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허물벗기.
안경을 바꿀 때마다 안경의 두께만큼 눈의 일부가 빠져나오는 느낌.
그래서 내 안경이 점점 두꺼워지는가보다.
지난 번 안경을 바꿀 땐, 묘한 느낌을 카카오스토리에 써 보았다. 적당한 교정시력을 찾기 위해 이런저런 렌즈를 끼울 수 있는 두꺼운 안경을 쓰고 거울을 봤는데 내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기에 대충 '프랑켄슈타인'에 빗댄 글을 사진에 붙였던 것 같다. 만화의 악당 측 박사가 착용하는 그런 안경의 생김새가 마음에 들긴 했지만, 동시에 안경이 없다면 내 일상은 어떻게 변할까 생각하니 좀 처량하기도 했던 것이다. 10분 후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 약한 시력을 물려줘서 미안하다. 아들 눈 관리 못해준 내가 죄인이다."
그 말씀을 듣고 처량함에 죄송함까지 더해진 복잡한 그 감정이 한참동안 내 몸 속 어딘가를 맴돌았기에, 이번엔 대나무 숲에 대고 비밀스럽게 소곤소곤 말해본다. 사진의 초점이 맞지 않는 건 안경을 벗고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안경점을 바꿨더니 이번엔 프랑켄슈타인이 아닌 아이언맨이 되었노라고.
캐나다였나... 시력 교정용 안구 삽입형 렌즈를 개발 중인 곳이 있었는데요. 오매불망 기다리는 중입니다.
항상 신기술은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설렘이 식고 전혀 새롭게 느껴지지 않을 때쯤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각막이 얇아서 시력교정수술도 불가한 몸이라 안정된 신기술이 보급화 될 날만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헉 저런 최첨단 기계는 처음 봐요. 저도 안경점에선 늘 그 렌즈를 잔뜩 끼우는 안경으로 맞췄어요. 저는 그 안경을 쓰고 거울을 볼 때마다 제가 마치 안경태(영심이 만화의 남자 캐릭터...인데 검색해보니 진짜 이름은 왕경태였어요! 평생을 안경태인 줄 알았는데요!)처럼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표현도 좋네요. 다만 어머니께서 마음 아파하셨다니 슬픕니다ㅜㅜ
저기 마지막 사진만큼 거창한 기계는 아니었지만 안경사가 누르는 버튼에 따라 렌즈가 저절로 교체된 걸 보면 비슷한 기계였을 것 같습니다. 왕경태가 바닷가에 영심이 만나러 기타들고 가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둘이면 둘이지 셋은 아니야. 셋이면 셋이지 넷이겠느냐...'
안경 쓰는 사람에게 안경을 바꾸는 일은 작지 않은 이벤트지요. 맘에 딱 드는 안경으로 바꿨을 땐 마음이 든든한데, 그 반대면 기분이 영 찝찝해요. 별로 어울리는 안경이 없어서 안경 바꿀 땐 늘 긴장합니다. ㅎ
ㅎㅎ공감합니다. 저는 근시와 난시 모두 심한편이라 새 안경에 적응하는 기간이 참 두렵습니다. 안경 바꾸고 나면 한동안은 바닥이 하늘로 치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도 들고 거리감각도 좀 달라져서 어지러운 느낌도 들고요. 즐거운 한 주 되세요.
헛 대구님도 눈이 많이 안 좋으시네요! 두꺼운 렌즈 끼시면 안경이 매우 무겁겠어요ㅠ
댓글이 많~~~~이 늦었죠? 죄송하게 생각합니다ㅜㅜ 안경을 맞출 때마다 결제하는 순간에 긴 고민에 빠집니다. 안경집의 표현을 빌려 `세 번 압축한, 싸고 두꺼운 렌즈'를 끼느냐, '네 번 압축한, 비싸고 얇은 렌즈'를 끼느냐. 결혼 전에는 얇은 두께를 택했지만, 배나온 애 아빠가 된 지금은 싼 가격을 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