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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연재소설] 별을 본다. 외롭지 않으려고. / 032
저는 시를 쓰지 못하는데요. (사실 잘 즐기지도 못합니다만) 시가 천재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소설 등 다른 문학 분야에는 천재가 있을 수 없다고 여기는데 시만은 예외로 합니다. 소설이나 수필, 시나리오 등은 소재-통찰-기술이라는 3박자를 연마해서 누구나 일정한 수준을 넘을 수 있는 반면 시는 천부적인 감각이 없으면 경지에 도달하는 게 어렵거든요. 물론 소설이나 시나리오 집필에 필요한 기술과 과정이 복잡하고 물리적 시간이 훨씬 많이 들기에 좀 더 대접받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건 단지 경제학적인 측면의 일이지요. 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을 좀 더 누리셔도 될 듯합니다.
아.. 정말 뭐라 말씀 드려야 할지.. 만나서 대화하고 싶은 분이 생겼네요.. 사실 요즘 너무 힘들거든요. 김작가님께 말씀 드리고 싶네요. 잠깐의 머뭄이 이리 따듯할 줄이야. 저는 무엇일까요. 요즘은, 기대고 싶을 때가 있는 하찮은 인간인 것 같습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모두 하찮은 존재고 그렇기에 서로 기대어 가며 살 수 있겠죠. 기대지도 못하는 인간은 더 하찮습니다. 힘들 땐 힘들어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죄송해요..제가 너무 추태를 부리지 않았나 싶네요.ㅎㅎ 감사합니다. 김작가님이 어찌 느끼셨을진 몰라도 제가 감당해야 할 슬픔의 크기가 요즘 너무 큰 것 같습니다. 하하. 웃는 게 웃는 게 아니네요.
추태라뇨. 그렇지 않습니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마음껏 슬퍼하세요. 더 나이 들면 현실적인 이유로 그렇게 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가죠. (심지어 돈은 돈대로 듭니다) 지금의 슬픔이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그냥 슬플 땐 온전히 슬퍼하는 게 더 낫다고 봅니다.
마음의 위로가 되지만, 어떻게 슬퍼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해도 되는 저인지 의문스럽습니다. 죄인이 되는 것만 같습니다. 김작가님께 민폐인 것 같아 쓰고 싶지 않은데도 쓰고 싶어요. 제가 쓰는 글들이 우울해서 다른 분들을 우울하게 만들까봐도 걱정되고 심려스럽습니다. 김작가님께 누가 되지 않을까봐 걱정도 되고, 그런데 누군가들에게 구해달라고 몸부림 치는 것 같습니다. 너무 힘이 듭니다.
사람마다 방법은 다르겠지만 저는 믿을 만한 사람과 얘기하는 게 도움이 되더군요. 우울한 글이라도 독자에게 가해지는 감정의 전이는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그간 시린님이 쓰신 글로 보아 다른 분들까지 우울해질 거 같진 않아요. 이곳에 글을 쓰는 게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만 그건 차선책으로 남겨 두시고, 먼저 가까운 누군가와 직접 목소리를 주고받는 게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옆의 후배와 대화를 해볼래요. 아마 저도 방법을 알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가끔은 감성적인 제가 한탄스럽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모쪼록 잘 풀리길 바랍니다. 한 번에 되진 않겠지만 새벽 감성의 힘을 빌려 좀 더 오버해서 쏟아내면 내일 아침은 좀 더 가볍게 맞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