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4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범블비 @bumblebee2018 의 이번 글은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엥 벌써 끝나?

라고 해주실 분이 계실까요?

사실 글을 쓴 제가 보기에도 너무 길고 읽기 불편한 글이어서 이만큼이나 응원을 받을거라 생각 못했습니다.

이번 글이 이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수 밖에 없었던 것은 제가 저번에 올린 유시민 작가님께 보낸 마지막 메일의 답장을 이와 같은 제목으로 받았기 때문입니다.

[반송] Returned mail: see transcript for details

범블비도 놀란 표정이네요. 하하

어쨋거나 이로 인해 이 시리즈는 강제 종료 되게 되었는데요.

물론 다른 메일 주소를 써서 다시 메일을 보내 볼수도 있겠지만 그건 예의가 아니라서요.
제가 무슨 유시민 작가님 스토커도 아닌데요.

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 지금까지 유시민 작가 스토커 짓 하고 있었잖아!

뭐,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유시민 작가님은 이제 문화 권력이라 할만큼 영향력이 있어서 이분을 계속 적으로 두는 것은 좋을건 없으니까요.

일전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말 한 마디로 김진화 대표는 하우스 사장, 정재승 교수님은 하우스 삐끼,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놀음꾼으로 만들어 버리는 위엄을 보이셨습니다.
아마 정치인 시절 프레임 선점 싸움을 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제 김진화 대표가 방송에서 블록체인 관련 강의를 해도 유시민 작가님 팬들은 하우스 사장이 하는 말을 듣겠습니까?
정재승 교수님이 암호화폐에 대해 이야기하면 하우스 삐끼가 놀음꾼 모으는 이야기로 듣겠지요?

뭐,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이런 위엄을 갖추신 고래 유시민 작가님께 플랑크톤 범블비가 할수 있었던 마지막 저항, 반대 의견을 메일로 보내기도 이렇게 끝이 나 버렸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끝내기는 좀 허무해서 이 글을 유시민 작가님께 보내는 마지막 메일이라 생각하고 써 보겠습니다.

후배 범블비입니다.

선배님은 말씀하셨죠.

암호화폐는 아무런 내재적 가치가 없는 투기이자 사기다.
따라서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고 ICO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

제가 이에 반하는 이야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은 선배님의 앵무새가 되어 가상화폐는 바다이야기다, 폰지사기다, 튤립 버블이다. 라고 아우성 칩니다.
그들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대해 쉽게 알려주는 글을 써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다단계 사기라고 욕만 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리고 선배님은, 암호화폐로 뭘 할수 있고 블록체인으로 뭘 할수 있길래, 정재승 교수님 같은 분이 그 가능성을 높이 사는 것인지는 제대로 모릅니다.
심지어 정재승 교수님이 소개한 김진화 대표를 하우스 사장처럼 묘사함으로서 동시에 정재승 교수님을 하우스 삐끼로 만들어 버리는 우를 범하셨습니다.

저도 각론에 있어서는 선배님의 의견에 거의 대부분 동의합니다.

1. 거래소 해킹 위험이나 작전 세력에 의한 시세 조작
2. ICO를 가장한 사기 행각
3. 현실에서 거래수단으로 쓰기는 어려움(이건 사실이긴 하지만 누차 말했듯이 전혀 문제는 안됩니다.)
모두 동의 합니다.

그러나 총론에서는 완전히 반대합니다.

즉, 암호화폐와 퍼블릭 블록체인은 내재 가치가 있다. 그리고 그 가치는 미래에 더욱 커질것이다.
따라서 거래소는 폐쇄 대신 적절한 규제를 통해 관리해야 하고 ICO 또한적절한 규제하에 다시 허용되어야 한다.

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제 주장에 왜?

라는 물음을 하실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으시다면 일단 비트코인은 잊으세요.

수익을 기업이 독점하는 SNS와, 수익의 상당부분을 글쓴이가 가져가는 SNS, 둘 중 누가 사용자 확보 싸움에서 이길까요?
전자라 생각하신다면 더 읽으실 것 없고, 후자라 생각하신다면 글쓴이에게 암호화폐 스팀달러로 직접 보상을 하는 SNS 스팀잇을 경험해 보십시오.

스팀잇을 하다보면 보상이 많은 SNS가 기업이 독점하는 SNS보다 사용자 확보에 유리하다하더라도 왜 꼭 퍼블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구현되어야 하나? 라는 의문을 가지실수도 있습니다.

스팀잇을 기존의 서버 클라이언트 방식으로 구현하는 경우와 지금처럼 퍼블릭 블록체인의 형태로 구현 하는 경우를 비교해 볼까요?

서버 클라이언트 형태에서 보상은 전적으로 기업이 결정하며 그 보상의 투명성은 기업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수익이 100일 때 50을 보상할지 10만큼 할지는 기업이 결정하고 그 비율도 만약 기업이 밝히지 않으려 하면 알수 없습니다.
이 경우 보상은 법정화폐로 이루어져야하는데 각국의 화폐가 모두 달라서 세계적으로 쓰이는 SNS일 경우 주는 쪽이건 받는 쪽이건 누군가는 환전수수료를 부담하여야 합니다.
개개의 환전수수료는 작을지 몰라도 그 합은 엄청날 것입니다.
보상받을 사용자가 다수이고 그 금액이 주로 몇 천원, 몇 만원 정도의 소액이라면 받는 사람들이 부담하는 송금 수수료의 합도 엄청납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각국에 지사를 두면 그 또한 비용이 됩니다.
비록 기업이 자신의 수익을 사용자에게 충분히 보상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운영비용 때문에 쉽지가 않습니다.
유튜브도 이 때문에 최근 광고 수익을 얻을수 있는 최소 기준을 많이 올렸다고 합니다.
다수의 작은 액수의 보상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겠지요.

요약하면 서버 클라이언트로 스팀잇을 구현하면 보상 구조의 투명성이 낮아 믿을수 없고 운영비도 많이 들어 많은 보상을 하기엔 기업에 부담이 됩니다.

퍼블릭 블록체인 형태에서 보상은 SNS 설계시 확정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그대로 집행됩니다. 그 집행의 투명성은 블록체인 상에 모두 기록되고 공개됩니다.
보상은 암호화폐로 이루어지는데 전세계 어디의 사용자라도 환전 수수료나 송금 수수료가 없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 몇 개국에 서비스를 하건, 지사를 둘 필요도 없습니다.
블록체인 구조에서 기업은 서버 운영의 부담을 채굴자와 함께 나누기 때문에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여도 기업의 수익도 함께 보장됩니다.

요약하면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스팀잇을 구현 하면 보상 구조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운영비도 적게 들어 보상을 많이 하여도 기업도 이익을 봅니다.

그러면 이 경우, 보상으로 주어진 스팀달러는 반드시 현실 세계에서 결제 수단으로 쓰여야 할까요? 전혀 그럴 필요 없습니다.
스팀달러는 블록체인 SNS인 스팀잇 위에서 보상 체계를 유지하는 기능만 정확하게 해주면 됩니다.
현실에서는 거래소를 통해 법정화폐로 교환할수 있기만 하면 됩니다.

버스 토큰으로 빵을 못사먹는다고 징징거리면 안됩니다.
버스토큰은 버스를 탈 때만 잘 쓸수 있으면 됩니다.
단, 법정화폐로 교환이 가능해야합니다.
그런데 버스 토큰을 왜 법정화폐로 교환해 줄까요? 버스토큰은 버스를 탈때 거스름 돈을 주고 받는 번거로움을 확실히 줄일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에 그 것의 사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어서입니다.
법정화폐로 교환해 주지 않으면 버스토큰이 아무리 편리해도 쓸수 없게 됩니다.

암호화폐를 거래소에서 법정화폐로 교환해 주어야 하는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서버 클라이언트 보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훨씬 효율적이라서 그에 쓰이는 토큰을 법정화폐로 바꿔주는 겁니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스팀잇이나 디튜브 같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 사용자를 빼앗길까 긴장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게 헛된 공상일까요?
스팀잇이나 디튜브가 아니더라도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 서비스는 지금도 존재하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겁니다.
그 중 어느 것인가는 분명 기존의 인터넷 기업들을 무너뜨릴 역량을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우리만 거래소를 폐쇄하고, 우리만 ICO를 금지한다고 해서, 이런 기업들이 사라질것 같으신지요?
전혀요, 10년 후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 기업들이 페이스북, 유튜브를 위협하거나 무너뜨릴겁니다.
우리는 선배님 말대로 다 폐쇄하고 금지해서, 그 때쯤엔 손가락이나 빨면서 구경하면 될까요?

이런 걱정을 하는 제가 암호화폐에 투기한 돈 날릴까봐 벌벌 떠는 놀음꾼으로 보이시는지요?

이 글을 선배님이 보실 일이야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다 쓰고 나니 후련합니다.
쓰고 보니 저도 참 싸가지 없는 후배네요. 선배님 닳아서 그런겁니다. 하하

유시민은 왜 저토록 옳은 얘기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할까
범블비는 왜 저토록 옳은 얘기를 저토록 싸가지 없이 할까

범블비 올림

이 글을 유시민 작가님께 전해 주실 분 없으신가요? 방송작가나 기자분이라든지?

헛된 꿈이겠지요?
유시민 작가님을 우리편으로 만든다는 것은.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1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2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3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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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거부권을 행사하셨군요. 아무래도 관련 이메일을 많이 받고 계시기도 하겠죠. 저는 유시민 작가의 기본 배경에 깔려있는 '국가가 시장을 통제해야하고 국민를 보살펴야한다' 라는 시각에 새삼 놀랐습니다. 젊은 시절에 그렇게도 믿지 못하는 정부와 격렬히 싸워왔던 사람이 이제는 자신의 계열에 해당하는 정부가 들어섰다고 해서 믿고 따라야한다고 본다는 사실이 독선에 가깝다고 보기 때문이죠. 특히 현재의 정권을 있도록 만든 민주주의 행동에 나섰던 국민을 그저 보호하고 지원해줘야만 하는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부분은 방향성이 다를 뿐 독재 정권과 다를바가 없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연을 들여다보는 자는 심연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의식의 흐름이었습니다. 특히 규제의 방향이 이상합니다. 무지몽매한 국민을 직접적으로 규제해서 구해야한다라는 사고방식이 의식의 저변에 깔려있으신데 규제의 대상이 상당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잘못된 시스템을 고치라는 이야기였지 그 시스템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행동에 제약을 걸라는 의미가 아니었는데 어쩐지 시스템을 고칠 생각보다는 시스템의 이용자가 잘못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더 큰 것 같더군요. 어용지식인이 되겠다는 말씀을 잘 지키고 계신 것 같아 한편으로는 슬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덕분에 존경할만한 식견을 가진 사람이라도 항상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한다는 점을 다시 인지할 수 있어 여전히 좋은 선생님이 되고 계십니다. 이미 엄청난 하락장이라 코인시장에 들어와 있는 사람과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간격이 상당하기에 더이상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고 있는듯 합니다만 다음의 붐이 일었을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매우 궁금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마 경제학을 전공하신 분이라 더 그런듯합니다.
본인이 공부한 경제학은 모두 중앙통제가 이루어지는 방식이었을테니까요.
패러다임의 변화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시겠죠.
그러나 제가 보기에 1세대 암호화폐와 달리 2,3세대 암호화폐는 기존의 법정통화 기반에서 서비스가 이루어지기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1세대 암호화폐는 법정화폐를 일정부분 대신하고자 했다면 2,3세대 암호화폐는 일종의 토큰 역할을 합니다. 토큰은 법정화폐로 교환 가능해야 비로소 가치를 가지니 기존의 경제 체제에서 거부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게 제 생각이고 jtbc 토론에서 김진화 대표도 같은 취지의 말씀을 했습니다.

결말이 참 씁쓸하네요.. 좋은글에 보팅 팔로우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서
꾸준히 보고 있었는데 허망하게 끝나버렸네요....
2년 뒤 유시민 작가님이 시장을 보고
어떤 입장을 표명하실지 궁금하네요..
+이글 보다보니 스팀잇 광고같은 ㅋㅋ
보팅하고갑니다~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던 가요평론가들이 생각나네요.
그분들이 나쁜 분들은 아니지만 가요계의 변화에 대한 통찰이 부족했던 건 사실입니다.

유시민을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애초부터 처음부터 우리편이 아니었는걸요

한명이라도 더 같은편이면 좋지 않을까요? ㅎㅎ

좋은 대화를 시도하셨네요 @usimin 님 입장에선 힘드실수? 도 있었겠지만요 ㅎㅎ

헉, 그 블로그 설마 진짜 유시민 작가님 계정은 아니겠죠?

예전에 다른 스티미언 분이 만들어 놓은 유시민님에게 드리는 계정이에요
https://steemit.com/@usimin 언젠간 실제로 전달되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https://steemit.com/kr/@mastertri/usimin

흡입력있는 스토리와 흥미진진한 시리즈 전개 잘 봤습니다. 마지막이 너무 허탈하네요 ㅋㅋ 이제 조만간 세미 할배의 나이가 되시는 시티즌 유 센세께서 스팀잇에 가입하셔서 활동하시면 진짜 재밌는 그림이 될텐데요

지금 여기서 끝이 아니고 오마이뉴스에 글을 기고하여 유작가님께 도발?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 이야기는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다시 올릴께요.

오 ㅋㅋ 빨리 미끼(?)를 물어야 할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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