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버린 것은 무엇일까?

in #kr-pet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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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동물농장'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유기견들에 대한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버림 받은 강아지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짠하다.

특히 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그것도 버림 당한 바로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동물도 지키는 의리를 배신하는 인간성에 아연실색하게 된다.

구글링을 해보니 한 해 평균 6만 마리의 반려견들이 버려진다고 한다.

그것도 유기동물보호소나 보호센터에서만 잡힌 숫자라고 하니 실제로는 10만 마리가 훌쩍 넘을 거라는 것이다.

대부분 병들었거나 다쳐서 키우기가 힘들어진 경우 아니면 나이가 많은 노견이라고 한다.

언론에서는 무분별한 입양과 견주들의 무책임함에 대해 성토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 다일까?

나는 이 문제가 이 선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명과 야만의 차이는 뭘까?

무엇으로 이 둘을 구분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난 '약자가 보호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갈라진다고 본다.

동물의 왕국을 보신 적이 있는가?

아프리카의 사파리는 생각처럼 낭만적인 곳이 아니다. 사파리는 철저하게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약함은 곧 죄악이다. 이곳에서 약자의 운명은 포식자의 먹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영양 한 마리가 하이에나 떼에게 둘러싸이면 불과 몇 분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백수의 왕이라는 사자도 이런 경우를 당하면 꽁무니가 빠져라 도망가야 한다. 이 살벌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는 사자도 포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사파리에서는 약자가 되면 안 된다.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철저하게 약자가 강자의 먹잇감이 되는 곳.. 이곳이 바로 야만의 영역이다.

반면 문명 세계에는 약자를 보호하는 시스템과 제도가 존재한다.

이곳에서 힘이 세다고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면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살인이라도 저지르면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될 수도 있다.

문명 세계에서는 아무리 강자라 해도 약자의 것을 함부로 빼앗을 수 없다. 왜 그런가? 문명 세계는 생명에 대한 존중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곳에서는 약자도 생명이라는 이유 하나로 보호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문명 세계에도 야만의 영역이 남아있다.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야만성이 문명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과 동물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 야만성을 내면에 품고 있는 사람들은 위험하다. 이들 중에는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한 자들이 많다.

말 못하는 짐승이니 함부로 갖다 버려도 된다고 생각했다는 것은 이들이 자신도 생명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들이 갖다버린 것은 단지 반려견 한 마리 만이 아닌 것이다. 그들의 행위는 자신의 생명도 존중 받을 가치가 없다는 자폭선언이 아니었을까?

작가 정유정은 몇 해 전 구제역으로 수백 만 마리의 소와 돼지가 생매장 당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것을 보고 구상한 작품이 바로 '붉은 눈'이라 불리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한 재난을 그린 이야기 '28'이다.

이 작품의 에필로그에서 그녀가 남긴 이 한 문장은 정말이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그 자체로 존재의 타당성을 지닌다."

동물도, 사람도 생명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동물의 생명이 존중 받을 수 없는 곳에서 인간의 생명이라고 존중 받을 수 있을까?

문명 세계라고 하는 곳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생명들을 보며 드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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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가는 글 잘 읽었어요.저도 강아지랑 같이 사는 입장에서 생명체를 케어할 때는 투철한 책임의식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키우시는 강아지가 있다니 공감하실 수밖에 없었겠네요. 감사합니다..^^

저도 정유정 작가의 그 인터뷰는 기억에 남아요. 작가본인도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 캣맘이라고 해요. 구제역으로 엄청난 돼지들이 산채로 매장 당하는 모습을 보고 ‘28’에 그런 장면을 넣었다고 했어요. 그리고 덧붙인 말이, 인간도 언젠가는 그들에게 당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정말 강렬한 인터뷰였어요. 캣맘을 살해한 범죄도 있었지요. 성가신 고양이들 밥주러 다닌다는 이유로ㅜㅜ 스티밋에는 많은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이 계셔서, 스티밋이 점점 더 커져서 페이스북만큼의 영향력이 있어져서 세상으로 나가는 그분들의 목소리가 커졌으면 좋겠어요.

전 그 인터뷰는 못봤고 단지 '28'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뿐인데도 그 메시지가 너무 강렬해서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이 너무 쉽사리 잊어버리는 진실이죠. 동물이 행복할 수 없는 곳이라면 사람도 행복할 수 없다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애완견(묘)를 입양하기 전 철저한 교육과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야죠.
입양이 생명을 책임지는 행위라는 점을 반드시 이해시켜야죠.

건강할땐 가족이고 아프고 나이들고 하면 짐덩인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였다면... 병원에 모셔두고.. 어떻게 해서든 치료했겠쬬?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자체가 슬프네요...ㅠ.ㅠ

건강할 때도 글자 그대로 반려견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죠.. 하나의 생명이라는 의식은 별로 없었을 거예요.

저희집이 가든을 운영하는데
엄마가 캣맘 이세요 오래되신,,,,,
저희집에 고양이들이 밥먹으러ㅜ많이오니
옆집에서 쥐약을 놓아 새끼들을 다 죽인 사건이 있었어요
물증이없이 심증만 잇어 어찌 못햇지만 분명 돌려
받을거라 믿어요 ㅜ

안타까운 일입니다..ㅜㅜ

마음이 아프네요. 동물병원의 예쁜 유리박스 안에 담긴 동물들도 사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면서 태어나는 동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동물의 건강에 상관없이 예쁜종을 찾게 되면 그 환경은 더 악화되고요.
제가 팔로잉하는 어떤 고양이 집사분은 그래서 동물을 키우고 싶으면 사지말고 보호소에서 입양하라고 권유하시더라구요. 물론 한 명의 가족을 맞이하는 것과 동일한 책임감이 필요하겠구요.

저도 이 포스팅 때문에 자료 조사를 하다가 심각성을 알게 됐어요. 한 해 무려 10만 마리라니..
반려견을 많이 키우긴 하는데 여러가지로 열악한 부분이 많은 것 같네요..ㅜㅜ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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