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오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료칸
지난 1월 고독한 미식가 보다가 꽂혀서 들른 시즈오카.
방송에 나왔던 와사비돈 가게에 제일 먼저 들렀다.
신난 신랑. 참 좋았던 것은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와사비 밭이 막
옆에 펼쳐져 있어서 그걸 보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식당에 들러서 먹어본 와사비 돈의 맛은 내가 기대를 많이 해서일까.
약간 아쉬운 감이 있었지만 덕분에 한국에 와서 혼카레부시
사서 생와사비 갈아서 간장과 함께 곁들여먹으며 만족하고 있다.
밥 먹고 배불러서 산책겸 들렀던 오오다루 폭포.
아래쪽으로보면 노천 온천에 사람들이 온천을 즐기고 있다.
나는 온천의 프라이빗한 느낌이 좋은데 야외에서 관광객들에게
노출된 채 온천을 하다니 좀 놀랐다. 하지만 신랑은 폭포 곁에서 하는
온천도 운치 있겠다며 좋아했다. 성향의 차이일까.
우리가 들렀을때 시즈오카 기온이 평균 10-15도 정도였다.
서울은 정말정말 추울때였는데 덕분에 따뜻하게 잘 다녔다.
시즈오카는 약간 제주랑 비슷한 느낌도 났다. 곳곳에 유자, 귤 밭이 있고
녹차밭도 보이고 날씨도 따뜻해서 더더욱.
재배환경이 까다로워서 구하기 어려운 와사비를 이렇게 노상에서
막 팔고 있다. 와사비 줄기로 만든 반찬들도 맛있고
항상 일본 여행 다니면 그 도시에 반해서 여기서 살고 싶다고 노래부르는
우리 부부. 나는 요즘 이즈쪽이 참 좋은데 신랑의 1위는 여전히 가나자와다.
이른 아침 비행기를 타고 가서 피곤한 몸을 쉬러
설국으로도 유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이즈의 무희라는 작품을 썼다는
유모토칸에 들렀다. 작은 규모의 료칸이지만 곳곳에서 섬세한 배려가 느껴졌다.
식사도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정갈하고 깔끔하게 맛있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저 계단에 앉아 있는 사진이 있길래 신랑도 똑같이
흉내를 냈다. 나는 크게 와닿지 않는데 그의 열렬한 팬인 아빠가 엄청
부러워하셨다. 다음에 같이 옵시다. 아빠.
참 시즈오카에서 재밌었던 것은 어딜가나 후지산이 뙇!하고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도착해서 날씨운이 좋아서였지 떠나올땐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 귀한 줄 알았으면 사진 많이 찍어둘걸...
차에서 대충 찍은 사진뿐이다.
노천 대욕장이 있는데 프라이빗으로 사용할 수 있다. 1회에 30분
다른 사람의 슬리퍼가 놓여져 있으면 누군가 사용하고 있다는 표시다.
우리 부부도 두 번 정도 야외 노천탕을 즐겼다. 실내 대욕장은 일반적인
일본의 온천처럼 남, 녀 탕이 구분되어 있다. 신랑과 함께
프라이빗한 야외탕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신난 신랑. 겨울의 료칸은 참 좋다. 바깥공기는 차가운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피로가 사르르 사라지는 느낌이다.
뭐. 근데 봄도, 여름도, 가을도 료칸과 온천은 참 좋긴하다.
또 가고 싶네. 흐어어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