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Strory] 최저시급 1만원, 조금은 조심스러운 이유

in #kr-news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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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이 네이버 뉴스토픽에 올랐습니다.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해서 간략하게 부연설명을 하자면,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는 것입니다. 2017년 현재 최저임금은 6,470원이므로 202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상승해야 1만원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의 점진적이고 높은 인상률에 찬성하지만, 이처럼 급격한 인상에는 반대합니다. 이 포스팅은 그 이유에 대해 제 생각을 개진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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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저시급 1만원 실현가능성

최저임금 상승률은 노무현 정부 시절 연평균 10% 초반대였지만 이명박 정부 때는 최저 2.8%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의외로' 6~7%대 인상을 보여주었습니다. 한편, 저는 연평균 15% 이상 상승 가능성을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국민적 합의를 이루기가 어렵습니다.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정부정책은 정책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합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6.8%로 2014년 기준 OECD국가 중 5위입니다. 자영업자에게 인건비는 주요 비용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들의 '찬성표'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어느 사장님이 자기 수익을 직원하테 주라는데 선뜻 찬성할까요?

알바천국이 최근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질문에 알바생은 69.3%가 '긍정적이다' 라고 답했고, 82.7%의 고용주가 '우려스럽다' 라고 답했습니다.

수치상으로도 10여년 전 임금과 현재 임금 차이가 크기 때문에 1년에 15% 이상을 인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올리면 고용주들이 단기간에 막대한 손해를 봅니다. 급격한 물가상승은 덤이고요. 결론적으로, 2020년까지 최저시급 1만원을 실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그 정책을 반대하는 것은 바보같은 행동입니다. 당장 실현 가능성이 낮아도 그 정책이 가져올 "영향"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면 점차, 혹은 급격하게 사회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저시급 인상의 경제적 영향

찬성측이 주장하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임금근로자 대부분의 소득이 증가하여 경제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저는 이 논리에 100% 찬성합니다. 최저임금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저임금근로자입니다. 일반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일수록 소득이 조금 더 증가할 때 소비가 더 크게 증가합니다.

100만원을 벌던 사람이 110만원을 벌게 되면 소비가 큰폭으로 증가합니다. 100만원으로는 생활이 빠듯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10억을 벌던 사람이 10억 10만원을 벌게 되면 소비에 영향이 거의 없습니다. 이미 생활에 필요한 소비는 모두 충당하고도 남는 소득이니까요.

따라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그만큼 소득이 증가한 임금근로자들이 소비를 대폭 늘릴 것입니다. 이는 다시 판매자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가서 경제에 활기가 돕니다. 투자도 증가하고 고용도 증가할 여력이 생기겠죠. 그러면 다시 소비자들의 소비가 증가합니다. 내수침체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죠. 다른 변수가 모두 일정하다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찬성측이 주장하는 논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상승하면 빈부격차를 줄일 수 있다." 저는 이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빈부격차라 함은 부자와 가난한 자의 소득격차를 말하는 것인데, 최저시급 인상은 그걸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 편의점을 하고 있는 50대 점주가 있습니다. 그 편의점에서 최저시급을 받고 알바하는 편돌이도 있습니다. 점주는 한 달에 순이익 300만원을 가져가고 알바는 한달에 180만원을 가져간다고 가정합시다. 만약 최저임금이 오르면 점주는 한 달에 순이익이 250만원으로 줄고 알바는 월급이 230만원으로 오릅니다.

이 때, 빈부격차가 해소되었나요? 점주에게서 알바생에게로 부의 이전이 일어났습니다. 이걸 두고 사람들은 빈부격차가 완화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되면 두터워야 하는 중산층을 저임금 근로자로 끌어내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하지만 대기업 오너에게서 대기업 직원들로 부의 이전이 일어난다면, 이건 빈부격차가 완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기업 직원들은 최저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은 빈부격차 완화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결론

최저시급이 "급격하게" 상승하면 저임금근로자의 호주머니가 두둑해져 내수침체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물가상승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중산층 자영업자인 고용주들을 저임금근로자로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빈부격차 해소에도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최저임금이 점진적이고 높은 상승률로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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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도올랏으니 월급도올랐으면좋겟어요~

우리모두의 월급이 오르길 바랍니닷 ! ㅋㅋㅋ 치맥 한 번이라도 더 할 수 있게!

저와 생각이 같으시군요..ㅎㅎ

다큐레이터보고 들어왔습니다. 미리들어오지 못해 죄송합니다 :)

와아 감사합니다..^^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신 것 같네요 ㅎㅎㅎ

"을" 들끼리 싸우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ㅠㅠ 건물주가 월세로 가져가는데, 일반 영세 자영업자들도 어렵고, 최저시급 받는 알바생들이야 당연히 생계가 어렵고 ㅠㅠㅠ

그렇죠ㅠㅜ 뭔가 속시원하게 해결될 수가 없나봅니다. 참 마음아프죠. ㅠ

안그래도 이번에 알리바바에서 완전 100% 무인시스템으로 이루어지는 편의점을 개발했고, 맥도날드는 무인 주문시스템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 아니 정치'꾼'들이 표에 눈멀어 이런 시급1만원 인상을 외치는 상황이 너무나 우려스럽고 화가납니다.

완벽하게 꾼들이나 하는 행동입니다. 진짜 어려운 알바생들 말은 아예 듣지도 않고 시행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집이 운영하는 가게에 알바생들 단 한명도 시급1만원 인상에 대해 '긍정적이다' 라는 답변하는 친구들이 없습니다. 당장 만원으로 오르면 지금 있는 직원들 중에 제일 잘하는 순으로 남기고 30%는 다 해고시켜야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당장 자영업자들은 버틸 수가 없습니다.

대체 저 입안을 이렇게 시급히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당장1만원 떡하니 올린다고 내수가 살아날거란 기대를 하는 정책 입안자나 관료들은 본인들이 스스로 일을 해본적이라도 있는지, 조그만 가게하나라도 운영해본적이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경제학책 아무거나 하나 사서 읽어보시면 노동시장 그래프가 나온 파트가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최저임금제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시장에서 결정된 것보다 더 높게 강제로 책정해버리면 '노동 암시장' 이란 것이 생겨납니다.

즉, 더 싼가격에 자신의 노동을 공급하려는 사람들이 노동암시장을 형성해 오히려 최저임금을 실행하기 전보다 더 악화된 처우를 받는다는 이론입니다. 경제학에선 아주아주 유명한 개념이자 부작용이구요.

그런데 그 기초중의 기초를 망각하고 이렇게 표에 눈멀어 뒤는 생각도 안하고 급하게 정책을 핀다는 것 자체가 아주 정신나간 행동이라고 봅니다.

자영업자라고 최저임금 올리고 싶지 않을까요? 비록 제가 집안 가게 사장이 아니니 직접 돈을 주고 고용하는 직원은 아니지만 어쨌든 저희 가족도 알바생 한명한명 동생처럼 아끼고 안타까운 사연들 하나하나 마음아파하며 가족같이 일하고 대우해줍니다. 대부분 정말 나쁜사장들 아니면 다 그렇게 대우해줍니다. 가게 사장도 사람인데 알바생을 기계처럼 여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올려주고 싶어도 당장 제대로 매출도 안나오고, 국내 소비계층은 갈수록 해외로 빠져나갑니다. 이번에 20대의 해외지출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공항매출은 해마다 신기록을 세워나갑니다. 온 인스타그램이나 당장 스팀잇만 봐도 온통 해외여행 사진들이 넘쳐나지요. 내수가 진작이 안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국내에서 볼거리는 자꾸 없어지지, 규제때문에 뭐하나 좀 만들어볼래도 힘들어 포기하고 나가지. 그러다보니 다들 해외여행만 가고 국내에서 소비하지 않는 것이죠.

이런 근본적인 내수문제부터 해결해야지 세상에 내수진작하겠다고 임금을 두배가까이 올려버리는 나라가 어디있답니까 ... 진짜 사고의 수준이 들여다보이는 참담한 사태입니다.

100% 공감입니다. 자영업자들이 버틸 수도 없는데다가 만약 자영업자들이 못버티고 무너지기 시작하면 국가경제 파탄납니다.
가계부채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부분이 엄청나다는데 여기서 차무불이행이 일어나기 시작하면 건전하던 은행도 훅가버릴 수 있죠. 미국처럼 주택담보대출만 은행을 파산시키는 게 아니죠. 우리나라가 자영업자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위기 사례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천천히, 지속적으로, 높은 상승률로 올리는 것이 자영업자도 버틸 수 있는 길이고 소득이 소비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임금인상은 바라는 바지만 실행되었을때
100%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떠안게 되겠죠

네 ㅠㅠ 차라리 지금처럼 7~8% 대 인상이 충격도 덜 크고 효과도 좋은 것 같습니다 ㅎㅎㅎ;

단순하게 생각하면 근로자 입장에서 최저시급이 올라가면 좋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씀하신 것 처럼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죠.. 위에 댓글로 말씀해주신 것 처럼 무인화 등의 원치않은 결과를 야기할 가능성도 크고요. 인터넷에 보면 '최저임금 만원 못줄것같으면 사업을 접어야지' 등의 그야말로 대책없는 댓글들이 심심찮게 보이는 것 같은데.. 충분한 고려와 대책마련, 사회적인 합의가 먼저 이루워 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최저임금 상승보다는 일자리 창출이 먼저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한구절 한구절 너무 공감되네요 ㅠㅠ 진짜 SNS에 '최저임금 만원 못줄 거면 사업 접으라' 이런 댓글들... 더 말하기도 싫습니다 ㅠㅠ

다양한 문제가 껴 있는것같습니다. 단순하게 생각할 일이 아닌 복잡한 문제같군요... 잘읽었습니다.

억셉님 감사합니다 ^_^ 항상 재미없는 이야기만 들고와서 죄송합니다....ㅋㅋㅋㅋ

죽어나는 건 소상공인과 알바생들인데 시급 만원 쉬운 문제는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그 수준까지 오른다면 알바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는 하겠네요.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은 일본에서는 실제로 취업률이 굉장히 높다고 하는데 사실은 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 '알바' 하면서 근근히 살아도 살아지기 때문에 그렇다는 현장리포트? 같은 걸 본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 그것도 뭐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알바하면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것 같아서...ㅋㅋ;;

좋은 글입니다. 최저 임금은 장기적으로는 올라야 되는게 맞지만, 단기적으로 상승할때는 물가 상승을 초래하게 됩니다. 기업에서는 고정비가 늘어나는 만큼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도 상승하게 되죠. 잘 읽었습니다. ^^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가상승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자영업자들이 죽어나는게 저는 가장 마음아픕니다..

힘내십시요!!! 자영업자를 위한 방안도 수립하지 않을까요? 세금 감면이라더지..

좋은 내용이네요. 필리핀도 제가 처음 왔을때보다 최저 임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로 인해 물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실제로 현지인들의 생활은 나아진게 없어 보이더라구요. 아무튼 전국민이 살기좋은 나라가 되기를 바랄뿐입니다. 감사합니다^^

물가상승이 생각보다 무시못할 녀석인 것 같습니다 ㅠㅠ 필리핀 사례를 직접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저도 인생 목표가 전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 만들기입니다...하하;; 댓글 감사드립니다!^^

네 같은 바램을 가지고 있으시군요 ㅎㅎ 감사합니다. 오늘도 활기찬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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