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챙김] Ermattet Klagend : 탄식을 하다, 힘을 다 쏟아버리듯하다.

in #kr-mindfulness6 years ago

바흐의 요한 수난곡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3악장에 대한 말씀입니다. 베토벤은 3악장을 연주할 때 Ermattet Klagend로 연주하라고 지시합니다. Ermattet Klagend의 '탄식을 하다, 힘을 다 쏟아버리듯하다'란 의미입니다.푸가의 기법으로 연주된 마지막 악장을 듣고 있노라면 작은 눈물들이 떨어지고 흐르는 듯 합니다.

일상에서 크고 작은 분노들을 많이 봅니다. 제 스스로도 그렇고 다른 이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달리 거대한 사회를 이루고 사는 건, 두려움에 의한 분노가 아니라 탄식이 아니었을까요. 다른 이에 대한 애처로운 마음을 갖는 것, 상처입을 줄 아는 감수성이 사람과 사람을 연대하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자기 자신과도 연민과 애처로움이 있어야 합니다.

무술년에 신유월입니다. 작은 식물들이 끈질기게 살아남지만 혹독한 시절이기도 합니다. 탄식과 눈물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무술년이기 떄문에 무계합 화가 됩니다. 식물들이 성장할 때 필요한 물(계)가 흙의 힘인 무를 만나 화(불)이 됩니다. 그래서 올해 이토록 덥고 건조했던 것일까요. 여름이 오자 작은 식물들이 힘을 못씁니다. 고통의 마지막 마디가 되길 바라는 신유월을 지나갑니다. 자라지 못한 작은 나무에게 신유의 금속성은 아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금속성 때문에 서로 탄식하고 연대할 수 있습니다.

탄식으로 흐르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1번 3악장은 탄식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끝날 듯 할 때 다시 혼(魂)이 부활합니다. 혼은 목의 기운을 가진 간에 있다고 합니다. 가을의 아픔을 겪고 난 뒤에 상승하는 혼의 부활. 그래서 그것은 몸으로부터 태어나는 혼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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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ill listen. Thank you for sharing my friend @seoinseock

^^ enjoy music comfortably~

잘 듣고갑니다

감사합니다.

wow amazing buddy

ahhh….that is perfection! 👌 Magnificent pianist! magic in his hand, thanks for sharing with us my friend seoinseock ❤

Right. He also makes notes that were not there. ^^

몸으로부터 태어나는 혼!
음악을 들으면서 이렇게 느낄 수 있는 경지가 부럽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공부할 따름입니다.

올 여름 참 더웠지요.
하지만 저는 시골에 살때 농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던 더위와 가뭄을 여러번 겪어봐서인지, 올 여름의 더위가 그렇게 혹독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40도를 넘어도 그냥 수치에 지나지 않더라구요.
날씨에 있어서 저는 아픔을 겪고 난 뒤에 상승하는 혼의 부활을 겪는 걸까요?

ㅎㅎㅎ 이미 혼의 상승을 경험하셨나 봅니다. 혼의 상승은 간 주위에 해당하는 기운이 위로 올라가고 다시 돌아오는 걸 말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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