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3

in #kr-newbie6 years ago (edited)

jtbc 토론을 본 후 범블비 @bumblebee2018 는 유시민 작가님께 메일을 보내 유작가님의 주장, 즉 암호화폐가 아무런 내재 가치가 없는 투기 수단일 뿐이고 사기라는 주장을 하시려면 좀더 나아간 논의를 해 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즉, 비트코인이 현재 거래 수단으로 부족하다거나 거래소가 해킹에 취약하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전체가 그리고 그 근간을 이루는 퍼블릭 블록체인 전체가 아무런 내재 가치가 없는지에 대해 주장해 주실 것을 바랬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하신 주장은 일부 사실과 부합 하지도 않을 뿐더러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았습니다.

엥, 이게 뭐야?
내가 이런 수준의 이야기를 듣자고 이제까지 메일 보냈던 거야?

그리고 그 실망을 담아 메일을 보냅니다.
아래 메일은 스팀잇을 알게 된 직후에 쓴 메일이라 이전과 약간 논조가 달라집니다.
이전에 올린 메일들도 그렇지만 메일 원본이 아니며 중요하지 않은 내용이나 사적인 내용 등은 모두 편집하여 올리고 있습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잘 들었습니다.

공대출신이라는 김어준씨보다 선배님께서 암호화폐 혹은 블록체인을 더 잘 파악하고 계셔서 놀랐습니다.

어쨋거나 건방지지만 방송 듣고 아쉬웠던 점 몇 가지만 말씀 드립니다.

1. 방송에서 ; 사람들이 이걸 규제하자고 하면 퍼블릭 블록체인을 왜 규제하냐고 얘기하는데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이건 퍼블릭과 아무 관계가 없어요.
어떤 공적인 목적도 없는 거예요. 그냥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걸 사람들은 퍼블릭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이 사람들이. 그리고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하는데 그게 사실은 퍼블릭한 거예요. 공공적인 거요.

퍼블릭 블록체인의 퍼블릭은 "공공의"가 아닌 "일반의"라는 뜻으로 보는 것이 합당할듯 합니다. 아무나, 혹은 누구나 참여할수 있는 블록체인이니까요.

아무도 퍼블릭 블록체인을 공적인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적인 블록체인이라 주장하지 않습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예를 들어 우리 정부가 투명하게 관리되는 투표를 위해 만드는 블록체인이 있을수 있겠습니다.
블록체인으로 투표를 하면 투명성도 높아지지만, 비용이 적게 들어서 직접 민주주의인 국민투표를 하기가 훨씬 쉬워지겠지요.

컨소시움 블록체인은 예를 들어 이전에 말씀드린대로 지금 해운업계에서 만들려고 하는 블록체인이 되겠습니다. 몇 개 혹은 수십개 회사가 참여하여 만드는 블록체인 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도 해킹을 피하려면 이 컨소시움 블록체인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겁니다.

그리고 지금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이 있구요. "암호화폐는 필요없다=퍼블릭 블록체인은 필요 없다"가 되는데 제 의견은 여전히 글쎄요입니다.
인트라넷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이 없는 세상은 상상이 안되듯이 프라이빗 혹은 컨소시움 블록체인이 유용하다면 퍼블릭 블록체인은 훨씬 더 유용할 것이라 봅니다.
뭐, 블록체인보다 훨씬 나은 기술이 개발되거나 해서 블록체인 기술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면 그 모든 것은 튤립이 아니라 봉이 김선달의 대동강물보다 못하게 되겠지만요.

2. 방송에서 ; 블록이 하나 만들어지면서, 문제는 난이도는 첫 번째 제네시스 블록하고 50만 번째 블록하고 비교를 하면 50만 번째 것이 1조 8천억 배 어려워요, 난이도가. 약 1조 8천억 배 어려운데, 그러니까 채굴은 어려워지니까 비용이 많이 드는데 비트코인 값이 안 올라가면 채굴이 안 돼요. 채굴이 스톱되는 순간 이 시스템은 다 다운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시스템을 돌리려면 값을 올려야 돼요. 그래서 사기꾼들이 이제 사기적인 방법으로 값을 올리는 거죠.

비트코인은 2주마다 채굴 난이도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2주마다 올라가는게 아니고 2주마다 변경 됩니다.
2주간 평균 10분에 1개의 블록이 생성되었는지를 보고 그보다 많았으면 난이도가 올라가고 그보다 적었으면 난이도가 내려갑니다.

가격이 내려가면 채굴에 참여하는 노드가 줄어들고 그에 따라 블록 생성 속도가 줄어 들면 난이도가 떨어집니다. 난이도가 떨어지면 채굴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진 것이 별 문제가 안됩니다.
그래서 다 채굴되기 전에는 멈출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뭐, 그리고 그런 걸 떠나 비트코인은 블록체인이 어떤 것인지를 세상에 알리는 기능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트랜젝션 속도와 수수료 때문에 그걸로 커피를 사먹을수 있다 없다 하면서 너무 괴롭히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암호화폐시장의 기축통화 역할만 해도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으로서의 위상은 죽지 않았으니까요. 뭐 그 자리도 언젠가는 빼앗길 수도 있겠지만요.

실제 암호화폐를 거래, 혹은 투자, 혹은 투기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다른 암호화폐 사는데 주로 쓰지 커피 사고 빵 사고 표 사는데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는 통해도 이미 알고 하고 있는 사람한테는 좀... 한달만 지켜본 제가 보기에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걸 해결하기위한 라이트닝 네트워크라는 기술도 이미 개발되었구요. 뭐, 그래도 여전히 비트코인은 빵사먹을 때 쓸 일 없어도 됩니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그 어떤 암호화폐로도 빵 못 사먹어도 문제 안됩니다.

빵 사먹는 거 말고 다른 용도로 유용하면 되니까요.
화폐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 때문에 저도 그렇게 오해를 했던게 사실이지만요.
뭐, 하여튼 그렇습니다.

3. 방송에서 ; 잘 보셔야 돼요. 우리가 요즘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잖아요. 보면 미국의 새로운 코인 암호화폐를 발행한 ICO를 성공적으로 한 어떤 CEO 인터뷰가 나옵니다. 내용을 분석을 해보면 아무 내용도 없어요. 그 코인이 어떤 기술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코인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고요. 자기들이 성공적으로 했고 투자에 참여한 사람이 몇 명이고 얼마를 모집했고 쭉 나온 다음에 맨 밑에 보면 거래소 광고가 반짝반짝합니다. 이게 지금 기사의 형태로 나와 있는 광고예요. 이게 인터넷에는 완전 널려 있거든요.
하우스 광고죠.
조심하셔야 돼요.

이건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합니다. ICO의 최소 90% 이상이 그럴 의도가 없었더라도 결과적으로 사기가 될 것입니다.
성공하기 위해 투자를 받아 시작한 사업도 망해 버리면 현실적으로는 사기가 되 버리니까요.
그런데 100%는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로 잘 작동중인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SNS가 현존하고 향후 수년 내에 그처럼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사업들이 ICO를 통해 구상, 발표 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현존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사업은 스팀잇이 있습니다. SNS인데 글을 쓰면 거기에 좋아요 누르듯이 보팅하고 그 보팅으로 암호화폐 스팀달러를 받고 뭐, 그런 시스템입니다.
저도 아직 완전히 파악을 못해서 뭐라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니 궁금하시면 한번 들어가 보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그런데 한글로 씌여진 글들은 선배님이 보시기에 아직 읽을만한게 없으실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한게 채 1년도 안되서 그런듯한데 앞으로는 네이버 블로그처럼, 오히려 그 이상으로 활성화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제가 파악한 한도 내에서 피상적으로 설명해 보면, 네이버 블로그는 사람들이 글올려서 그 글 읽으려는 접속자 수가 많아지면 네이버가 광고 장사하지만 스팀잇은 글쓴 사람에게 가장 많은 보상이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소수의 투자자와 다수의 사용자가 존재하는 기존의 인터넷 사업과 달리 이건 투자자 수와 사용자 수가 비슷합니다.
오히려 투자자가 더 많겠네요. 스팀잇은 안하면서 그 코인만 투자한 사람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사용자는 하다보면 적은 양이라도 스팀달러를 받으니 저절로 투자자가 됩니다.

어디선가 보니 어느 외국인이 해외 여행 갔다가 거기서 스팀잇에 사진과 글 올린 걸로 돈을 벌어서 그 돈으로 다시 다른 나라 가서 글올리고 돈벌고 또 그 돈으로 다른 나라 여행가고 그러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의도로 시작한건 아닌데 처음 여행 경험을 쓴 글로 돈이 벌어져서 그 후로 그런 방식으로 여행을 계속 이어간다고 합니다.

예전 같으면 한 나라 가서 거기서 알바하면서 여행하고 또 그 돈으로 딴 나라 가서 알바하면서 여행하고 이러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SNS에 여행 사진과 글을 올려서 돈벌고 다시 그돈으로 여행을 이어가고,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은 직접 가보지 못한 여행지에서의 간접 경험을 얻는, 이런게 4차산업 시대의 한 모습일까요?

아니면 이 스팀잇이라는 SNS도 암호화폐 없이도 얼마든지 잘 돌아갈 걸 암호화폐로 꼬득인 사기일까요?
그런데 ICO 없이 이런 세계적으로 쓰이는 SNS를,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아이디어만 가지고 대기업의 투자 없이 시작할 방법이 있기는 있을까요?
또한 이와 같은 글에 대한 보상 시스템을 기존의 중앙집중적 금융시스템을 통해서 더 저렴하고 믿을수 있게 구현할 방법이 있기는 있을까요?

그런 방법을 제시하신다면 저도 모든 ICO가 사기라는데 동의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쓰이는 암호화폐인 스팀이나 스팀달러로 빵과 커피를 못 사먹어도 아무 문제도 안 됩니다.
거래소에서 각 나라의 법정화폐로 환전만 할수 있으면 됩니다. 빵과 커피는 그 법정화폐로 사먹으면 됩니다. 스팀과 스팀달러는 스팀잇 같은 스팀 기반 블록체인 상에 구현된 시스템 안에서만 정상 작동 하면 됩니다.

4. 그리고 김어준씨가 토렌트 이야기해서 하는 말인데 그런 P2P시스템과 퍼블릭 블록체인을 결합하면 아주 재미있는 결과물을 만들수 있을것 같습니다.

큰 중앙 서버 없이 방대한 양의 자료를 사람들끼리 공유하고 그 이익을 서로 나누는 거죠.

가장 큰 보상은 원작자에게 가도록 하고 파일을 자기 컴퓨터에 저장해서 다른 사람이 다운 받을수있도록 켜 놓은 사람에게도 약간의 보상이 돌아가게 설계하면 큰 서버 없이도 방대한 자료를 공유할수 있을테니까요.
그 보상은 암호화폐로 함으로서 동시에 다운로드 업로드에 따른 보상 기록을 블록체인에 남길수 있겠지요.

이 P2P 사이트가 커지면 여기에 광고를 싣고 싶어하는 기업도 생길 것이고 그 광고 수익조차도 개발자, 저작권자, 자료를 저장한 자에게 일정 비율로 골고루 돌아가게 만들면 됩니다.

아니면 그런 보상을 현실화폐로 하게 만들면? 한마디로 유료사이트가 되는건데... 유료사이트와 암호화폐 보상사이트 중에 어느쪽이 유리할까요?

범블비 올림

메일 2개를 병합/편집해서 올리는데도 너무 긴 글이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메일 속 저의 주장을 요약하면

  1. 현재의 비트코인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목표와 달리 현실에서의 P2P 거래수단으로서 가치보다 암호화폐 시장의 기축통화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
    따라서 비트코인의 내재 가치를 완전히 부정하자면 현실에서 소액 거래시 불편하다는것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
    비트코인으로 구입 가능한 모든 알트코인의 내재가치가 0이어야 비트코인의 가치도 0이 된다.

  2. 알트코인 중에서 일부는 이미 그 기반 블록체인 위에 실행되고 있는 사업이 존재하며 사용자가 존재한다. 더구나 그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따라서 알트코인들의 내재가치는 0일수 없다.
    물론 이들 사업이 당장의 수익은 미미하다고 볼수 있으나 수년간 천문학적인 적자만 내는 테슬라도 그 가능성만으로 어마어마한 시가총액을 가지는데 유독 퍼블릭 블록체인 사업만 폰지 사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3. 위 2번과 같은 이유로 ICO가 모두 사기라는데에 동의 할수 없다.
    다만 사기의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적절한 통제와 규제가 필요하다는데는 동의 하지만 전면 금지시켜야한다는데는 동의 할수 없다.
    마찬가지 이유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패쇄시키자는 것도 동의할수 없다.

이정도로 요약 할수 있겠습니다.

그 이후 저는 유시민 작가님으로부터 또다른 답장을 받습니다.
이미 글이 너무 길어져서 그 답장은 다음 글에서 공개하겠습니다.

참, 그리고 첫 글에서 왜 유시민 작가님과 메일을 주고 받은 경험이 저를 스팀잇으로 이끌었는지 밝히겠다고 하였는데 이 글에서 충분히 유추하실수 있으실겁니다.

어떤분이 현실에서 암호화폐로의 결제가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이기 위해 rsmpay라는 암호화폐 결제 사이트를 만들어서 유 작가님의 책을 판매하였다는 글을 읽었는데 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반의 스팀잇에 들어와서 이 시스템이 아무런 내재 가치가 없음을 증명하시면 저도 유시민 작가님의 의견에 동의하겠습니다.
라는 뜻입니다.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1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2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3
유시민 작가와의 대화, 암호화폐에 관하여 메일을 주고 받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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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고 암호화폐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인식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

감사합니다.

흥미진진하네요.

재미있게 봐 주시니 감사합니다.

왠지 저 법정화폐로 교환하는 부분을 보고 역시 사기라고 하셨을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

예, 제가 보기에 유작가님은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 것이 맞습니다.
1세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논문에 집착하시는거죠.
지금 2, 3세대 암호화폐는 버스 토큰과 비슷합니다. 버스 토큰은 버스를 탈 때 유용하게 쓰이지만 결국 법정화폐로 교환해야합니다.
스팀달러는 스팀잇 안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수익, 배분 되지만 결국 법정화폐로 교환해야 합니다. 스팀달러를 들고 커피 사먹으러 갈수 있어야 한다는 규칙은 전혀 없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 조만간 다루려고 합니다.

1일 1회 포스팅!
1일 1회 짱짱맨 태그 사용!
^^ 즐거운 스티밋의 시작!

와우, 말로만 듣던 짱짱맨님 오셨군요.
감사합니다.

4편 보고 3편으로 오게되었습니다.
노력에 먼저 박수를 드립니다.
어쨌든 유작가님도 기성의 세대로서 일종의 변화에 대해 꺼림직하게 여기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신분이라 오히려 더 그러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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