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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머리 위에서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잠들 때 천장에 떠 있는 은색의 빛을 보았다. 빛은 지름 1미터 정도의 원을 만들며 빠른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다. 그걸 만지고 싶어서 허공에 손을 뻗었다. 빛은 손을 통과해서 돌았다. 그 때 고흐의 그림이 이해가 되었다. 고흐의 붓자국이 만들던 패턴은 그가 직접 본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적어 주신 첫 번째 에피소드에만도 '시원한 바람, 천장, 은색 빛, 원, 회전, 허공, 통과' 등 누미노제를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사실 꿈은 모든 포유동물이 꾼다고 하지만 대개는 꿈을 꿨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깹니다. 깨기 직전의 꿈을 어렴풋이 기억하지만 깨고나면 금방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생생한 꿈을 꾸셨다는 것은 최소한 그날 밤만큼은 그만큼 절실하게 뭔가를 구하셨다는 증거이고 그 간절함은 어쩌면 돈이 아니고 전존재로서의 삶에 대한 간절함이었을 겁니다.

이미 님의 무의식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래서 절을 찾도록 했고 마음을 담아 절을 하게 했고 정직하게 울도록 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무의식은 어떤 식으로든 자아에게, 혹은 의식에게 의식의 일방(적어놓으신 대로 현실적인 문제에만 경도된 )을 보상하려는 노력(절을 찾고 절을 하고 울도록 하는)과 그 성과를 알려야했을 겁니다. 그 메시지는 바로 그런 누미노제 가득한 싸인으로 꿈을 통해 보내졌고 그 덕에 님께선 고흐의 패턴이 괜한 것이 아니란 것도, 조금 비약하면 내 삶의 편린들도 괜한 것이 아니란 것도 이해하도록 만든 것은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꿈에 끌려서 적어 봤습니다.

네, 맞아요. 삶에 대한 간절함이었어요. 동시에 해탈에 대한 간절함도 있었답니다. 누미노제라는 개념은 처음인데 심리학적으로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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