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레임 & 시트런’ ”

in #kr-movie6 years ago

“ ‘플레임 & 시트런’ ”

  • ‘매즈 미켈슨’의 매력에 푹 빠지고 싶은 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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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즈 미켈슨’, 덴마크 출신의 이 배우는 국내에도 참 팬들이 많다. 특히 여성 팬들이 환호한다. 북유럽 출신다운 외모에 차갑지만 이지적인 이미지가 한몫을 하는 것 같다. 그의 연기에는 별로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묵직함이 있다. 칸과 베를린을 비롯한 각종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 정도로 연기력도 지존이다. 다만 미드 ‘한니발’에 출연한 건 유감이다. 광기를 잔뜩 숨긴 안소니 홉킨스가 아닌 무표정의 매즈 미켈슨만의 ‘한니발 렉터’를 창조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시종 광기와 올곧은 미켈슨은 달그락거리는 부조화였다.

<플레임 & 시트런 (Flammen & Citronen)>은 2008년에 ‘올레 크리스찬 매드슨’이라는 덴마크 감독에 의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과 인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플레임’과 ‘시트런’은 영어식 이름으로 원어식 발음은 ‘플라멘’과 ‘시트로넨’으로 매즈 미켈슨이 시트로넨 역을 맡았다. 이들은 덴마크의 레지스탕스 활동가들로 2인조로 활약했으며 주로 나치 협력자들을 처단했다. 나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될 수 있으면 삼가했는데, 독일군 한명이 희생되면 수십 명의 애꿎은 시민들이 무작위로 잡혀와 처형당했기 때문이다.

철저히 ‘픽션’으로 만들어진 우리의 <암살>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암살>의 감독 ‘최동훈’이 그렇게도 ‘픽션’이라고도 언급했지만, <암살>에서 ‘전지현’이 맡은 ‘안옥윤’에 언론매체들, 특히 진보언론들이라는 곳들에서 앞장서서 ‘남자현’이라는 여성 독립운동가가 실제 모델이라고 억지춘향으로 갖다 붙이는 건 역사에 대한 자부심 고양이 아니라 그저 열등감의 반영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렇게 믿는 사람들이 있고, 그 중에는 역사학자라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 북쪽의 유틀란트 반도의 작은 나라 덴마크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침공을 받았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어처구니없었다. 작전상 전략적 요충지인 노르웨이를 침공하기 위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1940년 4월 9일 전격적으로 독일군 2개 사단이 독일-덴마크 국경을 넘었고, 덴마크는 단 6시간 만에 항복 선언을 했다. 6시간만의 항복이 창피한 것만은 아니었다. 국토 대부분이 평야지대고 군대라고 있었지만 병력 숫자나 무기 등 장비가 독일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국민들의 엄청난 희생을 방지할 수 있었다.
당시 덴마크는 ‘크리스티안 10세’가 통치하고 있었는데, 바다건너의 노르웨이는 그의 친동생인 ‘호콘 7세’가 국왕으로 있었다. 국민의 안위를 위해 일찍 투항을 선택한 덴마크와는 달리 노르웨이는 나치독일과의 일전불사를 선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덴마크에서의 레지스탕스 활동은 활발했다. 이들의 활동이 독일본토와 직접 국경을 맞댄 관계로 독일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었기에 나치독일은 극우파 출신들로 독일군복을 입고 동부전선에서도 활약한 덴마크 인들이 주축인 소위 ‘샬부르크 군단’이라는 특수부대로 이들을 단속, 탄압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反인권 논란이 있지만 프랑스의 나치부역자 처벌이 국가의 자존심과 정체성 확립의 선례로 이야기되곤 한다. 그러나 정치적 역학관계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특이한 건 덴마크를 비롯한,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등 나치독일 점령국가에서 나치부역자 처벌이 프랑스에 비해 인구비율로 따지면 훨씬 가혹하게 벌어졌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프랑스를 위시하여 한결같이 이들 국가들은 전쟁 이전부터 극우 파시스트 조직과 세력이 강력하게 존재했다는 점이다. 프랑스의 전쟁 전 극우 파시스트들은 약 30% 정도였다고 한다. 즉 이유가 없으면 결과도 없다.
매즈 미켈슨은 늦깎이로 세계 영화계에 이름을 알린 배우다. 역시 소국인 덴마크 출신이라는 점이 이유였을 것이다. 미켈슨의 유명세를 탄 대표작들은 쉽게 접할 수 있지만 <플레임 & 시트런>은 국내개봉을 하지 않은 영화로 DVD 영어판으로만 돌아다녔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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