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제주 여행하기 #1. 제주 아쿠아플라넷

in #kr-life6 years ago (edited)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준비하는 것은 그 기대만으로 충분히 설레임을 안겨준다. 세상에 태어나 언제 크나 했던 그 조그마한 녀석들이 평소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신기한 눈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되니 그 표정이, 그 행동 하나하나가,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반응으로 표현될지 그 상상만으로 즐겁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한다는 자체는 행복한 여행길이 아니라 힘든 고생길일 수도 있다. 2년전쯤 둘째를 낳고 휴직했다가 복직을 앞두고 필리핀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이제 복직하면 또 언제 해외여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니 복직하기 전에 무조건 가야한다는 생각으로 밀어 붙였던 것이다.

그때 첫째 아이가 30개월정도 지났고 둘째는 9개월 정도 되었을 때였다. 첫째야 그렇다치고 둘째는 아직 혼자 걸을 수도 없었고 엄마밖에 모르는 엄마 껌딱지 시기였으니 어딜 가나 나와 한몸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 나에게 여행은 말 그대로 즐거운 여행길이 아니었다. 필리핀가면 당연히 다 받는다는 맛사지 한번을 못 받고 돌아왔으니 말 다했지 싶다.

그 경험으로 이번 여행에 만큼은 셋째는 데리고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엄마 마음이라는 것이 평상시에도 떼어 놓고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키우는데 가족 여행에 빼고 가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려 결국 데리고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여행 중간중간 힘이 들때면 이 녀석을 두고 왔으면 더 편했을까, 더 여행을 즐길 수 있었을까, 위에 두녀석에게 더 집중하고 생애 첫 제주도 여행을 하시는 엄마에게 더 신경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다시 여행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아마 동일한 선택을 했을 듯 싶다.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여행한다 하면 아이는 기억도 못 할거라고 말이다. 아이가 기억할 수 있을 때쯤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면 되지 뭐하러 아이가 기억도 못 할것을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아이가 여행한 것을 기억하느냐 못하느냐가 뭐가 그리 중요할까? 어른인 나조차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디에 갔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는 것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아진다. 가끔 그 때 찍었던 사진을 보면 '그래 내가 거기 갔었지~'라고 어렴풋이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그러하니 여행을 기억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다. 추억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은 다르지 않는가. 그저 그 순간 아이가 바로 보는 그 모습 그대로가, 아이가 느끼는 그 감정 하나하나가 중요하지 않을까. 가족이 시간을 같이 공유한다는 것에 여행의 이유를 부여한다면 여행길에 만난 비나, 여행길에 만난 어려움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사실 이번 여행은 생애 비행기를 처음 타보시고 제주도를 여행하시는 게 되는 엄마 때문에도 여행의 의미가 있었다. 그래서 날씨가 좋기를, 준비없이 갔어도 우연히라도 좋은 곳을, 맛난 음식점을 발견하길 바랬다.

하지만 인생이라는 것이, 여행이라는 것이 언제나 그렇듯 바램처럼 그렇게 흘러가 주지가 않더라. 여행 사흘 내내 비가 내리든가 하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그탓에 계획이 많이 변경되었지만 그래도 지나고 나니 그 모든것이 다 좋았다 싶다. 물론 날씨가 좋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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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아쿠아플라넷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부동의 방문지 1위 아쿠아리움이지만 제주 여행을 준비할 때 아쿠아플라넷은 방문지 리스트에 없었다. 일산이 친정이고 시댁 정읍에서 멀지 않은 여수 아쿠아리움까지 두루 다녀본 탓에 제주에서만큼은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곳을 방문하고 싶었지만 궂은 날씨 탓에 아이들과 방문할만한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네이버에 제주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면 1위가 제주 아쿠아플라넷이다. 만약 아쿠아리움만 방문할 예정이라면 차라리 일산이나 여수가 훨씬 낫다. 동양 최대의 해양수족관이라고 해서 은근 기대했지만 가오리 먹이주기 쇼나 공연은 개인적으로 일산이나 여수가 더 낫지 싶다. 실제 해녀의 물질을 볼 수 있다는 특별함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굳이 제주까지 가서 방문하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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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아쿠아플라넷을 추천하는 이유는 오션아레나 때문이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공연 모두 꽤 볼만하다. 1부 "세나를 찾아서"는 수중 뮤지컬형식으로 배우들의 멋진 공연과 쇼로 구성 되어 있고, 2부 "바다사자&돌고래 생태설명회" 시간에는 아쿠아리스트로부터 귀여운 바다사자와 똑똑한 돌고래의 생태설명회를 들으며 바다사자와 돌고래를 바로 눈앞에서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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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표를 미리 예매하면 1인당 25000원 정도에 아쿠아리움, 오션 아레나, 사이언스 과학관을 모두 체험할 수 있는 종합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멋진 공연을 이 가격에 볼 수 있다니..돈이 별로 아깝지 않았다.

아이들과 제주도에 가서 날씨가 많이 좋지 않다면 한번쯤 둘러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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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전체 제주도 여행, 정말 뜻 깊은 여행의 기쁨이 있으시겠어요.

와.. 수중 뮤지컬이라니 정말 특별한데요^^
날씨만 더 좋았다면 더할나위 없으셨을텐데... 말씀하신대로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으니까요. 그 안에서 가족들과 즐겁게 보내셨으면 그것으로 행복한 추억이 될 것 같아요^^
친정이 일산이라 하시니 괜시리 반갑네요
저도 친정이 일산^^

<1부 "세나를 찾아서"는 수중 뮤지컬형식으로 배우들의 멋진 공연과 쇼로 구성 되어 있고, 2부 "바다사자&돌고래 생태설명회">
요것이 다른 곳과 다르군요..
아무리 뻔한 것이라도 차별화되면 가치가 있나봅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제주도 여행 저도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과 함께 가보고 싶네요
제주도는 몇번 가봤지만...
회사에서 출장다녀온거라
기회되면 꼭 가보렵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happyworkingmom 님, 오랜만에 인사글 남기네요 ㅎㅎ 어린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 때로는 힘들기도 하지만 지쳐 곤히 잠든 천사같은 모습은 오래 잊을 수가 없을것 같아요^^ 행복한 저녁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와 아쿠아 플라넷 정말 예쁘네요.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 못지 않게 아름다워요.
아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신비한 공간이겠어요. (물론 저에게도+_+)

종합권 알차네요~좋은 정보 감사해요^^

아이가 기억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니고 아이와 함께있다는것이 중요한것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래서 저도 애들 어렸을때 정말 많이 놀러 다녔던것 같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많이 크면 함께 가봐야겠네요 ^^

대단하십니다..
아이들 키울때 대략 10년은 진짜
꼼짝 마라죠...

수중뮤지컬이 제주에있군요..
보고 싶네요..
즐금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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