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챙김] 피아니스트의 근육

in #kr-mindfulness6 years ago

CAT CONCERTO (3).png

피아니스트에게 피아노를 치는 건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건 근육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4시간씩 피아노를 친다고 할 때, 피아니스트의 손은 490km를 간다고 합니다. 일년에 10번의 마라톤 운동을 손으로 하는 셈입니다. 그 정도로 근육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프로는 근육을 섬세하게 사용합니다. 섬세하다는 건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아마추어는 피아노 건반을 계속 누르고 있습니다. 이미 소리가 났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누르고 있습니다. 반면 프로는 소리가 나면 그 상태에서 더 누르지 않습니다. 불필요하게 힘을 낭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게다가 손을 세워서 칩니다. 마치 위에 그림에서 톰이 피아노를 치듯이 말입니다. 손을 세워서 치면 손을 뻗어서 치는 것보다 에너지 낭비가 줄어든다고 합니다. 팔의 상위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 생기는 반발력을 팔의 근육이 억지로 막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피아니스트가 근육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를 탈력이라고 하더군요. 힘을 빼고 피아노를 치는 것을 말합니다.

더군다나 피아노를 치다 보면 근육을 넘어서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까지 민감하게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막은 안과 밖을 둘러 싸고 입출입을 담당하는 기능을 한다고 합니다. 그 막까지 느끼는 게 어떤 경지인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피아노를 칠 때, 어떻게 타건하느냐, 어떤 힘으로 치느냐, 어떤 터치로 하느냐에 따라 음색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번에 대해서 글을 읽었습니다.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입니다. 그는 베토벤이 32번을 통해 표현한 주관성은 이전의 주관성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전의 주관성은 객관성과 대비되는 상대적인 주관성입니다. 그러나 32번의 주관성은 절대적인 주관성입니다. 감각을 넘어서 신화의 세계로 진입하는 주관성.

"청각의 사멸로 말미암아 감각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는 자기의 세계로 고양"

"정점에 도달한 전통을 이미 극복한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은 바로 그 객관성 속에서 스스로 그 자신 이상으로 확장시키고,
그리하여 위대하고 신비한 신화적 세계, 집단적 세계로 들어서는 것"

그 세계는 근육을 넘어, 막을 넘어 그 이후의 세계가 아닐까요.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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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cute~

Thanks.... Dear 😎

사실 과학적으로는 근육의 움직임으로 그 청각 너머 세계에서 작곡된 그것을 설명할 수 있겠죠. 다만 어차피 인간의 관찰 지각이 그 수준까지 가려면 까마득하게 남았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다른 언어로 표현하는 것도 여전히 좋을듯요

네~~ 맞습니다. 근육이라는 건 측정의 도구이니깐요.

만의 독토 파우스투스 구절 오랜만에 보네요.

반갑죠? 제인님도 오랜만 입니다.

제목과는 달리 톰의 피아노치는 모습에 가볍게 유쾌해집니다.
오늘은 피아노곡을 들으며 일해야겟네요.
전 피아노대신 자판을 치면서요..^^

ㅎㅎㅎ 저도 자판치는 게 생각났어요. 자판을 피아노 치듯 칠 순 없을까요? ^^

스팀잇 하느라 요즘 손가락 관절이 아픈데, 저도 피아니스트들처럼 그러니까 톰처럼 타자를 쳐야 할까요?ㅋㅋ

ㅎㅎㅎ 저도 방금 타자에 적용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전제는 몸챙김이 되어야 할 듯 해요.

군더더기를 덜어낼 수록 프로에 가까워 지겠군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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