 딱해보여서) 도움을 받을 때 그게 참 한겨울 코코아같이 따뜻하고 달콤해 잊혀지지가 않더랍니다. @daseoh 님 혹시 @tumble 님에게 보팅/댓글 남기면 보팅 지원받으시는 거 알고 계시는지요? @brianyang0912 님 글에도 댓글 달아주시면 보팅하러 와주실거고요. 최근 @injoy 님도 뉴비보팅지원 시작하셨는데 꼭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도 서른살의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오타를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눠주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지만, 그리고 큰 금액은 아니지만 꼭 기억하고 있다 보내드릴게요!! ㅎㅎ @springfield님이 알려주신 보팅 지원 해주시는 분들을 저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꼼꼼히 살펴보고 도움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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