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잡담] 연구(삶?)의 두 방향 //논리와 직관 // 파인만과 슈윙거 // 히데키와 신이치로

in #kr-science7 years ago (edited)

과학 분야들의 논문들을 공부 하다보면 연구 그룹은 크게 두 파로 나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딴지를 좀 걸자면 꼭 과학 분야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 수학의 논리학 논문 방향을 추구하며 하나씩 증명해 나가서 논리적으로 이론을 만드는 그룹과 직관과 사고실험 등을 통해 이론을 만드는 그룹이 있죠. 오늘은 일화등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아인슈타인 [ 아인슈타인-나무위키 ] 은 이 두 가지 모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사고실험을 통해 특수상대론을 구성하였고, 수학적 사실들을 통해 일반상대론을 정립하였죠. 이 일반상대성 이론이 20세기 과학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기에, 아인슈타인의 이 방법은 엄청난 각광을 받습니다.

논리파

학자들에게 수학적 아이디어나 사실들을 이용한 위의 일반상대론과 같은 방법론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추구하는 연구 방향입니다. 논리성 엄밀성이라고 해야될까요? 밑바닥부터 하나씩 이론을 정립해 나가는 방법이죠. [사실 리만기하에 바탕을 두었을 뿐 아인슈타인의 초기 논문은 틀린게 많았죠. 논문 내고 수정본 내고 다시 또 수정하고 이런게 반복이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아인슈타인은 제 생각엔 직관파에 더 가깝지 않나라고 봅니다. 그에게 수학은 그저 도구였을 뿐, 물리적 사고와 직관을 통해 수학을 사용한 거였죠. 여하튼 아인슈타인의 이런 수학의 차용 방법은 당시에도 논리와 합리를 추구하던 많은 사람들에게 빛이 됩니다. ] 이런 논리적 추론 방법에 익숙해지다 보면 어느새 직관력에 관한 것들이 떨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흔히 대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이 두가지에 모두 익숙하다고 하죠. (???)

종종 실험하는 사람들은 이론 하는 사람들보다 논리력이 떨어질 것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이것도 요즘은 많이 달라졌죠. 예전에는 실험, 관측이 먼저였고, 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을 세웠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경우 많은 학문 분야에서 이론들이 무수히 많아졌고, 종종 실험 결과를 통해 무수히 많은 이론들을 걸러내곤 합니다.

요즘 같은 경우, 실험을 하는 사람들은 해당 분야의 이론과 장비 등 많은 공부를 하곤 합니다. 각종 실험의 설계부터 목적, 절차 결과분석 등을 통해 정당성 합리화를 하는 과정 속에 상당히 많은 논리적 근거들이 필요하죠.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21세기 과학은 주로 이런 논리력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국내외의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논리파 성향[ 논리, 합리성, 엄밀성 등 강조]이 강하다고 봅니다.

직관파

직관파라고 명명(?) 하긴 했는데... 앞서 논리파 쪽에는 아래서부터 위로 천천히 이론을 만들어가는 형태라면 이런 직관파 같은 경우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결과로부터 원리를 얻어내는 형태입니다. [꼭 이렇게 규정하긴 애매하긴 합니다.] 말 그대로 그들은 문제를 보면 직관적으로(?) 답을 얻어내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 이 직관이라는 것이 정말 설명하기가 힘드네요. 일종의 촉(?) 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때때로 고도의 훈련을 통해 이들은 이런 직관력을 키워 내기도 합니다. 대략적으로 직관파의 경우 어떤 현상이나 결과를 기본원리를 이용하여 쉽게 이해합니다. 이들에게 있어 수학적 논리성과 엄밀성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파인만]

이런 직관파로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유명한 인물이 바로 파인만 [ 파인만-나무위키 , 개인적으로 파인만의 나무위키는 꼭 한번쯤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혹은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를 권해 드립니다. 정말 재밌는 인물입니다.]과 히데키 그리고 서스킨드 입니다.

파인만의 직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그의 빨간책 입니다. 원서는 이제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 되어 있지요 링크 를 클릭 하시면 됩니다~

[이미지 출처-위키]


[슈윙거]

파인만의 경우 유명한 일화가 있죠. 일단 일화를 설명하기 앞서 관련 사람들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죠. 파인만과 슈윙거는 Quantum electrodynamics 를 만들어낸 [물론 일본의 도모나가 신이치로 도 있습니다 이들 세명은 QED 의 공로로 노벨상을 받습니다] 사람입니다. 슈윙거의 경우 논리파라고 보면 됩니다. 압도적인 적분 테크닉을 이용하여 QED 를 계산하였죠. 반면에 파인만의 경우 수학적으로 잘 정의가 안 됬던 path integral 를 개발하고 그걸로 부터 Feynman diagram, Feynman rule 를 만들어 QED 를 계산하였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학창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였죠, 아래에서도 소개하는 히데키와 신이치로와 유사한 관계라고 보면 됩니다

슈윙거와 파인만이 참석하고 있었던 학회가 있었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슈윙거가 먼저 발표를 했고 그 후 파인만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처음 슈윙거의 qed 계산 발표에서 사람들은 결과에 놀랐고 그의 계산 테크닉으로 압도 되었죠. 후 파인만의 발표에서는 파인만의 접근 방법에 의해 놀랐고요. 그는 시작부터 그 유명한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그리기 시작했죠. 슈윙거의 계산 방식은 너무나 복잡하였고 파인만의 접근법을 처음 접했을 때, 사람들은 혼란스러워 했죠.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잘 몰랐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들이 하고 있는 연구가 같은 주제인지도 몰랐다고 합니다. 다이슨은 이 두 사람의 연구의 중요성을 알아보았고, 후에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슈윙거의 방법과 파인만의 방법이 동등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죠. 그리고 중간에 머나먼 일본의 도모나가 신이치로가 독립적으로 같은 계산을 했던 것이 알려지게 되고[도모나가의 경우 오펜하이머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들[파인만, 슈윙거, 도모나가]은 1965년에 이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게 됩니다. 다만 대부분의 교재에는 직관적이고 받아들이기 쉬웠던 파인만의 방법이 주로 기술되게 되고 파인만의 표기법이 주로 남게 됬죠[초창기 사람들은 슈윙거의 계산을 많이 받아들였습니다만 결국엔 직관적이고 편한 파인만의 방법이...] 물론 각 학파별로 나름의 테크닉들이 발전되고 지금도 쓰이고 있긴 합니다.

또 하나의 여담은 일본의 양대 물리학자 도모나가 신이치로 유가와 히데키가 또한 논리파와 직관파로 파인만과 슈윙거의 관계와 유사합니다. ㅎㅎ 유가와 히데키는 중간자(후에 메존으로 밝혀짐)의 존재에 대한 논문을 써서 1949 년 노벨상을 받습니다. 유가와 히데키는 교토 출신으로 교토대학교 교수로 있으며 많은 학생을 양성했습니다. 교토대학교에는 그를 기리며 YITP 란 yukawa institute of theoretical physics 연구소를 설립하였죠.


[하도 유명해서 관련 책도 있지요 ㅎㅎ]

도모나가 신이치로(도쿄 출신입니다) 그 역시 교토대학교 출신이고, 히데키와 동기입니다. 학부 시절부터 둘은 라이벌이었죠. 유가와는 직관을 중시했고, 도모나가는 논리를 중시했습니다. 그 또한 중간자와 마그네트론을 연구했었고, 그 유명한 QED의 renormaliztaion method 를 개발한 사람중 하나입니다. 신이치로는 후에 도교교육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학생들을 배출합니다. 그 유명한 남부 요이치로[도쿄대]가 도모나가 신이치로의 박사 학생 중 한명입니다. [아마 형식상 교수와 실질적 교수를 구분한 것 같습니다. ] 이렇듯 두 사람은 대응(?)되는 점이 많죠 ㅎㅎ


[수상자 중 유가와의 직계 제자가 없는것이 좀 아쉽군요]

유가와는 세계 2차 대전 패망의 일본국이 혼란의 시기에 빠져있을 때 노벨상을 안겨주어 국민적 영웅이 됩니다. 라이벌 신이치로는 많이 괴로워하죠 ㅠㅠ [그도 뒤지지 않을 업적을 쌓았을 때 였으니까요] 다행히 그도 후에 노벨상을 받긴했죠.
(1965년에 받으니 속으로 얼마나 탔을까요... )

여담으로 유가와는 중간자 이론 이후에 특별히 커다란(??) 업적을 남기지 못합니다. [그래도 Yukawa coupling은 길이 길이 살아남았죠] 반면에 신이치로의 경우 후에 입자물리 분야나 응집 물리 분야 등에도 여러 업적을 남깁니다. 대표적인 예로 Tomonaga-Luttinger liquid 가 있지요. [안타깝게도 도모나가의 처음 제시법에 오류가 있어서 인지 위 liquid 를 거의 Luttinger Liquid 라고 도모나가를 생략해서 부릅니다... ]

이런 것 까지도 서로 대조적이네요;; ㅋㅋㅋ


현대의 학자로써 대표적인 직관파 학자를 한명 꼽으라 한다면 제 개인적으로 susskind 를 꼽습니다. 물리적 직관력이 대단히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의 블랙홀에 관한 논문이나 우주론과 관련된 논문들은 다른 사람들의 논문에 비해 수식이 없고 거의 대부분 사고실험, 물리적 직관성을 요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어디 분야나 항상 불(?) 을 지피고 다니시죠 ㅎㅎ 예전에 블랙홀이야기를 하면서 서스킨드의 블랙홀 전쟁 책을 소개한 적이 있었죠 ㅎㅎ inflation 우주론에서 서스킨드와 다른 연구자와의 전쟁(?), 앞서 소개한 loop gravity 의 아버지 Lee smolin 과의 인류원리 전쟁 등 ㅎㅎ 많은 일화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종종 그의 대중과학서(?) 책 속에서 이런 일화들을 공개 하기도 합니다.

파인만과의 일화를 소개한 ted 영상이 있어 한번 소개해 봅니다. 레너드 서스킨드 : 내 친구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 링크 클릭~


이런 것들을 학문적 성향이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적용시킬수 있지 않을까요? ㅎㅎ
당신은 어떤 파에 속하는가요?

Sort:  

파인만 일화에서 보듯이 직관이 단순히 뛰어나기 보다는 직관을 뒷받침할 실력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beoped 님은 어느 파이신가요?

저는 직관력이 많이 부족하고 논리력도 많이 부족해서... 그래도 따라가기 익숙한 것은 논리파죠...
직관파를 추구하는 논리파라고 보면 되려나요

저는 논리파를 지지 하는 한 사람으로 더 논리적이길 바라는데 이글을 읽으면서 아직도 부족하구나 생각을 많이하게 되네요

많은 사람들이 직관파 보다는 논리파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ㅎㅎ

Excellent post. Thanks for Share!

둘다 너무 중요하기때문에..
저는 두개 다 할게요! ㅎㅎ

당신은 욕심쟁이 우훗~

Congratulations @beoped! You have completed some achievement on Steemit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Award for the number of upvotes

Click on any badge to view your own Board of Honor on SteemitBoard.
For more information about SteemitBoard, click here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By upvoting this notification, you can help all Steemit users. Learn how here!

직관파인데 논리적 훈련을 많이 받는거 같습니다..
다만 논리가 과한 사람들은 상상력이 부족하게 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새로 나오는건 논리로 이해하기 힘드니까요..

그렇죠, 최근 것들을 따라가기에 직관만큼 훌륭한 자산은 없는것 같습니다
트렌드를 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는 논리적인 것보다는 흐름을 읽는 직관 이런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ㅎㅎ

사실 직관은 정리하지 않은 논리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도 있지요.
잘 읽었습니다.

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군요 ㅎㅎ

직관파와 논리파...

뭐든 충분한 지식에서 출발하겠네요.
직관에서 출발해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방법이 있고, 논리적으로 쌓아나가면서 직관이 생기는 경우도 있겠군요. 아마도 서로 보완해주면서 발전이 있는거겠죠?

네 서로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ㅎㅎ

Coin Marketplace

STEEM 0.28
TRX 0.12
JST 0.033
BTC 61926.98
ETH 3060.91
USDT 1.00
SBD 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