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번의 아침]과 그 안에 숨어 있는 밤

in #kr-pen8 years ago (edited)



안드레, 왜 이렇게 오래 자전거를 타?



어느 호스텔에는 와이파이가 없는 시간이 있다고 했다. 그때가 되면 여행자들은 와이파이를 찾아 밖으로 나가거나, 어색한 정적을 견디다 못해 서로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했다. 권태가 절정에 달했을 때, 더 이상 내 안에 새로운 게 없을 때,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이타심과 이기심은 맞닿아 있었다.
-52번의 아침






@thewriting님의 여행기, [52번의 아침]이 도착했다. 매일 조금씩 읽으려고 주문했는데, 2일차 아카로아까지 가는 길부터 42일차 코너스 헛 벽난로 앞 널어둔 빨래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는 시간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그 때 남은 페이지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푹신한 침대가 있는 곳이, 비가 올 때 물이 새지 않는 곳이 낙원이었다. 매번 강이나 호수에서 물을 길어다 수돗물을 마실 때면 그것이야말로 문명의 정점이었다. 만족은 상대적인 것이고 이러한 상대적인 원리야말로 절대적인 것임을 생각했다.

-52번의 아침




책을 읽은 후 읽은 책과 함께 공원을 산책했다. 길 위에서 52번의 아침과 52번의 밤을 보내는 건 어떤 느낌일까? 밤에 텐트 밖에 나와 시린 뺨을 들고 쏟아지는 별을 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 진창에 빠진 자전거와 찢어진 텐트 위에 쏟아지는 비를 보는 건 어떤 느낌일까? 다시 한 번 뉴질랜드 길 위에 난 자전거 궤적을 마음속으로 따라가 보았고, 그가 책 속에서 했던 질문을 나 자신에게 퍼부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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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렇게 문제인가? 젖은 옷이? 오르막이? 추위가? 역풍이? 통장의 잔액을 헤아리던 건 무얼 그토록 위함인가? 돈, 시간, 날짜, 거리. 이제까지. 측량할 수 있는 것만 헤아리지 않았는가?
어딘가에 도착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릴 때, 의미는 그것에 이르기까지의 순간에 있다는 걸 받아들일 때, 비로소 여행이 시작되는 것임을.

-52번의 아침


그의 말처럼 우리의 강박은 측정된 숫자를 확인하는 습관에서 시작된 것일 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상상의 반대말은 확인인 것 같다.





모두 다른 이유로 정상에 오르고 내려갔다. 한때는 패키지 여행자들을 한 수 아래로 봤다. 그러나 모든 여행은 특별했다.

-52번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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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thewriting님의 포스팅으로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을 보았습니다.
책으로 나왔다는 소식도 들었고요.(봤고요.ㅋ)
책 표지가 너무 멋지다는 생각을 했는데, 산책길에서 본 책 표지는 더 멋지네요.^^

와아 보얀님 :-) @thewriting 님의 책과 보얀님의 감성이 닿으니 이렇게 예쁜 순간이 만들어지네요 :-))) 한국 가면 꼭 읽고 싶은 책 중 한 권입니다 ㅎㅎㅎㅎ

보얀님,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표지가 참 예쁘네요 :)
한 문장 한 문장이 여유로워요. 왠지 눈을 감으면 여행을 떠나온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이런 느낌의 책이군요! 사진에 꽂혀서 저도 텀블벅으로 후원했는데, @thewriting님이 글도 감각적으로 잘쓰시네요! 아직 책을 받지 못했는데, 기대됩니다!:-)

"상상의 반대말은 확인" , 정말 맞는 말이네요.

여행에서 얻은 통찰들~~ 멋집니다ㅎ 역시 몸으로 겪은 체험은 생생한 감정을 만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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