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제1원리

in #kr-science7 years ago (edited)

수학, 과학을 공부하다보면 종종 나오는 말이 있다.

So what is the first principle?

first principle, 첫번째 원리가 머냐고?

사실 얘네는 비단 학문을 공부할 때 나오지 않는다.

실생활에도 우리는 종종 기계나 신기한 현상을 보았을 때

그것의 작동원리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지 않는가?

작동원리의 근간의 근간을 찾아가다 보면 등장하는게 바로 제1원리, First principle이다.


사실 이 제일원리는 수학, 과학 뿐만이 아닌 철학에서 부터 시작된다.

데카르트는 그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를 제 1원리로 철학을 사상을 접근했다. (엄밀하게는 "신" 을 이해하려고 했다.)


제1원리란 무엇인가?

제1원리는 가장 기초적이고 근원적인 가정을 말한다.

수학으로 말하면 공리가 제1원리 역할을 한다.

예로 유클리드 기하학을 이야기 해보자.

유클리드 기하는 5개의 공리로부터 시작한다.

1 . 서로 다른 두 점이 주어졌을 때, 그 두 점을 잇는 직선을 그을 수 있다.
2 . 임의의 선분은 더 연장할 수 있다.
3 . 서로 다른 두 점 A, B에 대해, 점 A를 중심으로 하고 선분 AB를 한 반지름으로 하는 원을 그릴 수 있다.
4 . 모든 직각은 서로 같다.
5 .임의의 직선이 두 직선과 교차할 때, 교차되는 각의 내각의 합이 두 직각(180도)보다 작을 때, 두 직선을 계속 연장하면 두 각의 합이 두 직각보다 작은 쪽에서 교차한다. (평행선의 공리, 제5공준)

이 5개의 공리로부터 수백가지의 유클리드 기하학 정리들이 도출된다.

공리는 말하자면 공적인 약속 이다. 유클리드는 수학적 직관에 의해서 1-4 공리는 명백하다고 생각했으나 5번째 평행선 공리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았다. 유클리드 본인은 1-4 공리로부터 5공리를 도출해 내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하였다.

후대의 학자들 역시 이 5공리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 결과, 5공리 즉 평행선 공리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성립하는 기하인 비유클리드 기하를 만들어냈다. 이 비유클리드 기하가 소위 말하는 (굽은공간의) 리만기하를 말한다. (explicit 한 예로써 쌍곡, 타원기하를 가장 많이 든다.) [비유클리드 기하의 구성 및 발전에는 역시 가우스가 큰 역활을 했다! ]

이러한 비유클리드 기하학은 기존의 기하학의 근간을 뒤흔드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었고 그 뒤로 비 유클리드 기하의 대표격이라 하는 리만기하를 확장하는 기하(복소 공간으로 확장한 kahler 기하나 칼라비-야우 기하) 혹은 리만기하 자체를 벗어나는 기하들에 대해서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어가고 있다.


과학에서도 제1원리는 많이 등장한다. 특히 과학 중에서 물리에서 first principle 이야기를 많이 한다.

ㅋㅋㅋㅋ 제1원리 계산이라고 불리는 Ab initio quantum chemistry methods, 소위 말하는 DFT(density functional theory) 전자구조계산을 제외하고도 말이다.

속칭 DFT 는 물리에서는 MFT(Mean field theory) 를 기본으로 깔고 시작한다. 기본적으로 Mean field theory 의 등장으로 통계역학은 꽃을 피웠다. Ising model 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ㅋㅋㅋ

특히 우리나라는 화학과나 물리학과, 기계과에 이런 전자구조 계산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들에게 이 이론은 필수이다. 이들에게 있어 제1원리는 바로 제1원리 계산 으로 ㅋㅋㅋ ;; 특히 이 분야는 많은 분야로 적응이 가능하다. 뭐 이걸로 밥먹고 사는 친구 말로는 요새는 package 가 다 있어서 돈주고 사면 된다지만 10-15년 전만 해도 열심히 코딩들을 했다.

너무 지엽적인 동명이인에 관심을 많이 줬다.

다시 본제로 돌아가보자. 물리학에 있어, 제1원리 중 유명한 것으로는

뉴턴의 운동법칙이 있겠다. (법칙이라고 부르지만 엄밀하게는 공리라고 불러야 한다).

1 . 관성의 법칙 : 물체의 질량 중심은 외부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2 . 가속도의 법칙 : 물체의 운동량의 시간에 따른 변화율은 그 물체에 작용하는 알짜힘과 (크기와 방향에 있어서) 같다.
3 . 작용 반작용의 법칙 : 물체 A가 다른 물체 B에 힘을 가하면, 물체 B는 물체 A에 크기는 같고 방향은 반대인 힘을 동시에 가한다.

뭐 이런 3법칙(공리)를 잘 보진 못했어도 이 식은 많이 봤을 것이다

사실 엄밀하게 저 3법칙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관성의 법칙은 가속도 법칙의 특수한 경우(F_{ext}=0) 이다. 이 제2법칙, 가속도의 법칙은 뉴턴역학, 고전역학의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바로 특정상태를 알면 어떤 상태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과거의 정보를 알면 현재, 미래의 정보를 예측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초기값에 의해 결정되는 미분방정식의 해!)

의도치 않게 양자역학은 이러한 공리를 깼고, 상대성 이론은 일종의 1공리를 깬 것이 되겠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는 빛은 어떠한 관성좌표계에서 속도가 일정하다. 뉴턴의 입장에서는 관성계를 바꾸면 빛의 속도가 더 빨라지거나 느려질 수 있다. )

이러한 제1원리들은 공리이기 때문에, 약속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

수학이론의 경우 논리만 따지면 되기 때문에 쉽게 공리를 깨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 수 있다. (물론 그 새로운 수학이론이 잘 정의되는가는 또다른 문제이다). 다만 과학의 경우 기본적으로 이론구조만 보는 것이 아니라 현상(실험)과도 맞아야 하기에 자연현상과 잘 맞는 공리들은 종종 법칙으로 업그레이드가 되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칙들은 공리관이 깨지면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 새로운 법칙들을 만들어낸다!

사회 현상으로 확장한다면 이러한 기본법칙들은 일종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도 세상이 지나면서 업데이트, 업그레이드, 아니면 전반적인 변혁을 하지 않는가.

그나저나 올해 헌법이 개정되긴 하려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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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 또 파고 나오는 것도 결국 끝이 있긴 하네요ㅋㅋ
과거에는 진실이었던게 현실에 와서 거짓으로 밝혀지거나 현재에서는 진실이었던게 미래에는 거짓으로 밝혀질지도...

훌륭한 제1원리 또는 원칙을 멋지게 정의하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람에게도 자기 나름 대로의 인생관이 있겠지요 어떻게 살 것인가
이것이 바뀌려면 지난일에 대한 반성과 분석을 통해서 현재를 재확립하고 이를 토대로 미래를 올바르게 정립해야겠지요
근데 그것이 자신의 신념으로 고착되어 환경변화에 따라 바뀌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지요
우리네 헌법 개정은
오직 국가와 국민만을 위하며
천천히 서두르는 게 필요하지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생각의 근간을 찾는다는 것, 제1원리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수학, 과학에서의 이야기가 헌법에 이르는 점이요. ^^

과학 수학 얘기에서 헌법에 까지 이르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
(~~사실... 중간에 잠깐 멘탈이 가출했었음...~)

직업이 궁금해집니다~ ^^

아앗 저는 100..
전업 스티미언 가즈아? ㅋㅋㅋㅋ

도약을 위해 몸을 움츠린 채 숨어 있는 맹수의 모습이겠네요~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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