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이어폰을 잃어버리다. / 나는 이어폰만 잃어버린 것일까?

in #kr-life8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마케터를 꿈꾸는

@dgha1004 입니다.


오늘은 정보 전달 글이 아닌 저의 생각, 제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어폰을 잃어버린 단순한 사건입니다 :)


나는 음악듣는 것을 좋아해서, 아니 동영상이나 음악을 듣지 않고 가만히 있질 못한다. 대중교통은 말할 것도 없고 샤워할 때나 옷갈아입을 때도 노래를 틀어놓는 편이다. 그래서 외출 할 때 세 가지를 반드시 체크한다. 

스마트폰, 지갑, 이어폰. 

이 세가지 물건이 주머니에 차있으면 안심이 되고 그제서야 집을 떠난다. 

근데 어느날 이어폰이 없어졌다. 몇일 전, 퇴근 후 회식자리에 들려 고기를 맛있게 먹고 다음날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며 보니 이어폰이 없었다. 계속 찾다가 늦을 것 같아 출발했고, 그날 출근길은 내게 너무나도 지루했다. 

그리고 임시방편으로 즉시 다이소에 가서 5000원짜리 이어폰을 샀다.



#1 처음으로 마주하다


이번에 잃어버린 이어폰은 내가 지금까지 썼던 이어폰 중 가장 좋은 것이였다. 노래듣는 것은 좋아하지만, 이어폰에 돈을 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엔 운좋게 얻게 되어, 무료로 좋은 이어폰을 사용하게 됬다. 지금까지 1~2만원 대 이어폰만 쓰다가 좋은 것을 쓸 생각하니 설렜고, 이어폰을 받아보고 직접 들었을 때 정말 좋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내가 이런 이어폰을 쓴다는 것에 나름 자부심도 느껴 친구들에게 자랑도 했다. 

평소에 이어폰을 자주 고장내기에, 이번에는 애지중지 이어폰을 모셨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정말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하며 지냈다. 단순 이어폰 하나로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느꼈고, 출퇴근 시간과 자기 전까지 항상 함께하는 존재가 되었다.



#2 설레임이 사라지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예전에는 돌돌 말아서 살포시 주머니에 넣던 이어폰이었지만, 이제는 대충 손으로 눈덩이 뭉치듯 모아 주머니로 구겨넣게 되었다. 이제 이어폰은 나에게 설레임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냥 나와 계속해서 당연히 함께 하는 존재같은 것이었다. 항상 내 침대 옆에 있었으며, 밖에서는 내 주머니에 있었다. 이어폰이 독차지 했던 설레임은 이어폰말고, 내가 새로 산 또다른 것들이 독차지 했다.



#3 없어지다.


회식자리에서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그 때 회식자리가 조금 분주하긴 했다. 왠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나는 그날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내 주머니에서 빠진건지, 식당에 두고온 것인지 알 수 없다. 다음날, 일어나서 바로 식당으로 전화했지만, 이어폰은 없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불안했다. 이어폰이 없어져서 불안하기 보다는 이어폰이 없이 내가 음악도 못듣고 동영상도 못보는 그 시간들이 두려웠다. 이제서야 조금 조심할 걸, 후회를 한다. 후회를 하면서도 혹시 집에 있어서 살다보면 굴러나오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 희망은 현실성이 있기 보다는 그냥 나의 바램이다. 하지만 희망을 품는다.



#4 새로운 이어폰을 구매하다.


다음 날, 바로 다이소에 가서 5000원짜리 이어폰을 구매했다. 항상 끼고 다니는 습관 때문인지, 이어폰이 없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스트레스였고 불안이었다.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까먹지도 않고 하루의 우선순위로 이어폰 사는 것을 두고, 바로 구매했다. 

카드로 결제하고 포장을 뜯는 순간, 불안함이 어느정도 해소됬다. 그리고 조금은 옛날 이어폰에 대한 기억과 마음이 없어졌다. 내가 불안했던 것은 이전에 사용했던 이어폰이 없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그 빈자리였다. 비록 이전의 것보다 좋지 않은 음질이지만, 빈자리는 새로운 이어폰이 채웠고 내 귀도 어느새 언제 그랬냐는 듯 적응해갔다.



#5 예전 이어폰을 생각하며


이전 이어폰은 아마 다른 사람이 주워서 쓰고 있거나 아니면 어딘가 분실물 센터에 있을 것이다. 내가 착하지 않아서 그런지,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어폰이 필요한 사람이 주워서 잘 사용했으면 좋겠다' 라는 착한 마음을 가져야 되는데, 아직 나는 너무 부족해서 그런지.. 그런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아까울 뿐이다. 

불과 1년 전에 그 이어폰은 나에게 엄청난 설레임이었고, 1년간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그리고 나도 정말 만족하고 좋았다. 이어폰은 변하지 않고 나에게 똑같은 것을 계속해서 주었지만, 내 마음은 처음과는 달랐고 그것은 행동으로 나타나 내 부주의로 인해 잃어버리게 되었다. 

몇 일이 지나면 나는 그 이어폰의 존재를 완전히 잊게 될 것이고, 내 마음에는 다른 새로운 것들로 가득 찰 것이다.



나는 아직 예전 이어폰이 많이 그립다. 비록 없어졌지만 이어폰이 허락한 상황, 환경 그리고 내 모습은 변하지 않는 추억이 될 것이다.

나는 평소에 '당연하지!' 라는 말은 자주 쓰는 편이다.
그 '당연'이란 단어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게 된다.

설렘이었던 것도 어느순간 당연한 것이 된다.
감사하는 마음을 잃었다.
내 마음이 변함에 따라 행동 또한 달라진다.


설렘과 감사를 잃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정말 쉬운 일이 없다 :)


졸리다. 일단 자는게 최선이다.
역시 잠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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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 Up!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thank you :)

설렘과 감사가 있는 삶, 정말 좋은 말이네요 :)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저도 찾아갈게요~

휴대폰도 .. 처음에는 액정보호필름이나 강화유리를 씌우고 .. 케이스를 씌우는데 조금만 지나면 그냥 던져버리고 떨어져도 아무렇지 않게 되죠 ^^ ;; 사람이란 ..

저랑 정말 똑같으시군요! 사람이란 참.. ㅠㅠ

excelente publicación muy interesante.

thank you :)

푸 푸루루 푸푸린 푸푸리인

앜ㅋㅋㅋㅋㅋㅋㅋ빵터졌습니다

앜ㅋㅋㅋㅋㅋㅋ 벌써 졸리네요

the scenery is so beautiful. the sea is perfect to spend the weekend

thank you :)

good writing :)

thank you :)

힘내세요..전에 잃어버린 이어폰을 얻었던 것처럼 빈자리를 채워줄 좋은 이어폰이 또 찾아올거에요 :)

그렇겠죠!?!? 근데 지금 생각에는 예전 이어폰 처럼 좋은 이어폰은 평생 못 낄것 같네요 ㅠㅠㅠ 비싸기도 하고...ㅠㅠ

잘 읽었습니다,

나는 평소에 '당연하지!' 라는 말은 자주 쓰는 편이다.
그 '당연'이란 단어에 대해 조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부분이 크게 공감이 되네요,
당연이라는 말이 결코 당연하면 안되는데
어느순간부터 당연시되거나, 하는게 너무나도 많은 것 같습니다.
당연한 것이 어느순간 사라지면, 그 빈자리가 꽤 큰데 말이죠.
저에게도 큰 인사이트를 준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 그리고 이어폰 하나 추천해드립니다.
http://bose.co.kr/shop/goods/goods_list.php?category=004

노이즈 캔슬링이 좋긴 좋더라구요,
(가격이 좀 비싸긴 하지만, 강추입니다!)

당연이라는 단어는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항상 변수가 있으니... :) 이어폰 추천 감사합니다!! 브양님~

변함이란 주제를 항상 많이 생각해요
감정도 물건도 변하지 않는게 있는가 라는 생각에 혼자 설레이기도 동시에 우울해지기도해요
내가 그당시 그 감정과 그것에 설레였던 사람이었던것과
그 소중한 과거는 추억으로 남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하곤해요:) 갑자기 감성적인 밤을 만들어 주셨어요 :) 팔로하고 가겠습니다!

그쵸.. 변함이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야말로 써주신 댓글 덕에 더 생각해보게 되는 밤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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