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골목길 탐방6] 왕가위 영화같은 그곳, 경의선 숲길 혹은 연트럴파크

in #kr-series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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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밤의 그것은, 낮보다 활기차고 여유롭고, 들썩이죠.

음주가무를 좋아하는 서울의 밤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 걷고, 대화하고, 술 한 잔 하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그래서 봄밤이 좋아요. 밤새 걸어도, 공원 잔디밭에서 맥주 한잔을 해도, 벤치에 앉아 하늘을 봐도 춥지 않으니까요.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옛 경의선길 자리에 '경의선 숲길' 흔히들 말하는 '연트럴파크'가 생겨나면서, 홍대는 더욱 걷기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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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에서 경의중앙선길을 따라 가좌역까지 걸었습니다.

걸으면서 군데군데 옆길로 샜고요, 연남동 갈 때마다 늘 들르는 골목골목을 들렀습니다.

밤의 골목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지요.

길가에 멈춰 서서 담배를 피는 남자들, 커피숍에서 등을 보이며 대화를 나누는 여자들, 부띠끄 가게를 연 상점 주인.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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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으면서, 이 휘황찬란한 거리들이 왕가위의 영화 속 한 장면을 닮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화양연화> <중경삼림> <타락천사> 같은 영화들요.

색이 과장되어 있고, 빛은 번져 있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들은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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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오늘 찍은 사진과 섞어 놓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죠?

어느새 서울의 거리는 예쁜 조명과 걷기 좋은 길과 버스킹하는 사람들과 예쁜 연인들로 가득찬 멋진 곳이 되었습니다.

제가 걷는 이 길은 뉴욕의 하이라인파크 같기도 했고, 홍콩의 어느 밤거리 같기도 했고, 베를린이나 이스탄불의 힙한 거리 같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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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가득찬 길을 걷는데, 어쩐지 '외롭고 웃긴 가게'라는 노래가 생각났어요.

외롭고 웃긴 가게에 들어오세요.
오렌지색 가발을 쓰고서
시간은 흐르고
빛을 뿜어요.
새들이 헤엄치듯이
거짓말처럼.. 거짓말처럼..

노래의 여운을 남기며 제가 제일 맘에 들었던 사진들로 마무리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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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숲길 :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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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서교동 연희동 연남동 성산동 그리고 신촌 제 고향이나 다름 없는 곳입니다. 이젠 너무 달라져 서먹하군요... 정말 그립습니다.

그쵸? 오래전부터 이곳에 사시던 분들은 바뀐 풍경도 좋지만 옛 모습이 그립다고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요즘 변화하고 있는 서울 곳곳의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와 주셔서 감사해요^^ 자주 오세요~!

연트럴 파크 정말 좋죠^^

그런데 요즘 연트럴 파크에 [음주금지] 현수막이 붙어버렸습니다ㅠㅠ
아마도 구청에서 금지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게 너무너무 아쉽습니다만,
뭐 그래도 먹을 사람들은 다들 먹더라구요ㅋㅋ

오늘 저도 연남동에 있는 피자집을 포스팅 했는데,
연남동 거리 포스팅 반갑네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ㅎㅎㅎ

오오오... 뭔가 통했나봅니다! 봄의 연남동 정말 좋죠^^
음주금지 현수막... 몰랐어요! 아마 주택가인데 늦게까지 맥주 드시고 고성방가? 음주가무? 하시는 분들이 계셨나봅니다.
길거리 스테이크집 옆에 '술퍼마켓'이라고 맥주 편의점이 있었는데 없어졌겠네요.
(거기 바로 앞에 한참 앉아 있었는데, 탭댄스 버스킹 하시는 분 보느라 기억이 잘 안 나요)
봄밤과 연트럴 파크, 정말 찰떡 궁합인 것 같아요.
와 주셔서, 보팅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맞아요 술퍼마켓 아직 영업중이긴 한데,
타격이 클 것 같아서 좀 안타깝더라구요 ㅠㅠ

이래서 뭐든, 과하면 안되는거 같네요
적당히 맥주 몇캔 조용히 먹었으면 좋았으련만 ㅠㅠ

여전히 영업 중이긴 하군요^^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ㅎㅎㅎ
그러게요~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앉아서 맥주 한 캔씩 먹는 분위기가 좋아 보였는데^^
적당한 선을 지키기가 그렇게 어려웠나봐요 ㅎㅎ

와 주셔서 고마워요^^

연남동 몇번 가봤는데 이렇게 멋진 밤풍경은 못봤네요.
사진도 참 잘 찍으시네요^^
갑자기 술한잔 땡기는 밤입니다. ㅎㅎ

연남동은 정말 술 마시기 좋은 동네예요. '달빛주방'이라고 숨겨진 맛집이 있는데, 프로페셔널한 셰프가 오픈 주방에서 중국 + 태국 + 한국 퓨전 안주를 (소주와 진짜 잘 어울리는 ㅎㅎ) 내놓는 집이랍니다.
요즘 금주 중인데.... 연남동 갈 때마다 술이 그렇게 땡겨요 ㅎㅎ

!!! 힘찬 하루 보내요!

으아아아! 고맙습니다^^ 힘이 나네요!!!

서울 살때 자주갔었고 ... 얼마 전에도 일때문에 걸어다닌 길이네요 ... 나름의 추억과 ... 기억과 ... 낭만과 ... 그런 것들이 많은 길입니 ... (푸흡!)

추억과... 기억과... 낭만!!! 뭐였을까요? ㅎㅎㅎ 연트럴파크의 밤은 추억을 쌓기에 더할나위 없죠.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걷기 좋은 길이니까요.

넵 ... 저의 아련한 ... 그런 어떤 새록새록한 ... 그 무언가 ... 반짝반짝하던 ... (푸흡!)

대회에 꾸준히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멋진 글들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대회를 위해서 태그를 두개나 쓰는 것이 좀 낭비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앞으로 #joceo00 태그는 빼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른 태그를 붙여서 더 많은 분들께 노출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그럼 앞으로 #kr-series 태그만 쓸게요^^ 1일 1글이 목표였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소강상태였어요. 오늘부터 다시 달려 보려고 합니다. 응원해주세요!

나눔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
보팅하고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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