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부여행기] 다음에 우리가 간 곳은 모뉴멘트 밸리Monument Vally였다.

in #kr-psychology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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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우리가 간 곳은 모뉴멘트 밸리Monument Vally였다. 이곳은 나바호인디언들의 성지인데 많은 서부영화의 배경으로 활용되었던 곳이다. 성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곳에 도착하면서 우리는 특별한 영적 감성에 매료되었다.

어느새 자본주의에 포섭되어 있지만 그들 본연의 자연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담고 있는 곳.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느낌과 그곳 비지트 센터visitor center를 내내 흐르던 음악들. 그 인디언 음악들은 우리를 숙연하게도 했으며 이미 그곳에 없는 이들을 생각하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이 대지 위에서 말을 타고 달리면서 아이를 기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아갔을까. 그들은 어떤 노래를 부렀고 어떻게 삶을, 이 상처받은 삶을 이어갔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우리도 이들처럼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베이고 베여도 계속 베어오는 칼날 같은 바람 속에서 굳은 살이 좀처럼 생기지 않은 채로 그렇게 말이다. 아마 모뉴먼트 밸류의 그 바위는 그렇게 세월을 견디어냈을 것이고 그 바위를 보면서 인디언들도 그 세월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게 그 곳에서 만난 숙연함의 정체일지도 모른다. 모른다라는 표현은 이미 그것이 정답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흔적을 더듬어 만들어낸 말이기때문에 그렇다.

내내 잠못 이루고 맞은 아침,
그 아침을 한장의 사진과 눈물로 연다.
내내 나를 괴롭히던 느낌은 언어의 옷을 입기를 거부하고
내내 괴롭혔던 느낌은 무엇일까?

그것은 내가 어머니 속에 들어가고 싶지만 들어갈 수 없다는
그러나 짧게 나마 들어갔단 나온 작은 매혹적인 경험
그 경험에 대한 짙은 그리움때문은 아닐까.

프로이트는 어머니의 육체에 대해 말했다.
“우리가 과거에 이미 그 안에 존재했음을 그토록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다른 장소는 없다.”

저 주름진 곳, 온갖 것들이 다 모여 있던 곳
그리고 그곳에서 존재의 소멸이라는 공포와 매혹을 느꼈던 곳.
그 아궁이. 심연.

그 심연으로부터 걸어나와 길을 떠났던 나는 지금 여기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앉아 있다. - 캐년랜드와 마뉴먼트 밸리를 보고 난 후 페북에 적은 글

우리는 길을 갔다. 계속 길을 갔다. 로드 여행을 계속해 갔다. 가는 동안 만나는 광할한 사막과 크고 작은 계곡들은 우리의 시선을 빼앗아갔다. 우리는 시선이 뺏앗긴채로 몸으로 영혼으로 그 사막을 맞이하고 있었다. 막막하거 거칠고 황폐하기까지 한 사막을. 세월을.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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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의 사진이네요..
지평선을 향해 끝없이 뻗은 길이 왜 이리 어두워 보일까요?

네 어둠 속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사막일텐데 흑백사진이라 그런지 따뜻한 느낌이 나네요...

네~~ 인디언 성지라고 합니다.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감사합니다~ 뜻 깊은 한 주 되세요.

사진이 참 몽환적이 느낌이 드네요. 저런 길을 계속 걸으면 끝을 볼 수 있을까요? 포스팅 글 잘 보고 갑니다^^

걸어가는 게 곧 끝이란 말도 있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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