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재미없다.

in #kr-pen5 months ago (edited)

어릴 때 취미를 묻는 말에는 고민없이 독서나 책읽기를 적어놓곤 했다.

나름 해맑았지만 상처를 잘 받는 소심한 아이였던 나는 어린 시절을

책과 함께 자라왔다.

의레 책장 가득 꽂아두곤 했던 안데르센 동화책들은 한 권이 300장을 훌쩍

넘어가곤 했다. 아마 모두 읽기를 바라고 꽂아둔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어린 소년은 책 속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수백권의 동화책을 모두 읽은 후

중학생이 되었다. 전민희, 김철곤, 이영도. 다양한 판타지소설들이 범람했던 시절.

동화 속 이야기는 어느새 스케일을 키워 판타지 세계로 확장되어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어릴 적 동경했던, 언젠가 한번 발 담그고 싶었던

그 세계에 살며시 들어와있다.

내가 좋아했던 작가들은 여전히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빛을 내고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은 재미가 없는 일이다.

뛰어난 영감이나, 색다른 재치 있는 생각들이 매일 떠오를 리가 만무하다.

그저 오늘도 카페인을 마시며, 졸린 눈을 비비며, 어떻게든 꾸역꾸역 글을 짜내야한다.

그렇다. 나는 작가로써는 기준 미달일지도 모른다. 글쓰기는 항상 어렵고 재미없고 힘겹다.

그렇지만 매일매일 아쉽더라도. 부족하더라도 어떻게든 원고지 7장을 꾸역꾸역 채워낸다.

아이러니하게도 머리를 싸매며 찌뿌둥한 손가락을 마사지해가며

내뱉은 글들을 보고 어떤 사람들은 '힐링'을 얻곤 한다.

글은 재미없다. 하지만 글이 만들어내는 세상은 나를 즐겁게 한다.

내 글을 보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에 나도 함께 덩달아 즐거워진다.

오늘도 나는 5500자를 채워낸다.

나는 웹소설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