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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북리뷰] 소년이 온다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아 한강... 무슨 말을 할까요 처음 읽었을 때도, 얼마 전 다시 읽었을 때도 한결같이 먹먹하고 죄스러웠던 소설이었어요 한강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한참 울었습니다

이 소설을 쓰는 일을 거의 포기하려 했던 어느 날, 5월 27일 새벽 군인들이 돌아와 모두를 죽일 것임을 알면서 광주의 도청에 남았던 한 시민군, 섬세한 성격의 야학 교사였던 스물여섯 살 청년의 마지막 일기를 읽었다. 기도의 형식을 하고 있는 그 일기의 앞부분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토록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순간 내가 쓰려는 소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어떻게든 폭력에서 존엄으로, 그 절벽들 사이로 난 허공의 길을 기어서 나아가는 일만이 남아 있다는 것을.

맞아요. 잊지 않고 살아가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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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 아픔을 조용히 깊숙히 후비는 느낌이랄까요. 오래동안 잔잔한 아픔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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