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꾿 빠이, 무한도전

in #kr-pen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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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이달 31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고 한다. 2005년 처음 시작한 뒤 무려 13년 동안이나 사랑받았던 예능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다.

처음 무모한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됐을 당시 뭐 이런 프로가 다 있나 싶었다. 달리는 지하철과 시합을 하지 않나 황소와 줄다리 하질 않나. 또 목욕탕 배수구보다 물 빨리 빼기, 굴삭기보다 빨리 땅파기 등등. 말도 안 되는 짓들을 하며 도전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런 어처구니없는 도전이 내게 큰 재미를 주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널을 넘기다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나오면 뭐에 홀린 듯 그들의 바보짓을 바보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잘 되겠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그들의 무모한 도전은 계속됐다. 세상에 모든 일이 꼭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듯이. 그리고 바보 같았던 그들의 무모했던 도전은 어느새 한계를 알 수 없는 무한도전이 돼있었다.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주말 계획을 물어보면 치킨과 함께 무한도전 볼 거라는 대답을 곧잘 했다. 처음에는 “그게 계획이야?”라고 반문했지만 나중에는 그 대답이 하나의 문화생활처럼 느껴졌다. 무한도전은 예능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게 무한도전이라는 한 티비 프로의 종영은 그 아래 다양하게 산재해있던 문화들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재밌었던 사진전도, 즐거웠던 가요제도, 아기자기하던 굿즈들도, 추억이었던 토토가도 이제는 못 본다는 것이니까.

뭐, 그렇다고 내가 흔히 말하는 무도빠라거나 애청자였던 건 아니다. 본 것보다는 안 본 게 더 많다. 굵직굵직한 것들만 보는 정도였으니 시청자였다 말하기도 어려울 거 같다. 그런데 이런 나조차도 무한도전의 종영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안타까웠다. 어쨌든 나의 20대와 함께했던 프로였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와 그 시절 젊었던 나를 이어주던 끈 하나가 끊어진 것이다. 아무 것도 아닌 나도 이런데 무한도전을 진정 아끼고 좋아했던 애청자들은 오죽할까.

오래된 것들이 사라질 땐 언제나 아쉽다. 무한도전도 역시 그렇다. 아무래도 그들의 바보짓이 그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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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술먹고 늦잠자고 토요일은 집에서 요양하며 무도를 보는게 주말 일과였는데... ㅋ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 패턴일 듯. ㅎㅎ

저도 엄청나게 즐겨보던 프로그램이였는데,
전 의외로 종영소식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답니다:)

기린님 팬이셨군요. :)
보면 저 같이 호들갑 떠는 사람이 오히려 더 자주 안 챙겨보던 사람들인 거 같아요. ㅎㅎ

ㅜㅜ 슬프네요... 갑자기 왜?? 정권때문이가요... 머지 ㅜㅜ

정권 때문은 아닐 거에요. 이명박그네 정권에도 잘 버틴 무도였으니까요. :)

무한도전도 무한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체 하고 싶었던 거겠죠 우리 모두.. 이제 좋은 추억이 되어주었네요.

영원한 건 없으니까요. 그 동안 함께해준 무도팀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

정형돈이 나가면서 그랬죠. 너무 특집만한다. 장기프로젝트밖에 없다.

이제 끝날때가 되긴했음. 새로운 멤버로 시즌2를 하길 바라는 마음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맞아요 정형돈나가면서부터 노잼이 시작된거 같은 ㅠㅠㅠㅠㅠㅠㅠ막 못웃긴다 뚱보다 이렇게 구박받으면서도 뭐 도전하는거 마다 행도니가 다 잘하기도 했고, 행도니가 웃긴 짓 많이해서 참 좋아했는데 눈물 ㅠㅠ

아침에 기사를 보니 시즌2는 안한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프로 한다고..ㅠ

한번도안빼놓고챙겨본애청자로써슬프지만보내드려야겠죠 그동안감사했어요~^^

아마도 무한도전은 끝나지만 새로운 무언가가 다시 찾아 오겠죠. :)
제겐 아직 출발 비디오 여행이 남아 있어서. ㅎㅎ

토토가랑 전스틴이랑 길도 또보고싶은데ㅜㅠ

이제 다른 프로에서 토토가 처럼 추억의 멤버 모아야 볼 수 있을 거 같음. ㅠ

우리가 무도의 정신을 이어가는건 어떨까요

전 이번 생은 틀린 거 같아요. ㅎㅎ

글 잘읽고 갑니다. 팔로우 하고 가니 맞팔 부탁드려요~좋은 하루 되세요^^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저 그래서 예전 무도 다시 보고있잖아요 엉엉 예전에 정말 재밌었는데 근데 멤바들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진짜 많네요

그 와중에 조세호는 또 안 보이죠? ㅎㅎ

늘그렇게 옆에 있었기에 별감흥없었는데.. 또 완전한 굿바이라고 하니 막 서운하고 그렇네요. ㅠㅠㅠ
저도 무한도전 애청자는 아니지만요. ㅠㅠ

정말 흠님 말씀대로 늘 옆에 있어 별 감흥이 없었던 거 같아요. 보고 싶을 때 보고 그랬는데 말이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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