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상 단면] 내 상식으론 이해가 안되는 미국 교육기관의 Fund-rasing

in #kr-usa6 years ago

위 사진의 빵들 참 먹음직스럽게 생겼죠? 사진은 정말 잘 나왔습니다만, 막상 가져오면 보기만해도 달아서 질려버릴 것 같은, 미국 소아 비만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일 것 같은 느낌의 것들이죠. ㅎㅎ

아이가 다니는 사립 유치원 (사실 정확히는 Day Care라는 이름의 탁아소)의 가을 Fund-Rasing이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25년 가까이 교육받고 온 사람으로서 이 "기금모음"행사는 정말 이해가 힘듭니다. 여기 매월 유치원비 내거든요. 갓난아이는 월 $1,600, 그리고 제 둘째가 다니는 만 3살반은 $1,200씩 받아요. 물론 적은 돈은 아닙니다만 여기 물가 사정상 운영이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면 정식으로 학비를 올려야 하는 거 아닐까요? 제일 아래 통지문에 이렇게 적혀있는데

Funds earned will benefit the students and our school!
모인 기금은 학생들과 학교에 도움이 될거야!
Our goal is for every family to sell at least 10 items, more if you can!
목표는 모든 가정이 최소 10개 씩은 파는거야, 가능하면 더 많이!

제 심정은, "차라리 그냥 돈을 달라 하세요..."

이게 혹시 사립 시설이라 기금모금을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저도 애가 어렸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큰 아이가 공립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거기도 마찬가지더라구요. 이렇게 노골적으로 하진 않지만 예를 들면 하루 날 잡아 "Walking Day"를 해요. 행사 전에 아이들이 운동장 한바퀴 돌 때 얼마 기부할건지 미리 부모에게 약속 받아놓는거죠. 한바퀴당 $1, $5, 혹은 $10 (혹은 $100!) 이렇게요. 그리고는 전교생 아이들을 데려다가 운동장을 돌립니다. 우리 아이는 작년 1학년일 때 이십몇바퀴 돌았어요...

이렇게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교육청에서 받아오는 돈은 평준화된, 필수적인 아이템에만 쓰이는 모양이고, 기부받은 돈으로 무언가 부가적인 활동을 하는 것 같더군요. 같은 공작 시간이어도 부자동네의 학교는 기부받은 돈이 많아 더 고급 재료로 공작을 할 수 있는? 뭐 그런 느낌이죠. 한국같았으면 가난한 동네 차별하냐고 언론에서 난리날 것 같은 느낌인데, 여긴 당연히 여기는 듯 해요.

그래서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기금을 더 많이 모으기위해 사람들에게 상품을 걸고 경쟁을 시킵니다. 이번 유치원 빵 행사에는 아래와 같은 경품이 걸렸네요.

130개 이상을 팔면 마소의 엑박이나 사과회사의 시계를 준다는데... 위 카탈로그의 평균 가격이 $15에서 $20 정도임을 생각해보면 130개 x $15 = $1,950. 근 2천불어치 주변 사람들 (아마도 친척들?)에게 팔고 사과 시계 하나 얻어요? ㅋㅋ 정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용도로 모으는 돈이라면 경품 줄 돈으로 기금에 더 보태야 하는 거 아닐런지

유치원 측에서 제시하는 경품 역시 가관입니다.
매 10개 단위로 쿠폰을 하나씩 주고, 이 쿠폰들 중에 몇 개를 뽑아 "오늘의 왕자/공주"를 시켜준다네요.
누가 자본주의의 최첨단 아니랄까봐 왕자/공주 신분도 돈 주고 사는군요

그 외에도 여기 미국 아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모으는 일을 합니다. 초등학교 보이스카웃이나 걸스카웃은 당연하다는 듯 동네 식료품점이나 철물점 앞에서 쿠키를 팔고, 중고등학교 어떤 운동부나 동아리에서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역시 쿠키를 팔거나 아니면 봄에는 동네 철물점과 계약해서 Mulch를 팔러 다니죠. 이것도 어떻게 보면 꽤 강렬한 교육의 일환일 수 있으나 바가지 잔뜩 씌어진 가격의 쿠키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 사이에서 갈등하는건 저의 몫이죠. 물론 저는 아이들에게 냉정한 자본의 논리를 체험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자신을 무장시키는 편이긴 하지만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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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하고싶어요...ㅋㅋ 펀드..

거기 학부모들은 기부를 기꺼이 하려나요? ㅎㅎ

정말 한국이라면 난리났을... 이해하기 어려운 행사네요.

그렇죠.. 여긴 무언가 나름의 방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호주. 뉴질랜드도 펀드레이징은 있지만 이정도는 아니네요. 유치원 가격이 후덜덜 하네요. 저는 아이들 뉴질랜드에서 아이들 키웠는데 미화로 월 $60였는데. 주$15정도. 보조금도 나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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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좀 비싼 편이긴 한데, 미국 시골 동네로 가도 오백에서 칠백 정도 한다고 하더군요. 보조금 같은건 없죠. 의료보험도 제대로 안된 나라에서 보조금같은게 있을리가.. ㅠ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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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자본의 나라 답네요.ㅎㅎㅎㅎ
자본의 논리 체험 중요해 보입니다. 우리 정서상으로는 이거 참 애들 데리고 뭐하는 거야 싶기도 하지만..ㅎㅎ;

그렇죠, 나름 필요하긴 한데.. 무언가 정서가 좀 달라요 ㅎㅎ

zorba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9/28]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enerva 뉴욕 dj-on-steem/td> DC 근교 hello-sunshine DC

으음.. 신기한 구조네요.. 기부를 많이하고 적게하고 차이에 따라 차별도 생기는건가요? 아니면 그냥 기부행사로 끝나는건가요?

작년 초등학교 학부모회 (여기서는 Parents-Teacher Association 이라 부르더군요)에서 저 걷기 행사 전에 '각 반별로 아이패드 하나씩 사주는 걸 목표로 한다'고 하더군요. 도대체 초등학교 교실에 아이패드 하나 있어서 뭐에 쓰려고 그러는지... 아무튼 어떤 필요에 의해 행사를 하는 것 같긴 해요.

jyinvest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jyinvest님의 오늘12시 하드포크20 [ 스팀잇 바뀌는점은? ] - 총정리 간단 설명

래 dj-on-steem 설명처럼 저작자는 아예못받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리워드풀은 스팀인플레이션과 관련이 있으며 보상 등으로 지급할수 있는 총 스팀으로 보시면 될것같습니다. 하루에 약 48000개이상의 스팀이 리워드풀에 더...

회사에 항상 누군가의 아이가 펀드레이징을 하는 초콜렛 판매 상자가 ㅎㅎ

그리고 다음달 할로윈이 지나면 사탕 바구니가 ㅎㅎ

신기하네요 먼저 처음에 언급하셨던 ㅋㅋ 학교에서 삥뜯는 느낌은 좀 반대 하는 입장에 가깝지만, 두번째 아이들에게 뭔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대 찬성인 느낌입니다 ㅋㅋ 제가 보이스카우트 출신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초등학교때는 보이스카웃 좀 했는데요 ㅋㅋ
한국에선 학교 뒤뜰 야영 같은 거 할 때 여기는 기금 마련을... ㅎㅎ

zorba님이 dj-on-steem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9/29]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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