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을 올리다]첫 경험 Vol.2

in #kr-pub7 years ago

안녕하세요~잘들 지내셨는지요?
눈물은 닦은지 오래였으나 괜히 까분다고 한번 끊어가는 바람에....
여하튼 이제 이어갑니다.

말투는 바꿔서 씁니다....


갑자기 무전이 들려온다. "매니저님 한번 와보셔야 할거같은데요...."
'아..설마....이러지마...나한테....'

역시나 그 테이블에서 부른거 였다. 다시 유심칩이 인식이 안된단다. 가서 보니 됐다가 안됐다가
하는 거같다.
가이드의 말로는 내일 당장 나가야 하는데 핸드폰이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는 이상황을 어떻게 할거냐는 거다.
하필 내일은 일요일이라 a/s도 받을 수도 없는데 어찌해야하나....
눈은 침침해지고 머리는 온갖 방법을 짜내느라고 윙윙 거린다.

"다른 호텔 같은 경우에는 대여용 핸드폰이 있는곳도 있든데 그런거 없나요?"라고 가이드가 묻는다.

제발...제발........프런트야...제발 좀 도와줘라..........

잠시후...

하아.........하여튼 이놈의 프런트는 도움이 안돼......그런 서비스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단다...
그래...늬들이 그렇지....

어떻게 해야하나.......하던 찰나.
그렇지! 업장에 예약전화를 돌려받기 위해 준비해둔 핸드폰이 있었지!!

"제가 그럼 저희 이러저러한 핸드폰이 있는데 이걸 준비해드릴까요?이걸 먼저 하루사용하시고
그다음날에 저희가 직접 a/s센터에 접수 하겠습니다. 괜찮으실까요??"

그렇게 해달라는 말이 통해서 통해서 돌아왔다.(가이드는 일본어로-손님중에 일본어가 가능한 중국인이 다시 중국어로
얘기하고 다시 돌아오는 순이었다.)

어느새 무릎접고 앉아있는 나.
-나는 절대 우리 직원들에게 무릎꿇고 주문받으라고 하지 않는다.
과한 친절이 하대로 이어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으므로...-

힘겹게 무릎을 펴고 예약용 전화기를 확인 해봤다. 이런....언어변경을 비롯한 기능이 아무리 뒤져봐도 없다.
설정에도 진짜 최소한의 기능만 있을뿐.....

하아.....진심을 다한 큰 한숨이 나왔다.
다시 또 무릎을 꿇고 가이드분에게 말씀을 드렸다.
"죄송합니다만.......언어변경이 되지 않는 거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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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럼 어떻게 하실껀데요? 이분들은 내일 아침에 나가신데요"
"괜찮으시다면....제가 집에가서 사용하고 있지 않은 핸드폰이 있습니다.
그거라도 가져다 드릴께요. "
"집까지 얼마나 걸리세요?"
"아...차로 왕복하면 한....40분 정도 걸릴거 같습니다."
.......................
.................
...........
"너무 오래 걸린다고 됐데요"

"아...그럼 제가 어떻게 해드려야할까요?....."

솔직히 이때부터 속에서는 욕이 나오기 시작했다. 모든 상황에 대해 욕이 맘속에서 쌓여가고 있는데

각서를 써달란다. 어떻게 처리해줄지에 관련된....
각서라니....각서라니.......

"각서요??!!?"
"네 각서요. 이분들이 써달라시네요"

와....각서라...어떻게 써야하지?라는 생각에 잠시 굳어 있었다.
화가 치밀어 오르는것도 삭혀야했다.

그런데 갑자기 당사자도 아니고 가이드도 아닌 다른 사람이 나한테 말을 건다.

영어알아 듣냐고 해서 조금 알아 듣는다고 했더니
나한테 삿대질과 성질을 낸다.

진짜 알아듣기 힘든 발음으로 당장가서 써오라며 성질을 내더니 나보고 왜 그러고 앉아있냐고
따진다. 빨리가서 써오라고....

어이도 없고 뒷통수에서 용암이 끓듯이 열이 훅 올라온다.
그래도 어쩌겠나....
알겠다고 손을 들어 대답했다.

가이드는 계속 얘길 주고 받더니 각서 써주라고 또 얘길한다.

근데 또 저자식은 나한테 또 열을 올리면서 삿대질을 해댄다.
왜 안써오고 뭐하고 있냐고...

그래...써준다......

큰 한숨을 내쉬며 돌아와 노트북을 켰다.

각서

저희 xxxxx에서는 금일에 고객님의 전화기에 맥주를 쏟게 되어 전화기의 이상현상을 초래한 바.
먼저 사죄의 말씀을 드리오며 익일에 건조 후에도 사용이 불가하게 될시에
직접 a/s센터에 방문하여 처리해드릴것을 약속드립니다.
그에 따른 금액이 발생될시에 저희 책임으로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불편을 끼쳐 드린 점 다시한번 사죄 드립니다.

2017년 8월
xxxx 매니저 올림.

옆에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는 직원이 눈에 들어올리 없다.
"괜찮다~이럴때 커버하라고 너보다 돈많이 받는건데 뭐......."

'이정도면 됐겠지? 각서라...참나......'

이제 프린트를 연결해서 인쇄만 하면 된다.

그런데.....
그런데..........

"아....진짜 이러지마........"

젠장마즐 프린터가 연결이 안된다.케이블이 이상하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감감무소식이다.
와...오늘 진짜 왜이러냐....
전원을 껐다 켜보고 케이블을 다시 꽂아 보고 해도 안된다.

이제 진땀이 바짝바짝난다. '아...제발 살려줘라...'

이때 내 귓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매니저님 테이블에서 찾는데요...."
"야이씨~프린트하고 있는데 안되서 그런다. ..."
"아..네"

후우.....
C.......
8..........
깔끔하게 포기하고 수기로 적기 시작한다.

각....서.....

저..희....xxx에서...는....

다썼다. 내 인내심도 다썼다.

공손히 가이드분에게 드렸다.
사뿐히 다시금 무릎을 꿇었다.
왠지 손!하면 내 앞발을 내어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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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또 나는 정적의 시간이....
그들은 일어와 중국어로 씨부려싼다..

가이드가 나를 보더니 말한다.
"이런 각서의 양식이나 폼 같은거 없나요? 이건 각서가 아닌거 같다네요.
양식에 맞춰서 써주셔야 할것 같아요."
'후우.........'

"죄송합니다. 이런 상황에 쓸만한 양식이 준비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프린터가 지금 안되서 직접 수기로 쓴점도 죄송합니다."
'난 오늘 여기서 몇번을 죄송하다고 한건지... 발가락까지 합쳐 세어도 부족할듯 하다.'

다시 가이드가 말한다.
"게다가 이게 수리가 안됐을시에는 어떻게 해줄건지에 대한 말도 없네요?"

"아...네네...그것 포함해서 다시 작성해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또....흔....수르그 ...불그능흘....시에 그에 승응흐는 븨용을....
즈불해 드를긋을.....약속...드릅느드..........

다시 적었다.
다시 무릎 꿇었고...
도가니탕이 먹고프다.....

로딩중.png

또 혼자만의 정적의 시간이 흐른다.

"저기요?"
"네!!고객님!!"
"회사 직인같은거 찍어주셔야 겠는데요?"
'와..나.....진짜......'
"직인이요???"
"네. 회사 이름이 들어간 직인같은게 있으실거 아니에요. 그거 찍어달라시네요"
"한번 확인은 해보겠지만 회사의 이름이 있는 직인을 제가 함부로 찍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게다가 그런 직인을 업장내에 그냥 두는 업장이 있을런지요....우선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아으....즌쯔.............주겨브르...

그렇다 역시나 직인이 있을리가 없다.....

이젠 짜증은 한가득인데 웃고 있다.피곤이 몰려오고 어깨가 뻐근하다.
목에 담도 오는 듯하고........

아오!내 도가니야....

"죄송합니다 고객님....직인은 없는것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또 정적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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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네!!" '이제 끝이겠지...'

"이거 들고 사진을 찍어야겠다는데요"

이제는 진짜 인내의 끈이 툭하고 끊어짐을 느꼈다.

frayed_rope.jpg

더이상은 못 참겠다
벌떡 일어났다. 고생한 무릎한테 미안했다.

"사진이요?!??!"라는 말과 함께 콧방귀가 나왔다.
"각서들고 사진을 찍자구요??! ㅎ"

아........
그러나 나도 월급쟁이 였다.
저 두마디를 내뱉는 순간 다시 끊어진 인내심이 다시 붙더라.......

"잠시만 기다리세요. 잔 쏟은 당사자도 불러올께요. 같이 찍으시죠!"

속에서 열불도 나고 눈물은 안나지만 속으로 목놓아 울었다.

직원을 불러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어둡단다.....

밝은 곳으로 이동했다. 다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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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난 사진을 못봤지만 이런모습이었을꺼다...

사진을 다찍더니만 이사람들... 밝은곳에서 각서만 다시 찍는다.
나보고 각서 가져가도 되냔다.

'갖고 ㄲㅈ 주세요'

"아 그럼요~! 직접 가져가셔도 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이렇게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탔다.

내 속은 열받아 뜨거워지다 못해 시커멓게 탔다.

정말.....그지같은 하루였다.

세상의 모든 중국집이 미웠다.
짜장면이 시커먼것도 미웠다.
짬뽕이 뜨거운것도 미웠다.

양꼬치집도 싫었다.
기름 많은 양의 머리 뿔을 뽑아 버리고 싶었다.
한류스타들도 싫었다.
노란별도 빨간 바탕도 싫었다.
시진핑의 멱살을 잡고 싶었다.
김정은의 구렛나루를 잡아 뜯고 싶었다.
판빙빙은 한번보고 싶었따.....ㅋ

후...........


기대에 부응은 안되었겠지만...
제 빡침이 이해 되셨다면 소리질뤄~!!!!!!
정말 동감 하신다면 오늘 하루 짜장면 드시지마세요....ㅜㅠ

Sort: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스트레스 엄청 받으셨겠네요ㅠㅠㅠㅠㅠㅠ
저도 뉴질랜드에서 알바하면서 중국 손님들 많이 대해봤는데, 다인종중에서 특히 깐깐한 사람이 한국사람, 중국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아무래도 (뉴질랜드) 여행중이고 무슨 일이 발생 했을 때 대처방법이나 그런 것들이 관광객 입장에서는 너무 어렵게 느껴지다 보니 그랬던 것 같네요.. 각서를 쓰고 사진을 찍고 그래도 그 사람들 입장에선 만에 하나 인정이 안 되어서 자신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한 보상을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심하게 그랬던건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그래도 저런 일 겪고 나면 괜시리 거기에 연관도 없지만 사람인지라 인종으로 묶어서 생각하게 되죠 ㅋㅋㅋㅋ 한류스타가 갑자기 미워졌던건 저도 동감합니다ㅠㅠㅋㅋㅋㅋㅋ

중국인들이 싫은 건 아녜요. 전 여친도 중국인이었구....좋지도 싫지도 않은정도?
일본고객들보다 중국 고객들이 더 잘웃어주기도 하구요. 그냥 다만 각서를 쓰는 상황이......좀 그랬던거죠.ㅋㅋㅋㅋ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심각하게 읽다가 판빙빙에서 웃었네요.
그나저나 정말 짜증나셨겠어요. 하루가 뭡니까. 일주일은 짜장면 냄새도 안 맡을게요. ^^

ㅎㅎㅎ 감사합니다. 근데 계속 볼수록 영어이름 잘지으신거 같아요~!

초강력스트레스를 특곱배기로 공유해본 기분..................근데 넘 웃겨서 어떡하죠? ㅎㅎㅎ

아이고...스트레스는 공유하면 안되는건데...ㅎㅎ
그래도 웃으셨으면 저도 좋습니다~!^^

저도 접객업무만 한참을 하다 보니 많은 부분이 공감되네요~
재밌게 풀어내시네요^^ 자주 놀러올께요

감사합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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