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2] 보헤미안 랩소디 - 책갈피로 갈무리해두고 싶은 인생

in #kr-movie6 years ago (edited)

규님 덕에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영화가 개봉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되었다. 우리가 잘 몰랐던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마지막.꼭 보고 싶었던 '보헤미안 랩소디, ' 개봉하자마자 영화를 예매했다. 영화는 한국에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았고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넘쳐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포스팅을 작성해야 하는 이유는 '프레디 머큐리'는 이렇게 차곡차곡 접어 기억의 서랍 속에 갈무리해두고 싶을 만큼 멋진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주변 인물의 삶으로 그저 흘려보내기에 아쉬울 만큼 매력적인 사람. 가만히 서서 찬찬히 살펴본 후 고이 접어 책갈피를 끼어 나만의 책 한 권에 담아두고 싶다.

영화의 80% 정도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고 약 20%는 상상력이 가미된 픽션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속 '프레디 머큐리'라는 캐릭터의 인생에 내 맘대로 초점을 맞추고 쓴 점을 밝힌다. (스포일러 포함)


01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


-I decided who I am(내가 누군지는 내가 결정해)

태어날 이후의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만 같고 자신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는 것만 같은 특별한 사람. 프레디 머큐리.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가뿐히 무시했다. 자기에게 가장 어울리는 이름을 만들고 성을 짓고 아무도 짓지 않을 독특한 이름을 밴드명으로 거침없이 선택한다. 그만큼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신실한 조로아스터교 후손이자 망명자인 가족 틈 아들 프레디 머큐리는 좀처럼 섞일 수 없는 존재다. 아버지는 뿌리를 잊은 채 성공할 수 없다며 프레디의 모든 걸 탐탁지 않아하고 프레디 또한 가족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은 채 그 갈길을 간다. 늘 아버지가 버릇처럼 잔소리하는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은 프레디에 관한 질책이며 속박이자 그의 존재에 대한 부정의 상징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 아무리 싸워도 멀어져도 여전히 가족이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프레디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말한다. '아버지의 말대로예요. 좋은 말, 좋은 생각, 좋은 행동.' 프레디로 존재하는 동시 아버지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었다. 결국 프레디가 살고자 하던 생애와 아버지가 프레디에게 요구했던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는 뜨겁고 감동적인 화해. 생각보다 가족은 우리를 잘 알고 있다.

​​

02 “내 인생에 머물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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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어떻게 한순간 프레디는 메리를 알아본 걸까. 메리와 프레디는 마치 사랑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사람처럼 서로의 삶에 흡수된다. 취향이나 스타일을 뛰어넘는 특별한 사람. 연인 이상의 관계. 미워도 멀어져도 헤어져도 서로에 삶에 머물 수밖에 없는 관계. 메리와 프레디. 메리는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고 프레디는 사랑하는 다른 이와 함께했지만 그들은 여전히 서로에게 특별했다. 메리는 프레디의 평생의 사랑이다.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소설의 주인공처럼 메리가 프레디만을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상대방의 성적 취향이 내가 아님을 알았을 때 세상이 끝나는 것 같은 절망감을 느꼈을 그녀, 비극이 예정된 관계, 무너지는 자존심보다도 프레디를 사랑했다. 그래서 마음이 찢어지게 아파도 인생에 머무르기로 택한 그녀의 사랑의 크기가 어마어마했는지 짐작조차 안 된다. 모든 걸 감당하고라도 옆에 머무르고 싶은 사람. 메리는 그렇게 프레디를 사랑했다. ​


03 자신을 사랑할 결심이 서면 그때 날 찾아와요.

프레디는 까탈스럽고 히스테리를 부린다. 성공한 프레디를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적당히 그의 비위를 거스리지 않을 정도로 맞춰 주며 그를 이용할 따름이다. 우연히 파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튼 짐을 다른 이마냥 함부로 대하는 손길을 짐이 부드럽고 단호하게 거부한다. '당신은 친구가 필요해요.' 외롭고 공허한 우리 삶에는 채울 수 없다 해도 잠시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필요하다. 친절한 친구는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대면할 용기를 준다.

이 동네에 짐 허튼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죽을 때까지 친구이자 연인으로 솔직한 모습으로 그들은 사랑했다. 그래서 짧은 생 후회는 없다.

04 우린 부적응자들을 위해 연주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았어도 어딘지 항상 외로웠던 프레디. 단 한 번도 주류의 삶에 속해 본 적 없는 프레디. 그는 양성애자이고, 영국으로 망명 온 조로아스터교 사람이었고 교양 넘치는 집안에서 튀려고 하는 록가수다. 아니 록이 아니라고 손가락질받기도 하고 평론가는 언제나 그를 깔보았다. 안정감도 인정도 없던 천재 프레디의 인생, 특이하다 잘못되었다 본질보다는 자신의 추문을 쫓는 파파라치, 그가 믿을 건 음악과 팬. 그 외로운 삶을 치열하게 노래하는 순간이 가장 빛났고 살아있는 이유였다. 그래서 한 번이라도 외로움을 느꼈던 사람은 프레디 목소리에 위로를 받게 된다. 그래서 Queen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밴드가 된다.


저는 영화를 보며 잘 울지 않습니다. 마음이 찢어지고 눈물이 흐를 것 같아도 눈물이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영화를 보고 돌아와 나무위키, 구글, 유투브를 보며 하루 종일 프레디 머큐리 생애에 탐닉했습니다. 팬이 아닌 제가 봐도 이 정도인데 Queen의 팬이었으면 얼마나 영화를 보며 얼마나 감회가 남다를까요. 끝으로 정말 재밌게 본 숨겨진 뒷 이야기 유튜브 공유합니다.

[보헤미안 랩소디] 프레디 머큐리는 고양이를 위한 노래도 만들었다? 알고나면 영화가 더 재밌어지는 뒷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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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P.S.Aide Live 보면서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가 소름 돋더라고요.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을까요? 그 주먹을 쥐는 특유의 제스처와 몸의 움직임이 유사해서 놀랐습니다. 그리고 프레디는 왜 이리도 다리가 긴 걸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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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도 잘 만들면 큰 감동이더라고요.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이지만 보고싶어졌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인지 궁금하네요. ^^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크죠. 기회가 되면 꼭 보시길:Dㅋㅋㅋ Queen노래는 아마 익숙하실거에요.

전 울었습니다 요즘도 매일 퀸 노래를들었구요
에이즈가 걸렸을때 멤버들에게 말하던 장면도
인상깊었구요~~ 하루를살더라도 제가 선택한결정에따라 살고싶어요~

히힛 뽀님 포스팅 봐서 알고 있었어요. 흑흑 뽀님은 역시 우셨군요.
그렇게 담담하게 에이즈가 걸렸고 그래서 무대에서 죽고 싶다던 프레디머큐리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인생은 머큐리처럼~:D

곧 볼겁니다. ~.~ 흐흐

흐흐 리우님 눈에서 눈물을 뽑길 기대합니다 +_+ㅋ

한 번이라도 외로움을 느꼈던 사람은 프레디 목소리에 위로를 받게 된다. 그래서 Queen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밴드가 된다.

크으...하늘에 있는 프레디가 들으면 좋아할 것 같아요.

으헛 감사합니다! 갑자기 막 설레네요? 히힛 ㅋㅋㅋ

저도 영화관에서 보고 마지막 무대 찾아봤는데 다른 분들도 그런가봐요
프레디 역 배우 연기 정말 멋있었어요
영화 보고 프레디 머큐리 본인은 정작 제대로 깨닫지 못했더라도 주위 사람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었다는 걸 느꼈습니다

마지막 장면을 봤다면 다들 그 영상을 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_+주연배우도 찾아보게 되었어요. 캐스팅도 연기도 찰떡이죠.

맞아요. 프레디 생각보다 더 사랑받았던 것 같아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이 글을 통해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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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헛 뿌듯합니다! tkhol님 노래 실력과 열정을 고려했을 때 꼭 영화를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ㅋㅋ영업사원?ㅋ)

이 영화 주변에서 다들 칭찬해서 꼭 보고 싶은데, 현실은 내일 학급 독서동아리 활동으로 반애들과 신기한 동물사전 보러 갑니다ㅎ
퀸의 베스트 앨범을 줄창 들었던 고교시절이 생각나네요.

오늘 누가 저에게 '신동사'라고 해서 맛동산 자매품 과자인줄 알았는데 ㅋㅋ 신비한 동물사전 줄임말이더라고요.. 하하하핫;; 전 1편을 너무 재밌게 본지라 2편도 보고싶은데 이번주는 좀 힘들 것 같아요. 요새 볼 영화가 많아서 행복해요 >_<

솔메님 추억이 있으시면 좀 더 몰입해서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 보헤미안 랩소디 보러가는겁니다. (영업사원 모드 ㅋㅋ)

저도 꼭 보고 싶은 영화에요. 퀸...!!!
노래 가사 미리 검색해서 외운 다음에 영화 보면서 따라 부르고 싶어요. ^^

저도 몰랐는데 요새 한국에서는 '싱어롱 시사회'도 열더라고요 ㅋㅋ 영화 속 떼창의 재현!! 너무나 멋질 것 같지만 저는 못할 것 같아요. ㅋ 퀸에게 너무 실례가 되는 일인지라 :D 브리님의 영화보며 따라부리기를 응원합니당!

제가 살면서 가장 잘 샀다고 생각하는 앨범이
퀸의 Made in Heaven 앨범이죠!
정말 훌륭한 밴드였다고 생각합니다~

억 keydon님이시다!
음악은 잘 모르지만 정말 대단한 밴드라고 생각해요. 장르에 한계가 없는 밴드
오늘 저녁은 Made in Heaven을 들으며 보내야겠어요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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