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가 마주해야할 불편한 진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안녕하세요 @piggypet 입니다. 😊
요즘에는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게 시간이 아쉬워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제가 봤던 '인상깊은' (인상깊지 않으면 쓰는 시간이 아까우니까) 영화나, 책에 대한 감상문을 쓰고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어 리뷰 글을 올리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잘 쓰지는 않으니 이해해주세요!
오늘 소개할 영화는 2016년에 개봉한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최근 본 영화들 중 가장 인상깊다. 이야기의 진행이 딱히 덤덤하지도, 소란스럽게 진행되지도 않는다. 주인공인 다니엘 블레이크는 40년동안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해왔으나 심장병으로 인해 일터에서 사고를 겪은 후 휴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생활에 있어서 불편함이 있거나 정신적인 이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고 재심을 요구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영화에서 그렸다.
이 영화의 배경은 영국이지만 사회를 살아가는 가난한 소시민에게 일어나는 불공평한 일들은 비단 영국에서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잘못된 제도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경우도 당연히 있을 것이고,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것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아픈 사람들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들은 시민들의 후원 등을 통해 삶이 한결 나아진 모습이 피드백처럼 보여졌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제도로 인해 피해를 받고 행운처럼 후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한 다수의 모습을 다니엘 블레이크와 케이티에 투영한다.
나는 가난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 보통 우리가 tv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보기에 좋은 가난’이 아니라 맞닥뜨렸을 때 막막한 느낌이 드는 가난을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여준다.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두 아이를 키울 때 생활비가 부족하여 연고가 없는 타지로 오고, 그곳에서 전기세도 내지 못해 촛불을 켜서 생활하는 설정은 오히려 너무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케이티가 욕실 청소를 하다가 타일이 부서지는 상황에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감정으로 숨죽여 울고 식료품을 지원받는 그 순간에도 배고픔을 참지 못해 스파게티 소스 캔을 뜯어 손으로 퍼먹는 모습은 겪어본 적도, 바로 곁에서 지켜본 적도 없기에 충격적이었다. 한 아이는 아동 정신증을 앓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한 아이는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 성숙해 자신이 따돌림 당하는 이유도 덤덤하게 전한다. 블레이크와 케이티 가족은 그들이 일을 하기 싫어하거나 돈을 펑펑 쓰기 때문에 가난을 겪는 것이 아니다. 단지 ‘원래부터’ 갖고 있던 재산이 적었고 정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가난한 삶을 사는 것뿐이다.
일자리를 찾고 지원을 해주어야 마땅한 기관에서는 분명 심장병으로 인해 사고를 당했던 다니엘에게 당분간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치의의 소견까지 무시하며 지원금 미달 점수를 부여한다. 게다가 재취업을 위한 구직활동을 이어가야 취업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며 레쥬메 특강을 듣게 하기도 하고 컴퓨터니 인터넷이니 마우스 쓰는 법도 모르는 노인네에게 인터넷으로 등록하고 오라는 소리를 한다. 보는 나도 답답하다. 문의 전화를 하기까지 약 2시간을 통화연결음만 들으며 순번을 기다려야하고 (그 순간에도 추가 통화비용은 나가고 있다) 합당한 이유를 대어도 잘못은 용납되지 않아 4주의 제재기간을 갖게 된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며 그간 원칙을 아주 잘 지켜왔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당장의 앞날이 까마득하고 대책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불통을 앞세운 원리 원칙이 무정할 수 밖에 없다. ‘모두가 규칙을 지키니까 당신도 규칙을 지키라’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큰 피해가 없는 한에서 예외는 있을 수 있다. 마치 교통사고를 당해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환자에게 먼저 온 경미한 타박상 환자를 기다리라는 셈이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순간에도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정부에서는 마땅한 대책을 마련해주어야 했고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이 점을 꼬집는다.
우리나라 역시 가계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소득은 이에 맞게 증가하지 못하는 추세를 보인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가계소득 증가율을 2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ECOS 가계대출 통계 참고) 세금은 늘었지만 복지는 보이지 않는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며 시정되지 않는 한 한국의 미래도 이와 다를 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노블리스 오블리쥬가 실현되지 않는 한 소시민은 영원한 소시민으로 남을 막막한 미래가 그려졌다. 이전까지 나는 ‘불우이웃을 도와야지’라는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 금전적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으나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본 후로는 봉사하는 사람에게 편리한 금전적 도움이 아닌, 내가 직접 이웃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되어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간단한 교육을 제공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의약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 다니엘과 케이티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 기관의 답답한 원칙주의자들이 아니라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보통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웃고 즐기는 평범한 삶을 조금이라도 향유할 수 있게 하는 이웃이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에서 다니엘은 결국 재심사를 받지 못해 심장마비로 죽게 되지만 현실에서의 결과는 이토록 불행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의 촛불을 시작으로 잘못된 원칙주의와 관류 우선주의를 타파하고 하층계급에 많은 복지가 돌아가도록 의식과 제도가 개편되기를 뼈저리게 바란다.
ps) 중국에서 짝퉁을 가져다가 정품처럼 파는 옆집 타이가는 페이스북에서 보이는 몇몇 비도덕적인 젊은이들같기도 하다.
ps2) 이 영화는 2016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탔다. 아가씨가 벌칸상 (아티스트상)을 탄 그 영화제! 그리고 이 감독에게 두 번째 황금종려상이었다고 한다.
ps3) 이걸 보고 나니 최근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들이 저 멀리로 지나간다. 내 주변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 + 관심이 없는 사람 모두에게 꼭 꼭 추천하고프다!
제 리뷰를 읽고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보고싶어질 분들을 위해 유투브 링크를 첨부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 한글 예고편
영화평론가 김태훈의 무비셀렉션, [나, 다니엘 블레이크]
앞으로 꾸준-히 좋은 영화 추천해드릴 수 있으면 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piggypet님의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노력해요"를 이곳에서 앞으로 글로 '작업증명'하시길 기대합니다. 벌써 이 글에서 하나의 작업증명을 실행했기 때문에 보팅으로 코인 제공합니다. 누가 보면 고래 같네요. :)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잘 쓰지는 않으니 이해해주세요!" 확신합니다. 좋아하면 분명 잘하게 됩니다!
"내가 직접 이웃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의약품을 제공할 수도 있다" 생각을 실천하는 당신, @piggypet님을 응원합니다!
저도 이 영화 속 진실을 확인하러 갑니다~ :)
항상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글을 씀으로써 다짐을 하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잘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거 같아요. 좋아하면 잘할 수 있다는 격려가 참 감사한 말입니다 😊
영화에 몰입해서 보시는 스타일이신 것 같아요! 저도 영화리뷰글을 쓰는데, 이런 솔직한 감상을 본 건 꽤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전문적으로 올리시지는 않는 것 같지만, 간혹 관심이 생기실 때 소통하고 싶습니다!
영화리뷰를 전문적으로 올리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영화라면 리뷰글 꼭 쓰고싶네요! 저고 팔로우 할게요 소통해요 :)
몇 년 전에 본 영화인데 기억이 뚜렷하게 나네요
영국의 복지가 저렇게 엉망인가 하는 생각도 했던..
케이티 같은 여성이 한국에도 많죠
홀로 자식들을 키우며 어렵게 사는
극단적인 결정마저 하게 되는 상황에
놓인 분들..
노블은 아니지만 분명 우리도 그러한 분들을
위한 움직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맞아요 우리나라에는 다니엘같은 할아버지보다는 케이티같은 여성이 더 많은 것같네요. 작은 움직임이라도 큰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다니엘이라는 말에 바로 눌러서 읽었어요ㅎ
약간의 스포를 보고 흥미가 갔네요~
사회적문제를 영화에서 다루어서 격이 굉장히 높여 보여요.
그리고 가난에 관한 것이라면 더...
잘보고 가용!
이 영화 작년에 영화관에서 보고 펑펑울고 별다섯개 줬습니다ㅠㅠ 답답하고 먹먹하고 짜증도나고... 사회의 ‘시스템’이라는게 대체 뭔지 계속 생각하게 됐어요. 이런 영화들이 자꾸 만들어져야하고, 사람들이 많이 봐야조금이나마 변할것 같아요. 팔로우 하고 갑니당 :)
저도 영화를 보며 제 자신이 원리원칙 주의자라는 게 부끄럽게 느껴졌어요.. 시스템이라는게 예외가 없어야만 할까? 고민합니다. 저도 팔로우할게요😊😊😊
우아 현실적인 가난을 겪는 노인의 이야기였군요 이 영화가.. 극장 개봉기간을 놓쳐서 잊고 있었는데 덕분에 기억이 났어요 :) 이렇게 한순간에 평범한 행복마저 느끼지 못할정도로 삶이 팍팍해질때 기초적인 삶을 보장받지 못하면 어떨지 생각이 들게 하는 리뷰이네요. 잘봤습니다 :)
저도 여기저기서 추천을 많이 받아서 꼭 봐야지 하고 마음 먹다가 보게 되었어요. 연어책방님도 찾아보시길☺️
좋아요 :) 볼 영화가 하나 더 늘었네요~
ㅇㄴ!!! ... 리뷰보고영화 바로 검색 들어갔네요
네이버 평점도 완전 높은 영화였어요!
리스팀도 감사합니다 :)
담담하게 풀어서 더 슬픈 이야기라니.. 이 영화 봤다가 눈물바다 되는건 아닐지 모르겠네요 ㅠㅠ
오히려 엄청나게 슬프진 않아요! 약간 현실을 알게해주면서 무력한 주인공 대신화가 날때가 더 많았어요. ㅋㅋㅋㅋ그래도 볼만합니당
꼭 봐야할 영화인거 같네요~
근데 엄청 울꺼 같아요 ㅠ
그래도 시간내서 꼭 찾아 봐야겠어요^^
자주 뵙고 싶어 팔로우 하고 갑니다~
생각보다 엄청 슬프지는 않고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저도 팔로우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