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살 여행기#10 열차에서 일주일 - 시베리아 횡단 철도 1: 음식들

in #kr-newbie8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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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1] 다양한 종류의 "도시락"

열차가 출발하고 이틀 정도는 저랑 비슷한 생김새를 한 사람을 보기 힘듭니다. 열차의 출발지인 블라디보스토크는 북한과 중국 근처인데 온통 백인만 보이는 건 좀 이상한 일이지요.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온통 백인인 이 열차 안에서 우리나라 컵라면인 “도시락”이 흥하고 있다는 점이지요. 심지어 “도시락”은 우리나라에는 한 가지 맛밖에 없지만 여기서는 제가 본 것만 여섯 가지 맛이 있습니다.

"도시락"이 러시아에서 잘 팔린단 말은 한국에서 들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것이 해외에서 흥한다는 소리를 들을 때면 일단 홍보 문구는 아닌지 의심해 봅니다. 아프리카에 자전거 바퀴 수출한 걸 가지고 세계인이 구입하는 타이어를 만들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 타이어의 우수성을 설명하거나 뉴욕에 억지로 분점 하나 차려 놓고 뉴요커도 즐기는 커피를 판다고 하는 광고는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상을 말하고 있는 것도 아니지요. 그런데 “도시락”은 제가 탄 칸에서는 정말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열차에 타기 전에 검색을 해보았고 열차 안에 온수기가 있다는 사실과 먹을 게 마땅치 않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도시락”을 여섯 개 샀습니다. “도시락” 안에는 포크가 들어 있어서 식기를 씻어야 하는 귀찮음도 덜 수 있었지요. 열차에 탄 사람들은 “도시락” 용기와 용량이 비슷하면서 뚜껑 있는 용기를 가지고 타곤 했습니다. 그러면 “도시락”의 껍질은 버리고 알맹이만 챙기면 되기에 짐을 줄일 수 있어요. 그리고 뚜껑을 덮으면 온수기에서 물을 붓고 자기 자리로 돌아올 때 뜨거운 국물을 흘릴 위험도 덜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런데 “도시락” 말고 놀라운 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 컵라면처럼 용기에 담긴 감자 퓌레인데 이것도 여러 가지 맛이 있어요. 은박지로 된 뚜껑을 열면 가루만 들어 있는데 여기에 물을 부으면 찐 감자 하나를 으깨서 양념을 곁들인 것처럼 됩니다. 맛도 적당히 있고 식감도 정말 감자를 간 것 같습니다. “도시락”만 계속 먹었으면 얼마 안 가 열차에서 뛰어내렸을 텐데 이 감자 퓌레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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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2] 다양한 종류의 감자퓌레와 주전부리들

물론 열차에는 식당 칸이 있습니다. 또 아침저녁으로 빵을 파는 아주머니가 다니고 역마다 매점도 있지요. 저는 이런 곳에서 중간중간 음식을 사 먹거나 인심 좋은 사람이 주는 음식을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주식은 인스턴트였어요. 먹을 것을 잘 먹지 못하니 수명이 하루에 반년씩 준 느낌입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지요. 다음에 간다면 좀 제대로 먹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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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여행기를 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고고~서른의 여행 부러워요~

감사합니다! @jiyeong님 가정 이야기도 무척이나 부럽습니다 ㅠㅠ

푸합..진짜요? ㅋㅋ 님도 나중에 가정을 이루시면 더 행복하실거에요..^^

핫! 감사합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올려주셔요!

저 '도시락'은 제 중고등학교 시절의 떼놓을 수 없는 간식 겸 식사였는데,
러시아에서도 저리 활약하고 있었군요! :)

도시락 라면을 자주 드셨나 보군요! 전 사실 열차 타기 전까지는 한 번도 먹어본 전이 없어요. 각진 모양과 이름이 이상하게 보였거든요 ㅎㅎ

러시아에서는 '도시락' 이군요.남미에서는 '메로나' 가 대세랍니다 ㅎㅎㅎ 이렇게 재미난 여행기의 존재를 아직 많은 분들이 모르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제가 보팅파워를 너무 소진해서 보팅액이 낮은 것도 안타깝군요. 그래도 이 곳에서 @daseoh 님만의 여행기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 나중에 보시면 뿌듯하실 것 같아요 :-) 최근 글에 포스팅에 보팅하러 와주는 분들 아이디 적어놓았으니 꼭 참고해주세요.

우리나라에서 한 가지 맛인 '도시락'이 인기있는 러시아에서 여러 맛인 것처럼 남미에도 '메로나'가 여러 맛이 있네요. 남미에 가게 되면 한 번 먹어 보고 싶네요 ㅎㅎ 여행기에 대한 칭찬은 감사합니다. 보팅이 금액이 중요 한가요. 누군가 힘들여서 보팅 버튼을 누른 것이 참 고마운 일이지요! 최근글은 꼭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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