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Shaped-Box 하트 모양 박스 28화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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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t Shaped-Box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으나 최규호의 야심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역사에 내 발자취를 남길거야. 후대에 날 평가해주겠지.' 그는 하루종일 자신의 계획을 점검해보았다.

다음날 그는 국무총리 자리를 맡은 하일영과 경호실장 김신영을 비롯한 요직의 인물들을 소집했다.
"오늘 우리가 모인 이유는, 지금 시점 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규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이 중 자신의 말에 토를 달거나 반대할 인물은 없을 것이다.

"부부가 아이를 낳지 않으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매기는 제도를 통과하려 합니다." 그의 말을 듣고 방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벙찐 표정이었다.

하일영부터 입을 뗐다.
"각하, 그러면 결혼을 아무도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25살 때까지 짝이 없으면 국가에서 맺어주면 그만입니다. 임신이 가능한 두 사람이 결혼해 26살때까지 아이를 낳지 않으면 1년마다 천문학적인 세금을 물게 하면 됩니다."

'미친 놈...'
하일영은 속으로 되뇌었다.
'이 제도는 미쳤어. 파장을 가늠할 수도 없는데..그렇다고 지금 밉보이면 나도, 일라도 끝장이야.'

경호실장 김신영은 웃으며 박수를 쳤다.
"대단한 설계십니다, 각하! 요즘 문란한 젊은이들을 일찍 결혼도 시키고, 아이도 낳게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입니다. 자자, 다들, 뭐합니까. 박수쳐요!"

짝짝짝 소리가 요란하게 하일영의 귓전을 때렸다.
그도 어쩔 수 없이 손바닥을 짝짝 부딪혔다.

한 마리 독수리와 정신 나간 비둘기 떼들.
일영은 속으로 자조하며 이 모임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몇 시간동안 규호의 제도에 관한 장황한 연설이 있었고,
모임은 해산되었다.

"자네만 남고, 나머지는 나가봐."
규호는 일영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일영은 속으로, 자신의 표정이 너무 안 좋았나 되짚어 보았다.
'대체 왜 나를 남으라 한 거지?'

"이제..출산을 위한 결혼제도를 만들건데, 나머지 김신영이나, 박주형은 다 결혼했는데..
명색이 국무총리인 네가.."

규호는 웃음지었다.
"네가 조용하고 똑똑한 성격인 건 알지만, 여자친구는 없어?"
일영은 민망한 듯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없습니다."
"그러면, 내가 임의로 짝 지어줄까?"

일영은 처음으로 애원하는 눈빛으로 규호를 쳐다보았다.
"각하..제가 다음주까지 결혼하겠습니다."
자신의 집에서까지, 규호가 맺어준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한다면 그의 숨구멍은 막힐 것이다.

"알았어. 이만 가봐."
규호는 고갯짓을 하며 말했다.

일영은 걸어나가면서 한 사람을 생각했다.
'영지...'

그는 영지를 사랑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영지가 원하는 게 있다면 모든 걸 들어주고 결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그녀의 작은 자취방을 떠올렸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라면, 나와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없을까.'


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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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s life

조작가님:) 꾸준한 연재 항상 응원합니다.

임의로 짝을 지어줄까?

소름 돋네요 ㅎㄷㄷ

그것도 그렇지만, 다음주까지 결혼하겠습니다도..
어떻게 일주일만에.. ㅎㄷㄷ

ㅋㅋㅋㅋㅋ... ㅇㅅㅇ 무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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