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모유는 인간 개체만을 위한 게 아니라 미생물을 위한 것

in #kr-mindfulness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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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따리시 삼탐사]

국지적 합리성이란 말이 있더군요. 사람들이 합리적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작은 영역에서만 맞다는 의미입니다.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대응했던 것들이 결국은 전체 이익을 훼손할 때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사람의 이성이라는게 사바나의 생존본능에 기반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약 250만년전 우리 선조들은 사방으로 뚫린 사바나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그곳에는 인간을 위협하는 동물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즉 즉각적으로 살아남는 게 과제였습니다. 즉각 반응하지 않으면 사바나 하이에나 같은 맹수들에게 잡혀 먹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집단적으로 대응했을 것이고 이때 발달한 게 전두엽이라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전두엽은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데 사회적 관계는 집단적으로 대응하는게 각자 대응하는 것보다는 나아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두엽의 합리성 자체는 생존을 위해 발달했지, 어떤 진리를 찾고자 발달한 게 아니란 뜻입니다.

이런 뇌를 갖고 살기 때문에 인간의 대응은, 생존과 급급하게 대응합니다. 그리고 그 근거로 자기의 삶의 영역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우리가 아는 데이터는 전체 객관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우리가 취합하고 선택한 데이터에 한정한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흥미로운 걸 읽었는데, 모유수유와 면역에 대한 것입니다. 모유수유가 좋다고 하지만 분유를 만들 수 있는 인간의 기술력이면 모유도 분유로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능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모유수유가 좋다는 막연한 생각만 갖고 있었겠죠. 그런데 모유수유가 면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모유수유를 통해 미생물을 전달합니다. 엄마의 젖가슴을 통해 미생물을 전달하죠.

그런데 인간에게는 다른 포유류와 다른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점입니다. 바로 모유속 올리고당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올리고당은 B 인파티스라는 미생물의 먹이가 된다고 합니다. 이 미생물은 이 모유를 먹고 자랍니다.

B 인파티스는 모유안에 들어 있는 모유 올리고당으로 에너지를 만듦니다. 그러면 이 에너지는 아기의 장내 세포의 먹이가 됩니다. 소가 미생물에게 소화를 외주주는 것처럼 인간도 역시 미생물을 통해서 소화시키게 하고 에너지를 얻는 것입니다. 또한 소화관 세포와 접촉하여 소화관 세포 사이의 틈을 메웁니다. 그리고 항염분자를 생성하여 면역신호를 조절합니다. 면역시스템이 과 활성화되어 유익한 미생물을 공격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면역시스템은 항상 과하게 달릴 준비가 되어 있거든요. 그걸 조절하는 게 B 인파티스라는 미생물의 역할이고 이 미생물에게 영양분을 주는 게 모유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유는 길면 길수록 아이에게 정서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동안 인간의 기술력이 분유를 만들었지만 미생물을 전달하고 그들을 먹이는 것까지 생각은 못했을 것입니다. 인간의 국지적 합리성의 예가 아닌가 합니다. 즉 우리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 데이터에 기반하여 인식의 폭을 넓이고 또한 선택한다고 해도 그 선택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것입니다. 틀릴 수 밖에 없는 리스크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닌 것보다 세상은 훨씬 더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통해서 느끼는 건, 우리가 일상적으로 아는 삶의 태도가 꼭 정답은 아니란 사실입니다. 다른 환경에서 아니 다른 생태계에서는 다른 삶의 방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배우고 겸손해야 하는지 모릅니다. 자신은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할 때, 그리고 자기가 아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질 때 우리는 자신감이 생기지 않을까요. 지구상의 다양한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우리 선조의 지혜를 몸에 담고 있다는 그 자신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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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섭리는 알면 알수록 놀랍네요~
우리 두 아이들도 모유로 키웠는데 다행입니다 ^^

ㅎㅎㅎ 좋은 선택을 하셨내요. 고생하신 만큼 보람이 있을 거예요. 인간의 급한 힙리성이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으면 합니다. 종종 너무 성급해서요.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게 제일 좋지요.
저도 모유의 장점을 믿고 먹였는데 몰랐던 장점이 더 있었네요^^

네 알면 알수록 신기합니다.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미생물을 아이에게 전달한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의 면역력은 6개월 동안 취약하다고 합니다. 미생물을 받느라고 그러한다네요. 면역시스템이 너무 활성화되서 공생할 미생물을 공격하지 안도록 조심하는 기간이라 합니다.

참 신기한것같습니다.
본능이라고 믿었던 모든게 큰 그림을 그리고있으니..

네 자연석택과 적응이란 게 수만년 동안 이뤄진 걸 생각하면, 인간의 자아 합리성은 얼마나 작은지 모릅니다.

막연하게 모유가 아기의 면역력에 좋다고만 알았는데... 여기서도 미생물이 큰 활약을 하는군요...
알면 알수록 미생물의 세계는 신비롭네요...

네 저도 놀랍더군요. 모유의 알리고당이 아이를 위한 게 아니라 미생물을 위한 것이라니.

단순히 모유가 좋다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보고나니 굉장하네요~!!

내 저도 그랬는데 특히 인간의 모유는 다른 포유류와 장점이 있다고 그래요.

고양이도 엄마 젖으로 면역을 키운다고 들어서 놀랍진 않은데, 새삼 기억나는건 제가 모유 못 먹었다는 사실ㅠ

ㅎㅎㅎ 잘 하시겠지만, 미생물에 좋은 음식을 많이 드세요. 더욱 더 말이죠. ^ 노자에 눈을 위하지 말고 배를 위하라는 말이 있더군요.

모유수유가 아이의 성격에도 좀 영향을 준다고 본 거 같은데
이런 부분은 사랑을 더 받았냐 못 받았냐 차이겠죠?
모유에 착해지는 성분이 있는건 아닐테구요 ㅋㅋ

ㅎㅎㅎ 애착관계를 안정적으로 형성했느냐의 문제이기도 한데, 미생물이 정서에도 영향을 준다고 해요. 미생물이 세로토닌을 만들거나 복내 미주신경에 전기신호를 보낸다고도 핮니다. 즉 생물적 영향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와, 신기하네요!

알면 알수록 신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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