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보상에 의해 형성된 자아, 그리고 안정된 트라우마의 재현

in #kr-mindfulness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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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노래란 에니메이션이 있어. 아일랜드 신화를 배경으로 해서 만든 에니야. 수작이야. 여기서 올빼미 마녀가 나와. 이 마녀에게는 아들이 있었어. 그 아들은 상실의 괴로움을 견디지 못해 괴로움에 빠지지. 몇날 몇일을 울어. 그래서 그 울음은 비가 되고 거센 파도가 되어 버려. 마녀는 아들을 위해서 아들의 감정을 유리병에 흡수해. 그리고 아들은 커다란 바위섬이 되어 버려. 고통스러운 감정을 없애버리고 마는 거야.

흔히 엄마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하잖아. 아이는 엄마의 얼굴을 보면서 자기 자아를 형성해 나가. 엄마가 웃을 때 아이는 아 .. 이렇게 하면 웃는 구나. 엄마가 찡그리면 아이는 이렇게 하면 찡그리는 구나.. 하는 걸 배워. 즉 어떤 행동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고, 그것이 반복될 때 아이의 자아가 형성되어 가지.

이런식의 자아는 아이가 자라면서 점점 더 확고해져. 예를 들어 100점을 맞아 집에 갔어. 아이는 100점이라는 걸 몰랐는데, 주위에서는 여기에 반응하잖아. 칭찬하고 그러겠지. 그러면서 똑똑한 아이네~ 하겠지? 그러면 아이는 난 똑똑한 아이다. 란 자아가 형성되는 거야. 어른들이 비춰준 거울, 그리고 그 거울에 있는 자아가 점점 또렷해지지. 페르조나가 형성되는 거야.

그런데 종종 이 자아가 명확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유리자아를 가진 사람들이 있지. 많은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자아처럼 말야. 왜냐하면 어릴 떄 행동에 대한 보상이 안정적으로 주어저야 어떤 고정된 자아가 형성되. 뚜럿한 자아가 형성되지. 보상이 안정적으로 항상적으로 주어지면 아이의 자아도 안정적이 되는 거야.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아가 형성되겠지?

그런데 만약 안정적인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안정적인 반응이 보여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아이의 자아는 희미해져. 즉 어느 땐 이렇게 해야 웃음이라는 보상이 있었는데, 다음날에는 이렇게 해도 웃음이라는 보상이 없다고 해봐. 그러면 아이는 혼란스럽겠지. 어떤 자아를 가져야 웃음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겠지. 굉장히 심각하게 말야. 왜냐면 그건 아이에겐 생존의 문제이니깐.

그래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 보는 거야. 웃음이라는 보상을 얻기 위해서 말야. 그러면서 아이의 자아는 유리가 되는 거지. 경계가 약해지는 거야. 불안한 자아를 갖게 되는 거야. 이런 사람들이 연애를 하면 어떨까. 처음에는 엄청 잘 해 주지. 마치 다 줄 것처럼 말야. 상대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말야. 그러다가 상대의 반응이 원하는 대로 안 나오면? 그때는 불안해 지는 거야. 그러면서 다른 식의 전략을 펼치는 거야. 갑자가 사라진다거나 연락을 끊는다거나 하는 식의. 상대를 혼동스럽게 하는 거지. 어떤 식으로 할 때 안정적인 반응을 얻는다..란 게 없으니깐 불안한 전략을 구사하게 되는 거야. 밀당을 하는 거지.

그런데 이 모든 게 행동에 따른 보상의 문제란 거야. 이게 핵심이야. 자아라는 건 고정된 게 아니라 행동에 따른 보상이라는 점이 말야. 그걸 인식하는 게 마음챙김에서 중요한 부분이야. 이건 그 자아라는 게 고정된 게 아니란 점이야. 즉 어떤 행동에 어떤 보상이 주어진다는 게 꼭 그렇다는 건 아니란 거지. 어떤 행동에 다른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고 반응이 없을 수도 있으니깐. 어떤 행동에 따른 보상이 반복될 때 이뤄진 습관이 바로 자아란 거야. 따라서 그 자아가 필요하긴 하지만 거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지. 유동적인 것이니깐 말야.

따라서 자아에 기반을 둔 감정반응과 사고 반응이 일어날 때, 그것들을 그냥 놓아둘 수 있게 되는 거지. 그건 그냥 배운 반응들일 뿐이니깐. 습관화된 반응이니깐. 습관화된 자아로부터 생겨난 반응들이야. 그런데 그 반응들을 처음에 말한 마녀처럼 없애버릴려고 한다면? 그러면 편해지지 않을까? 그러나 그렇게 하면 자기가 성장할 수 있는 재료를 잃어버리는 거야. 돌이되고 마는 거지. 지금 각자 내면에 형성된 자아와 그것이 만드는 여러 감정들은 재료거든. 우리가 어떤 행동과 어떤 반응을 통해 자아를 형성했는지 알 수 있는 재료거든. 어떤 식으로 형성되었는지 그 맥락을 알면, 그때 그 행동과 보상이라는 연결고리에서 해방될 수 있어. 그런데 그걸 알려주는 재료를 없어버릴 수는 없잖아.

따라서 감정은 마음챙김에 있어서 중요한 재료야. 그 재료가 트라우마에서 올라오면 더 좋고 말야. 즉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그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어. 물론 잘 설계된 환경에서 트라우마가 재현되어야 하겠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건 자기가 트라우마를 입었던 곳을 가는 거야. 그곳에 가서 트라우마가 재현되는 걸 느껴보는 거야. 의도적으로. 수동적으로 말고 의도적으로. 그러면 감정이 올라오겠지. 그걸 없애려고 하지 말고 지켜 보는 거야. 오래된 자아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그 자아와 만냐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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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입니다 샘 자아 형성 원리 잘 읽었습니다 생각이 말과 행동을 낳고 그것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그것이 인격을 형성하고 결국 한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듯이 마음챙김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글 반복해서 읽어봅니다

잘 지내시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참는 것이 능사였던 것 같고 그것이 가장 훌륭한 회피 방법이라고 여겼던 것 같아요.

이 글을 조금 더 읽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화에 직면하여 화를 내지 않는 것과 화를 참는 것(무감각해지는 것 포함)은 다른 것입니다. 화에 직면해서 화를 다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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